[Cover Story] 기업가 정신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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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에 있어 핵심은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다. 기업가(entrepreneur)란 단어는 프랑스어 동사 'entreprendre'에서 유래됐는데 그 뜻은 '시도하다' '모험하다' 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업가 정신은 위험과 불확실성을 무릅쓰고 이윤을 추구하고자 하는 기업가의 모험적이고 창의적인 정신을 가리킨다. 이런 기업가 정신이야말로 경제를 발전시키고 기술을 진보시키는 원동력이며 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다.
◆슘페터의 기업가 정신
기업가 정신에 대해 최초로 체계적으로 접근한 학자는 혁신으로 유명한 슘페터(Joseph A. Schumpeter)다. 그는 이윤 추구를 위해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것을 기술 혁신이라고 규정하고 기술 혁신을 통해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에 앞장서는 기업가의 노력이나 의욕을 기업가 정신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신제품의 발명 또는 개발 △신생산 방법의 도입이나 신기술의 개발 △신시장의 개척 △신원료나 부품의 새로운 공급 △새로운 조직의 형성 등을 기술 혁신으로 봤다.
슘페터에 의하면 이윤이란 바로 창조적 파괴행위를 성공적으로 이끈 기업가의 정당한 노력의 대가다. 그런데 한 기업가가 혁신을 이뤄 이윤을 얻게 되면 혁신적인 기업가의 창조적 파괴행위는 곧바로 모방돼 사회 전체적으로는 점차 이윤이 소멸하게 된다. 경기순환은 이 같은 창조적 파괴가 주기적으로 이어져 나타나는 자본주의 경제의 고유한 현상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피터 드러커의 기업가 정신
슘페터 이후 기업가 정신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사람은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 박사다. 그는 기업가 정신을 '위험을 무릅쓰고 포착한 기회를 사업화하려는 모험과 도전의 정신'이라고 이해했다.
드러커는 이 같은 기업가 정신과 혁신을 별개로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과거에는 기업가가 창업을 통해 기업을 일궈 성공을 이뤘으나 점차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창업보다는 기존 기업의 효율적 관리가 더 중요해지면서 기업가 정신이 많이 약해지는 현상을 보게 된다며 우려했다. 따라서 내일의 성장을 위해 혁신이 필수 불가결하다며 경영관리에서도 혁신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드러커는 기업가 정신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공공기관에도 필요하고 새로운 기업뿐 아니라 오래된 기업에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기업단위에 국한되지 않고 한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자기 혁신의 '바탕'이라고 강조했다.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끊임 없는 혁신을 추구해 나갈 수 있을 때 비로소 한 사회가 '다음 사회'로 진보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드러커 박사의 견해다.
◆세상을 움직이는 힘 기업가 정신
자본주의 발전의 역사는 한마디로 기업가 정신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과 일본 등이 오늘날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이 된 것은 선구적이고 통찰력 있는 기업가들의 기업가 정신 덕분이다.
미국에서 이런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 대표적인 기업가로 포드 자동차를 창업한 헨리 포드를 들 수 있다. 그는 조립 라인 방식에 의한 대량 생산 체제인 '포드 시스템'을 확립,자동차 대중화와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자동차의 보급이 미국은 물론 인류 전체에 미친 영향을 감안하면 포드의 기업가 정신은 20세기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큰 획을 그었다. 최근 미국을 대표하는 또 다른 기업가 정신의 표본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다. 오늘날 거의 전 세계인이 편리하게 PC를 사용하고 인터넷으로 세상이 하나로 연결된 것은 그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일본에서는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인 학력으로 혼다 자동차를 설립한 혼다 소이치로,마쓰시타 전기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최근 인물로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을 기업가 정신을 실천한 대표적인 인물로 꼽을 수 있다.
김선태 한국경제 연구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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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기업 정서와 규제 아래선 기업가 정신 꽃피기 어려워
피터 드러커는 2002년 저서 '넥스트 소사이어티'(Managing in the Next Society)에서 기업가 정신이 가장 높은 나라로 한국을 꼽은 바 있다.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으로 산업 기반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던 데서 불과 50여년 만에 세계 최고의 기업을 일궈낸 부분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기업가 정신을 학문으로 정립한 학자는 드물었지만 이를 실천으로 보여준 기업가는 이미 조선시대부터 존재했다. 조선 말기의 거상 임상옥은 신용과 부지런함을 앞세워 천재적인 사업 수완을 발휘,청나라와의 인삼무역권을 독점해 어마어마한 부를 모았다. 그는 추진력과 결단력은 물론 미래를 꿰뚫어 보는 혜안까지 기업가로서 갖춰야 할 다양한 면을 지닌 인물로 현대 한국 기업가 정신의 모태를 제공했다.
6·25 전쟁 후 1960~1970년대 개발연대에 들어서 독특한 기업가 정신으로 기업을 급속히 성장시킨 몇몇 출중한 기업가들이 전면에 등장했다. 현재까지 한국 경제를 주도 하고 있는 현대 삼성 LG그룹의 창업자인 정주영,이병철,구인회씨 그리고 포스코의 창업자 박태준씨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각자 사업 영역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창의적인 사고와 도전 및 개척 정신으로 한국 기업가 정신의 원형을 보여준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기업 풍토를 보면 기업가 정신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기업들은 돈이 있어도 새로운 사업에 진취적으로 도전하기보다는 사내에 유보해 두고 자사주 취득이나 경영권 방어에 더욱 골몰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현상은 기업들에도 책임이 있지만 반(反)기업정서와 잘못된 제도 때문이기도 하다. 색안경을 끼고 기업과 기업인을 보는 사회의 시각과 기업 상속은 사실상 봉쇄하고 기업 경영권을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도록 하는 법과 제도 아래에서는 제대로 된 기업가 정신이 꽃피울 수 없다.
◆슘페터의 기업가 정신
기업가 정신에 대해 최초로 체계적으로 접근한 학자는 혁신으로 유명한 슘페터(Joseph A. Schumpeter)다. 그는 이윤 추구를 위해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것을 기술 혁신이라고 규정하고 기술 혁신을 통해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에 앞장서는 기업가의 노력이나 의욕을 기업가 정신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신제품의 발명 또는 개발 △신생산 방법의 도입이나 신기술의 개발 △신시장의 개척 △신원료나 부품의 새로운 공급 △새로운 조직의 형성 등을 기술 혁신으로 봤다.
슘페터에 의하면 이윤이란 바로 창조적 파괴행위를 성공적으로 이끈 기업가의 정당한 노력의 대가다. 그런데 한 기업가가 혁신을 이뤄 이윤을 얻게 되면 혁신적인 기업가의 창조적 파괴행위는 곧바로 모방돼 사회 전체적으로는 점차 이윤이 소멸하게 된다. 경기순환은 이 같은 창조적 파괴가 주기적으로 이어져 나타나는 자본주의 경제의 고유한 현상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피터 드러커의 기업가 정신
슘페터 이후 기업가 정신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사람은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 박사다. 그는 기업가 정신을 '위험을 무릅쓰고 포착한 기회를 사업화하려는 모험과 도전의 정신'이라고 이해했다.
드러커는 이 같은 기업가 정신과 혁신을 별개로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과거에는 기업가가 창업을 통해 기업을 일궈 성공을 이뤘으나 점차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창업보다는 기존 기업의 효율적 관리가 더 중요해지면서 기업가 정신이 많이 약해지는 현상을 보게 된다며 우려했다. 따라서 내일의 성장을 위해 혁신이 필수 불가결하다며 경영관리에서도 혁신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드러커는 기업가 정신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공공기관에도 필요하고 새로운 기업뿐 아니라 오래된 기업에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기업단위에 국한되지 않고 한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자기 혁신의 '바탕'이라고 강조했다.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끊임 없는 혁신을 추구해 나갈 수 있을 때 비로소 한 사회가 '다음 사회'로 진보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드러커 박사의 견해다.
◆세상을 움직이는 힘 기업가 정신
자본주의 발전의 역사는 한마디로 기업가 정신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과 일본 등이 오늘날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이 된 것은 선구적이고 통찰력 있는 기업가들의 기업가 정신 덕분이다.
미국에서 이런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 대표적인 기업가로 포드 자동차를 창업한 헨리 포드를 들 수 있다. 그는 조립 라인 방식에 의한 대량 생산 체제인 '포드 시스템'을 확립,자동차 대중화와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자동차의 보급이 미국은 물론 인류 전체에 미친 영향을 감안하면 포드의 기업가 정신은 20세기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큰 획을 그었다. 최근 미국을 대표하는 또 다른 기업가 정신의 표본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다. 오늘날 거의 전 세계인이 편리하게 PC를 사용하고 인터넷으로 세상이 하나로 연결된 것은 그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일본에서는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인 학력으로 혼다 자동차를 설립한 혼다 소이치로,마쓰시타 전기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최근 인물로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을 기업가 정신을 실천한 대표적인 인물로 꼽을 수 있다.
김선태 한국경제 연구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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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기업 정서와 규제 아래선 기업가 정신 꽃피기 어려워
피터 드러커는 2002년 저서 '넥스트 소사이어티'(Managing in the Next Society)에서 기업가 정신이 가장 높은 나라로 한국을 꼽은 바 있다.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으로 산업 기반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던 데서 불과 50여년 만에 세계 최고의 기업을 일궈낸 부분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기업가 정신을 학문으로 정립한 학자는 드물었지만 이를 실천으로 보여준 기업가는 이미 조선시대부터 존재했다. 조선 말기의 거상 임상옥은 신용과 부지런함을 앞세워 천재적인 사업 수완을 발휘,청나라와의 인삼무역권을 독점해 어마어마한 부를 모았다. 그는 추진력과 결단력은 물론 미래를 꿰뚫어 보는 혜안까지 기업가로서 갖춰야 할 다양한 면을 지닌 인물로 현대 한국 기업가 정신의 모태를 제공했다.
6·25 전쟁 후 1960~1970년대 개발연대에 들어서 독특한 기업가 정신으로 기업을 급속히 성장시킨 몇몇 출중한 기업가들이 전면에 등장했다. 현재까지 한국 경제를 주도 하고 있는 현대 삼성 LG그룹의 창업자인 정주영,이병철,구인회씨 그리고 포스코의 창업자 박태준씨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각자 사업 영역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창의적인 사고와 도전 및 개척 정신으로 한국 기업가 정신의 원형을 보여준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기업 풍토를 보면 기업가 정신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기업들은 돈이 있어도 새로운 사업에 진취적으로 도전하기보다는 사내에 유보해 두고 자사주 취득이나 경영권 방어에 더욱 골몰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현상은 기업들에도 책임이 있지만 반(反)기업정서와 잘못된 제도 때문이기도 하다. 색안경을 끼고 기업과 기업인을 보는 사회의 시각과 기업 상속은 사실상 봉쇄하고 기업 경영권을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도록 하는 법과 제도 아래에서는 제대로 된 기업가 정신이 꽃피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