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국내 펀드 시장에 적립식 바람을 일으킨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에 매월 50만원씩 투자한 회사원 A씨와 군인인 B씨.친구 사이인 이들은 각자의 월급날인 25일과 10일을 자동이체일로 택해 매월 꾸준히 이 펀드에 돈을 넣었다. 만 3년이 지난 지금 A씨의 펀드 평가금액은 1868만원으로 B씨(1824만원)보다 44만원 더 많았다. 자동이체일에 따라 한달 투자원금 정도 차이가 벌어진 셈이다.

2007년 코스피지수 고점에 가입한 적립식펀드까지 속속 원금을 회복함에 따라 적립식펀드의 자동이체일에 따른 수익률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3년과 5년을 놓고 보면 매월 25일 꼬박꼬박 넣은 투자자가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펀드평가 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13일을 기준으로 3년간 설정액 상위 30개 국내 주식형펀드의 적립(자동이체)일자별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25일이 3.03%로 가장 높았다. 이어 26일(2.78%) 24일(2.62%) 27일(2.60%) 순이었다.

반면 10일이 0.86%로 가장 낮았고 5일,8일,6일도 모두 0.87%로 부진했다.

대표적인 적립식펀드인'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의 경우도 25일이 3.79%로 가장 높았으며 26일(3.52%)과 24일(3.39%)이 뒤를 이었다. 이 펀드 역시 10일(1.38%)을 자동이체일로 택한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이 가장 낮았다.

근로자들의 월급날인 25일을 전후해 꾸준히 넣은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을 올린 셈이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일반 근로자들이 적립식펀드 가입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월말 자금이 들어와 주가를 끌어올리면서 펀드 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적립 기간과 대상을 늘려 지난 5년간 국내 주식형펀드 전체를 보더라도 25일(22.55%) 24일(22.53%) 23일(22.39%) 등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12일(20.13%) 8일(20.17%) 순으로 낮았다.

배성진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상승 추세에 있으면 월초 지수가 전월 말 종가보다 높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지수가 바닥을 찍은 현 시점에서는 하순께 자동이체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자동이체일 뿐 아니라 매월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수석연구원은 "매입단가를 낮추기 위해 꾸준히 납입해야 하며 언제 환매하느냐가 수익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목표수익률을 정하고 시장흐름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