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중에서 이렇게 다양한 도전을 해나간 예가 또 있었을까 싶었다.

고3에 가요계에 데뷔해 '영턱스클럽'으로 6집까지 활동하다 탈퇴 후에는 스노보드 선수로 전향해 국가대표로까지 발탁돼 뛰었다.

지금은 케이블방송사 마케팅PD로 전천후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송진아(34) 씨를 서초동 현대미디어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인터뷰] 송진아 "영턱스클럽 잊은지 오래…방송 일에 재미 붙였죠"
90년대 발표하는 곡마다 히트를 치며 3대 방송사 가요상을 휩쓸던 영턱스클럽. 특히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인 이주노 대표가 발굴한 그룹이라 뜨거운 이슈가 됐다.

당시 '못난이' 컨셉으로 데뷔했던 영턱스클럽의 송진아 씨는 TV 속 장난기 가득한 댄스가수의 모습은 벗고 노련한 방송 기획자로 변신해 있었다.


- 예전 영턱스 멤버들과 연락은 주고받나?

자주 소식을 주고받고 있다. 임성은 씨가 결혼후 보라카이에서 스파를 운영중인데 작년엔 그곳으로 휴가도 다녀왔다. 방송 쪽 일을 다시 하고 싶어하는 분도 있고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들 살고 있다.

- 스노보드 국가대표 선수가 됐다고 해서 상당히 놀라웠다.

영턱스클럽 활동을 활발히 하던 시절인 2000년 스노보드 해외원정에 따라가기도 했다. 항상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걸 즐기는 편이라 당시에도 열심히 하다보니 2008년에는 국가대표까지 선발됐다. 우리나라 여자선수들이 아무래도 세계선수들과는 실력차가 있다보니 항상 자비로 전지훈련이나 시합에 나가야 해서 경제적으로 부담은 됐었다.

- 힘들었던 적은 없나.

정강이 뼈 골절로 3개월 입원하고 스노보드를 1년간 쉬었다. 재활훈련 겸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캐나다에 갔었는데 너무 아픈나머지 슬로프에 앉아 많이 울었다. 그래도 그때 고통을 극복하니 더 강해졌던 것 같다. 성격도 소심하고 내성적이었는데 운동하면서 활발한 성격으로 바뀌었다.

- 스포츠마케팅을 전공한 이유는?

스노보드 타면서 스포츠에 많은 매력을 느꼈고 스포츠 마케팅 분야를 깊이 공부해보고 싶었다. 중앙대학교 졸업후 바로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도 있었지만 경제적으로나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어서 잠시 보류했뒀다.
[인터뷰] 송진아 "영턱스클럽 잊은지 오래…방송 일에 재미 붙였죠"
- 영턱스클럽 활동을 하며 수입도 많았을텐데?

거의 집에 못들어갈 정도로 바빴고 방송 출연도 많았지만 수입은 늘 고정적이었다. 꼬박꼬박 모았더라면... 하고 지금은 많이 후회한다. (웃음)

- 지난해 같은 멤버였던 최승민 씨가 인터뷰를 통해 가요차트 1위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지만 매달 200만원을 받았다고 하더라. 사실인가?

당시 연예계는 지금과 상황이 많이 달랐다. 그냥 월급형태로 받았다고만 말하겠다. (웃음)

영턱스클럽으로는 6집까지 발표했지만 3집 이후로는 이주노 사장님이 아닌 다른 분과 작업했다. 여러 큰 상처도 받았고 그러면서 점점 단단해졌다.

- 가수로서의 미련은?

생각지도 못하게 고3때 가수로 데뷔해 많이 놀았던 것 같다. 방송도 많이 해서 후회는 전혀 없다. 나이먹어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게돼서 더 열심히 했었던 것 같고 항상 내 자신을 사랑하고 하루하루 발전하며 살려 노력한다.

- 후배 가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인기는 순간이고 내 인생은 길다. 항상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인기가 없어진 후에도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 앞으로 또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나?

여행을 좋아해서 세계 여러 나라를 더 다녀보고 싶다. 방에 세계지도를 사서 표시를 해두고 있다.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어 좋아한다. 헬스도 열심히 하고 있고 골프도 시작하려 한다. 나 자신을 위한 투자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편이다.

일단은 지금 하고 있는 방송 마케팅PD 일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 마케팅PD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현대미디어에서 제작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섭외하고 장소협찬, PPL 등을 주관하는 일이다. 쉽게 말해서 제작비를 충당한다고 보면 된다. 케이블 채널 트랜디(TrendE) '올 어바웃 트랜드'(All about Trend)는 특히 여성오락채널이다 보니 트랜드세터들을 섭외하는 일도 있는데 잡지나 마케팅 전문지 등을 보며 많이 공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에이핑크뉴스 3과 인사이트 등 3개 방송을 맡고 있다.

더이상 내가 영턱스클럽 출신이라는 걸 사람들이 의식하지 않도록 방송 마케팅 분야에서 내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