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무정도시’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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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무정도시’ 14,15회 2013년 7월 9일,15일 오후 9시 50분

다섯 줄 요약
시현(정경호)은 마약 유통뿐 아니라 직접 마약을 생산하겠다고 마약조직 부산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형민(이재윤)을 부산이 있는 장소로 유인한 시현은 현장을 유유히 빠져나가고 민국장(손창민)은 그런 시현에게 불안감을 느낀다. 한편 사파리(최무성)를 만난 시현은 자신의 엄마를 죽게 한 사람이 사파리가 아니었음을 알고 혼란에 빠진다. 조회장은 점점 시현을 조여오고 수민(남규리)의 정체가 언더커버라는 사실을 알게 된 시현은 형민에게 작전을 취소하라고 경고한다.

리뷰
“언더커버는 작전도 기술도 아니고 사람입니다.” 사파리 문덕배가 말한다. 시현과 진숙에게 사파리 삼촌이라 불리던 그는 민국장이 마약조직 부산에 심어 놓은 언더커버다. 민국장은 사파리를 철저히 작전의 측면에서 이용했고 지금의 시현도 다르지 않다. <무정도시>는 피가 통하지 않는 차가운 도시가 아니라 선과 악 정의와 불의의 경계가 모호한 회색도시다. 민국장은 시현의 어머니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사파리라고 사실을 왜곡하고, 진숙은 수민을 친동생처럼 생각한다면서 위험에 밀어넣는다. 사파리는 경찰에서 언더커버로 충실한 부산조직의 오른팔에서 지금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자신이 작전의 소모품이 아니라 사람임을 강조한다. 사람이라서 변한 것이라고 그래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대변하듯 말이다. <무정도시>는 탄탄한 이야기 보다 캐릭터의 매력으로 드라마를 끌고 왔다. 시현은 누아르의 주인공이 그렇듯 언제나 목숨을 위협받고 절체절명의 순간에 가까스로 빠져나온다.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언더커버가 된 시현은 박사아들이란 이름으로 부산의 실체에 접근한다. 그러나 사파리가 어머니를 죽였다고 믿고 있던 것과 달리 사파리의 마약 유통책인 것을 알고 혼란에 빠진다. 시현은 경찰이라는 정체성도 흐릿해져가고 이제 복수의 대상도 모호하다.

하지만 누아르의 주인공은 멈추지 않는다. 그들은 태생적으로 비장하고 자신의 비극적 운명을 예감할때조차 피하지 않고 돌진한다. 여기서 시현앓이가 시작된다.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남자 시현은 부산에 일원이 되어 내부에서 그들을 무너뜨리는 대신 직접 마약 제조를 선언하고 부산을 넘어서고자 한다. <무정도시>는 주변의 잔가지를 쳐내면 마약조직 부산과 시현의 대결 그리고 형민의 추격으로 압축된다. 이번회 부산과 검찰 권력상층부의 관계가 실체를 드러내면서 앞으로의 전개에 긴장감을 더했다. 무엇보다 시현이 수민이 언더커버라는 것과 경미와의 관계를 알면서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어느덧 끝을 향해 가는 드라마에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다. 시현과 형민이 끝에 마주할 진실은 무엇일까? 그곳에 민국장과 검찰총장인 형민의 아버지는 어떤 모습으로 서 있을까? 20부작이라는 호흡이 긴 드라마에서 누아르라는 장르를 전면에 내세운 야심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진정.

수다 포인트
-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한 사람 죽이겠다고 시현을 협박하는 조 회장 정말 섬뜩합니다.
- 사파리와 민국장의 사연이 정말 궁금하네요. 사파리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보고 빨려 들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슬픈 사연이 있는 눈이었어요.
- 경미를 죽인 사람은 사파리의 말대로 부산일까요? 아니면 사파리? 제3의 인물? 앞으로 중요한 열쇠가 될것 같네요.

글. 김은영(TV리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