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창업 때 본사에 얼마나 내나

예비창업자들이 손쉽게 생각하는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의 초기 투자 비용이 편의점 기준으로 최대 7220만원, 제과·제빵점업 5200만원, 외식업은 2억783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와 가게 임대료 등은 제외한 액수로 가맹본부에 처음 내는 비용이다. 브랜드에 따라 가맹비가 최고 10배 이상 차이 나는 업종도 있었다.

◆제과·제빵점업, 비교적 싸

2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편의점 점주가 처음 본사에 내는 가맹비의 경우 GS25 7220만원, 세븐일레븐 7170만원, 미니스톱 6020만원, CU 5770만원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가맹비는 가입비 교육비 보증금을 합친 금액으로 인테리어 비용 등을 제외하고 전액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 내는 창업비용이다. 가입비는 브랜드 사용료이고 교육비는 사업장 운영, 조리 방법 등 운영 노하우를 알려주는 비용이다. 가입비와 교육비는 모두 가맹본부가 가져간다. 보증금은 고객 손해배상 등에 쓰이고 폐점시 이를 제외한 금액을 환급받는다. 문제가 없으면 전액 돌려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GS25의 가맹비 7220만원 중 가입비는 2220만원, 보증금이 5000만원이며 교육비는 따로 없다. 버거킹의 경우 가입비 3935만원, 교육비 357만원, 보증금 6300만원으로 가맹금은 모두 1억592만원이다. 외식업 중 최고 가맹비(2억7830만원)가 드는 토다이의 가입비와 교육비는 각각 2억7500만원, 330만원이고 보증금은 없다.

공정위는 매년 4월 모든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로부터 가맹비뿐만 아니라 가맹본부 재무상황, 가맹점 수, 법 위반 사항 등 각종 정보를 제출받아 적정성 여부를 검토한 뒤 차례로 ‘공정위 가맹사업거래’ 사이트에 공개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감시하고 창업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업체가 허위 정보를 제공하면 공정위는 가맹사업법에 따라 가맹본부를 처벌한다.

패스트푸드는 버거킹이 최고액으로 1억592만원이었다. 외식업은 토다이 2억7830만원, 무스쿠스 2억2155만원, 한씨네대가추어탕 1억7055만원 등이었다.

◆화장품 가맹비 10배 이상 차이

같은 업종에서도 가맹비 차이가 상당했다. 화장품은 가맹비 1위 업체(아리따움)가 10위 업체(에스쁘아)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패스트푸드와 편의점은 각각 2.49배, 4.07배 차이가 났다. 동일 업종에서 가맹비 차이가 나는 것은 브랜드 인지도, 가맹점 관리 방법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임영태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사무국장은 “가입비는 일종의 지식재산권 사용료로 인기 브랜드일수록 높게 마련”이라며 “가맹본부는 가맹비를 브랜드 홍보, 신메뉴 개발, 상권 관리 등에 투자해 점주의 매출을 올려주기 때문에 가맹비가 낮다고 해서 창업자가 득을 보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동원 공정위 가맹거래과장은 “가맹비 책정은 업체가 자율로 정하고 창업 희망자들이 선택하면 되는 것”이라며 “액수가 비슷하면 담합을 의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상 매출보다 비용을 더 따져야

공정위와 창업 전문가들은 가맹비 액수 외에도 가맹비 구성, 추가 비용, 수익 배분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가 제공하는 업체별 정보공개서를 반드시 확인하고 가맹비 구성별 액수는 가맹본부에 직접 문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편의점 패스트푸드 등 보증금 비율이 가맹비의 50% 이상인 업종은 창업 시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임 사무국장은 “도심 등 인기 상권은 가게 임대료가 높고 추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보다 해당 상권을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수익 배분 방법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 프랜차이즈 업종의 계약서가 복잡하기 때문에 가맹본부가 준다고 약속한 비율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과장은 “매출이 예상대로 나와도 들어가는 비용을 잘못 계산하면 손해를 본다”며 “계약서의 배분, 비용 조항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