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박스권에 갇혀 있고, 채권 금리는 바닥 수준인 상황에서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띠고 있는 ‘메자닌’에 투자하는 메자닌펀드가 대안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초기엔 채권으로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내다 주가가 오르면 시가보다 싼 가격에 주식으로 전환해 이익을 실현할 수 있어서다. 대표적 메자닌펀드 운용사인 KTB자산운용이 지난 10년 동안 투자한 상품들의 연환산 수익률은 최저 6%에서 최고 25%에 달한다.

‘메자닌(Mezzanine)’이란 층과 층 사이의 라운지 공간을 나타내는 이탈리아 건축용어로 ‘중간’을 의미한다. 금융상품으로서 메자닌은 주식과 채권의 특성을 모두 가진 하이브리드 형태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이 있다. 이런 중간적 특성으로 리스크 및 기대수익률도 주식과 채권의 중간 정도다.

대표적 메자닌 금융상품인 CB는 채권 형태로 투자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이자를 보장받고, 발행회사의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으로 전환해 채권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취할 수 있다. 주가가 떨어지면 채권, 주가가 오르면 주식의 특성을 보이면서 콜옵션과 비슷한 수익 구조를 갖는다. 대부분의 경우 전환가 조정 및 조기상환 청구권과 같은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이 추가된다.

메자닌이 사모 형태로 발행되는 관계로 발행 후 1년 동안 전환청구가 불가능한데, 이 제약 조건이 기대 이상의 높은 수익률 실현에 기여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주식으로 투자했으면 단기간에 목표한 수익을 실현하고 투자를 마무리했을 종목도 1년을 의무적으로 기다리다 보니 목표한 수익보다 더 높은 수익을 실현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메자닌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돼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낮출 수 있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메자닌이 발행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일반사채로 발행할 때보다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둘째, 일반사채로 발행할 때보다 낮은 금리로 조달할 수 있다.

운용사는 메자닌 발행회사를 찾아 꼼꼼하게 수익성과 리스크를 확인한다. 선별 기준이 너무 높으면 투자할 대상이 줄어들고, 선별 기준이 너무 낮으면 원리금 상환 불이행 위험에 노출된다. 투자 대상 대부분이 투기등급 채권인 관계로 투자 건마다 운용사 내부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도움말=이창행 KTB자산운용 전략투자팀장 이사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