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국가신용등급] S&P·무디스·피치 신용등급에 국채 금리 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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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신용평가 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는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다. 흔히 ‘빅3’로 불리는 이들 3개 회사의 국가신용평가 시장 점유율은 95%를 넘는다. 사실상 세계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이들 3개 평가사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들의 신용평가가 합리적이고 공정한가의 논란도 수시로 불거지고 있다.
1970년대 급부상한 3대 신용평가사
신용평가는 미국에서 주도적으로 발전하면서 세계로 전파했다. S&P, 무디스, 피치 등 3개 신용평가사 모두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신용평가에 대한 인식은 1930년대 대공황을 계기로 미국에서 높아지기 시작했으며 1970년대 미국의 육성정책에 힘입어 급성장했다. 오일쇼크(유가 급등으로 인한 경제 악화)로 빚을 갚지 못해 파산하는 기업이 급증하면서 기업의 신용도(채무 변제 능력)를 정확히 평가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신용평가기관의 평가등급은 투자자에게 주요 정보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가 1973년 신용평가 의무규정을 제정하고, 1975년 공인신용평가회사 지정제도를 도입할 당시 S&P, 무디스, 피치를 공인 신용평가사로 선정하면서 이들 3개 신용평가사의 입지가 급속히 강화됐다. 신용을 평가하는 회사를 정부가 공인함으로써 공신력이 다른 평가사보다 높아진 때문이다. 빅3 중 설립이 가장 빠른 곳은 무디스로 1900년 존 무디가 설립했다. S&P는 신용평가사 Poor’s와 Standard Statistics가 1941년 합병해 탄생했다. 피치는 영국과 미국의 합작사로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에 공동 본사를 두고 있다.
신용등급은 채권 이자율 등에 영향
신용평가사는 경제성장률이나 잠재성장률, 공공부채, 외채, 외환보유액, 재정건전성, 정치적 안정성, 노동시장 유연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평가해 국가신용등급을 매긴다. 실질적으로 국가신용등급은 국가가 발행하는 장기 국채의 신용도를 의미한다. 평가사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크게는 투자적격 등급군과 투기등급군(투자 부적격)으로 구분된다. 장기채권의 경우 무디스는 Baa3, S&P와 피치는 BBB- 이상이 투자적격으로 분류되며 보통 위에서 10등급까지가 이에 해당한다. 평가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신용등급은 영어 알파벳 숫자, 그리고 플러스(+) 마이너스(-)를 조합해 만든다. S&P를 예로 들면 AAA(트리플A)가 최상 등급이며 AA+, AA, AA-, A+ 순으로 등급이 높다.
신용평가사는 등급과 함께 ‘등급전망’도 부여한다. 긍정적(positive)은 현재의 등급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고 안정적(stable)은 현 등급이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 부정적(negative)은 하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신용등급은 ‘전망’까지도 함께 알아야 향후 등급이 오르고 내릴지를 예측할 수 있다. 국가와 기업, 개인의 신용등급이 높다는 것은 빚(채권)을 갚을 능력이나 의지가 그만큼 양호하다는 뜻이다.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해당 국가와 기업은 외국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고, 외국의 투자도 유리한 조건으로 유치할 수 있다. 한마디로 국가신용등급이 높아지면 그 나라가 치러야 하는 대외적 비용이 그만큼 줄어든다.
신용평가의 공정성 논란도
국가신용등급의 역사는 개별 기업과 금융회사에 비해 짧다. 1984년까지만 하더라도 S&P, 무디스, 피치 등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은 나라는 미국 영국 등 선진 12개국에 불과했다.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수요나 인식이 크게 확산된 것은 1980년대 중남미와 아시아 개발국들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부터다. 국가나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돈을 빌려주면서 ‘빚 갚을 여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등급으로 평가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국가신용평가나 기업신용평가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신용평가가 금융 거래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지만 평가 자체가 자칫 왜곡될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3대 신용평가사들이 2011~2012년 유럽 금융위기 당시 해당 국가들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하향해 위기를 더 부추기고, 1997년 한국 외환위기 때도 예측보다는 ‘뒷북치기’에 급급해 혼란을 더 부채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NIE 포인트
국가신용등급 등락이 국가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토론해보자. 국제신용평가사의 역할과 공정성 논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자.
신동열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1970년대 급부상한 3대 신용평가사
신용평가는 미국에서 주도적으로 발전하면서 세계로 전파했다. S&P, 무디스, 피치 등 3개 신용평가사 모두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신용평가에 대한 인식은 1930년대 대공황을 계기로 미국에서 높아지기 시작했으며 1970년대 미국의 육성정책에 힘입어 급성장했다. 오일쇼크(유가 급등으로 인한 경제 악화)로 빚을 갚지 못해 파산하는 기업이 급증하면서 기업의 신용도(채무 변제 능력)를 정확히 평가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신용평가기관의 평가등급은 투자자에게 주요 정보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가 1973년 신용평가 의무규정을 제정하고, 1975년 공인신용평가회사 지정제도를 도입할 당시 S&P, 무디스, 피치를 공인 신용평가사로 선정하면서 이들 3개 신용평가사의 입지가 급속히 강화됐다. 신용을 평가하는 회사를 정부가 공인함으로써 공신력이 다른 평가사보다 높아진 때문이다. 빅3 중 설립이 가장 빠른 곳은 무디스로 1900년 존 무디가 설립했다. S&P는 신용평가사 Poor’s와 Standard Statistics가 1941년 합병해 탄생했다. 피치는 영국과 미국의 합작사로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에 공동 본사를 두고 있다.
신용등급은 채권 이자율 등에 영향
신용평가사는 경제성장률이나 잠재성장률, 공공부채, 외채, 외환보유액, 재정건전성, 정치적 안정성, 노동시장 유연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평가해 국가신용등급을 매긴다. 실질적으로 국가신용등급은 국가가 발행하는 장기 국채의 신용도를 의미한다. 평가사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크게는 투자적격 등급군과 투기등급군(투자 부적격)으로 구분된다. 장기채권의 경우 무디스는 Baa3, S&P와 피치는 BBB- 이상이 투자적격으로 분류되며 보통 위에서 10등급까지가 이에 해당한다. 평가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신용등급은 영어 알파벳 숫자, 그리고 플러스(+) 마이너스(-)를 조합해 만든다. S&P를 예로 들면 AAA(트리플A)가 최상 등급이며 AA+, AA, AA-, A+ 순으로 등급이 높다.
신용평가사는 등급과 함께 ‘등급전망’도 부여한다. 긍정적(positive)은 현재의 등급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고 안정적(stable)은 현 등급이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 부정적(negative)은 하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신용등급은 ‘전망’까지도 함께 알아야 향후 등급이 오르고 내릴지를 예측할 수 있다. 국가와 기업, 개인의 신용등급이 높다는 것은 빚(채권)을 갚을 능력이나 의지가 그만큼 양호하다는 뜻이다.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해당 국가와 기업은 외국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고, 외국의 투자도 유리한 조건으로 유치할 수 있다. 한마디로 국가신용등급이 높아지면 그 나라가 치러야 하는 대외적 비용이 그만큼 줄어든다.
신용평가의 공정성 논란도
국가신용등급의 역사는 개별 기업과 금융회사에 비해 짧다. 1984년까지만 하더라도 S&P, 무디스, 피치 등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은 나라는 미국 영국 등 선진 12개국에 불과했다.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수요나 인식이 크게 확산된 것은 1980년대 중남미와 아시아 개발국들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부터다. 국가나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돈을 빌려주면서 ‘빚 갚을 여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등급으로 평가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국가신용평가나 기업신용평가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신용평가가 금융 거래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지만 평가 자체가 자칫 왜곡될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3대 신용평가사들이 2011~2012년 유럽 금융위기 당시 해당 국가들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하향해 위기를 더 부추기고, 1997년 한국 외환위기 때도 예측보다는 ‘뒷북치기’에 급급해 혼란을 더 부채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NIE 포인트
국가신용등급 등락이 국가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토론해보자. 국제신용평가사의 역할과 공정성 논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자.
신동열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