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취임 후 첫 대외 일정을 소화하며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나섰다. 새벽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가 위치한 김해 봉하마을에 들렀다. 모두 전당대회 기간 중 당선 후 방문하겠다고 약속한 곳들이다.

황 대표는 이날 새벽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대화하며 바닥 경기 민심을 살폈다. 그는 “곳곳에 문 닫은 가게들이 많고 문을 열어도 종일 손님이 한 명도 없는 점포도 있어 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상인들로부터) 많이 들었다”며 “시장이 살지 못하면 민생경제도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정부·여당에 연일 각을 세우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는 상인들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도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검증되지 않은 이론을 가져와 시장을 교란하고 경제를 어렵게 했다”며 “정부가 개입해서 시장 살려본다는 게 거꾸로 죽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 정책에 있어서도 잘못한 것이 탈원전 정책”이라며 “에너지 생산을 위해 석탄을 때우는 과정에서 미세먼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이날 봉하마을에 들르기 전 의원총회에 참석해 당 소속 전체 의원들과 첫 상견례를 했다. 이 자리에서는 “당 대표에 도전할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빼먹지 않고 ‘통합’을 얘기해 왔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발표한 당직 인선과정에서 친박(친박근혜)계 등 특정 계파에 핵심 보직이 쏠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왜 나에게만 역할을 안줬냐는 얘기가 있을텐데 모두에게 숙제를 다 드릴 것”이라고 해명했다.

황 대표가 집안단속과 대여투쟁 두 축에서 모두 속도를 내며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대표 취임 후 탄력을 받고 있는 지지율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조사해 이날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황 대표는 여권 유력주자들을 모두 제치고 17.9%로 1위에 올랐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3.2%, 이낙연 국무총리는 11.5%를 기록했다. 황 대표의 지지율은 지난달 같은 조사와 비교해 0.8%포인트 소폭 상승한 반면, 이 총리는 유 이사장이 새롭게 여권 대선주자 후보군에 합류하면서 지지율이 분산돼 3.8%포인트 떨어지며 3위로 밀렸다. 자세한 조사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