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애플 주식 500만 주를 보수로 받았다. 쿡은 대부분을 처분해 7억5000만달러(약 8800억원)를 현금화했다.

애플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쿡은 최근 회사로부터 주식 500만 주 이상을 수령했다. 고(故)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2011년 애플 사령탑에 올랐을 당시 쿡은 성과 연동 보수 계약을 맺었다. 이번에 쿡이 받은 애플 주식은 10년 전 계약에 따른 마지막 보상이다.

10년 전 쿡이 애플 CEO를 맡았을 때 시장 일각에서는 그의 능력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전임인 잡스만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컸기 때문이다. 쿡이 CEO로 선정된 직후 애플 주가가 떨어질 정도였다. 하지만 쿡은 애플워치 등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며 애플의 혁신을 이어나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CEO로 재임한 10년 동안 애플 주가는 1200%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2조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종가 기준 애플의 시총은 2조4390억달러다. 최근 10년 동안 애플의 매출은 두 배 이상 늘었다. 애플의 지난 3년간 주주총수익률(TSR·주가상승분과 배당수익을 합한 총수익률)은 191.83%로 S&P500 기업 중 상위 3분의 1에 든다.

애플의 가파른 성장세에 비례해 쿡은 대규모 보상을 받아왔다. 보수 책정 기준이 다른 S&P500 기업들과 비교해 애플이 얼마나 우월한 실적을 냈는지에 있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쿡의 자산은 15억달러가량이다. 그는 2015년 인터뷰에서 조카의 교육 지원을 마친 뒤 재산 전부를 기부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며 사회 환원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쿡은 이번주 초 한 자선단체에 1000만달러어치의 애플 주식을 기부했다.

지난해 쿡은 2026년까지 적용되는 새 보수 체계에 합의했다. 보수의 대부분은 목표 성과를 달성했을 때 지급하는 제한조건부주식(RSU)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