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아저씨 운동이라뇨?"…골프장 할인 카드 '우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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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골린이' 유치 경쟁 심화…특화 카드 출시 잇따라
지난해 골프 인구 515만명…MZ세대 올해 115만명 전망
골프장 및 골프용품 할인 혜택에 프로 레슨 서비스 완비
지난해 골프 인구 515만명…MZ세대 올해 115만명 전망
골프장 및 골프용품 할인 혜택에 프로 레슨 서비스 완비
국내 카드사들의 '골린이'(골프+어린이)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장년층만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골프가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새로운 취미생활로 급부상하면서다.
골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수요가 늘었다. 야외 운동으로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고, 행동반경이 넓다는 점 등이 2030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소로 작용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많은 금액이 소요되다보니 골프에 입문하고자 하는 수요에게는 비용이 부담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카드사들은 골프에 특화된 카드를 내놓고 있다.
올해 가장 먼저 골프업계 선점에 나선 카드사는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지난 4월 골프 관련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골퍼들의 이동 경로와 소비 행태를 반영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베 카드'를 시장에 내놨다. 명칭은 골퍼들이 생애 최저타를 기록한 순간을 의미하는 '라이프타임 베스트 스코어(Lifetime Best Score)'에서 따왔다.
연회비가 20만원(해외겸용)으로 책정된 이 카드는 소비자 편의를 고려해 매년 기프트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 국내 골프장 및 골프연습장 이용료 할인(5만원씩 연 3회), 17만원 상당 골프존 모바일 상품권, 20만원 상당 부쉬넬 골프 거리측정기 바우처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여기에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 혜택도 제공한다. 국내 골프장 이용금액 1500원당 대한항공 3마일리지를 쌓아주는 식이다. 실용적인 혜택은 덤이다. 전국 50여개 제휴 골프장에서 커피 4잔을 연 3회 무료 제공한다. 이외에도 골프장 운전 동행 서비스인 '모시러' 애플리케이션(앱) 결제 시 10% 할인, JTBC 골프 유료멤버십 할인, 제주도 유명 골프장 그린피 할인, 미국 TPC 골프 특전을 받는 마스터카드 월드 등급 서비스도 추가로 제공한다. 골프존 아카데미에서 레슨을 받거나 온라인 쇼핑몰 '골핑'에서 골프용품을 살 때 10% 할인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연회비를 5만원 미만으로 설정해 고객 부담을 대폭 낮춘 카드사도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6월 연회비 4만9000원(해외겸용)의 골프 특화 카드 '홀인원 카드'를 출시했다. 주요 혜택은 골프 경기장, 스크린골프, 골프연습장, 골프용품 등 골프 관련 업종 이용금액의 5%를 포인트로 적립하는 것이다. 일부 국내 골프장에서 커피 4잔을 무료로 제공하며, 연 4회 골프연습장 무료 타석권도 제공한다. 골프장 외에 당구장, 볼링장, 헬스클럽,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쿠팡 등에서도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KB국민카드는 아예 연회비를 없앤 'KB국민 그린재킷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전달 이용실적이 30만원 이상이면 골프연습장, 스크린골프, 골프용품, 골프 관광 등의 가맹점에서 최대 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생명·손해보험 등 보험료 자동 납부에도 월 최대 5만원까지 5%가 할인된다.
삼성카드는 추가로 골프 특화 카드를 출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여러 상품에 골프 관련 혜택을 넣어 소비자 선택의 폭을 키우고 있다. 현재 삼성카드 '더원'은 골프장 이용금액의 1.5%를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있다. '아메리칸 엑스프레스 골드'의 경우 해비치컨트리클럽 제주의 1회 골프 이용권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아메리칸 엑스프레스 플래티늄'은 골프장·골프연습장 이용금액의 최대 5%를 포인트로 적립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카드 상품보다는 서비스 제공의 형태로 골프 마케팅을 적극 선보이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6월 말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골프 전문 스튜디오 '아이언 앤 우드(Iron & Wood)'를 오픈하고, 국내 정상급 프로 레슨과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레이저 가이드를 이용한 퍼팅 연습 기회도 주어진다. 서비스 대상은 현대카드 블랙·퍼플·레드·그린·핑크 등 프리미엄 회원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약 515만명으로 추산됐다. 2017년 386만명보다 약 33% 넘게 증가한 수치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0% 수준으로, 국민 10명 중 1명은 골프를 치고 있단 의미다. 지난해 한 번이라도 골프장을 찾은 골프 인구 중 20대는 전년 대비 92.1% 증가한 26만7000명, 30대는 30.7% 늘어난 66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골프 향유 주소비계층으로서 MZ세대의 성장세는 가파른 편이다. 비씨카드 인공지능(AI)빅데이터본부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20대와 30대 소비자의 골프 관련 매출은 각각 16억8000만원, 90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4월 기준 매출액이 각각 7억5000만원, 45억원에 불과했단 점을 감안하면 2년 새 100% 이상의 매출 증가세를 기록한 셈이다. 40~50대의 매출액보다 현저히 작은 규모나,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수요층이란 점에선 눈에 띄는 성장세다.
국내 카드사의 골프 특화 카드 출시 등 마케팅 추진 양상은 추후 더 확대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국내 골프장, 스크린 골프장 등 공간적인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MZ세대의 골프에 대한 관심이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면에서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2030세대 골프 인구가 올해 115만명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체 골프 인구 대비 23%에 해당하는 수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골프가 이전엔 사실 '귀족 스포츠'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장년층 사이에서만 인기였던 스포츠였는데, 최근 들어 젊은 층의 유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 연령층을 잡을 수 있는 영역으로 확대된 것이 사실"이라며 "코로나19 영향이 일부 있겠으나, 인식 전환이 이뤄지고 있고 타 스포츠 대비 평균 소비 금액이 높은 영역인 만큼 장기적으로 골프 특화 마케팅을 강화하자는 업계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골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수요가 늘었다. 야외 운동으로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고, 행동반경이 넓다는 점 등이 2030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소로 작용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많은 금액이 소요되다보니 골프에 입문하고자 하는 수요에게는 비용이 부담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카드사들은 골프에 특화된 카드를 내놓고 있다.
"카드사, 골린이 잡아라"…할인 혜택 카드에 프로 컨설팅까지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우리·국민카드가 골프 특화 카드를 연이어 선보이면서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내 골프장의 이용료를 할인하거나, 골프용품 구매 시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카드를 출시하면서 골프 향유 고객 잡기에 열을 올리는 양상이다.올해 가장 먼저 골프업계 선점에 나선 카드사는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지난 4월 골프 관련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골퍼들의 이동 경로와 소비 행태를 반영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베 카드'를 시장에 내놨다. 명칭은 골퍼들이 생애 최저타를 기록한 순간을 의미하는 '라이프타임 베스트 스코어(Lifetime Best Score)'에서 따왔다.
연회비가 20만원(해외겸용)으로 책정된 이 카드는 소비자 편의를 고려해 매년 기프트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 국내 골프장 및 골프연습장 이용료 할인(5만원씩 연 3회), 17만원 상당 골프존 모바일 상품권, 20만원 상당 부쉬넬 골프 거리측정기 바우처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여기에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 혜택도 제공한다. 국내 골프장 이용금액 1500원당 대한항공 3마일리지를 쌓아주는 식이다. 실용적인 혜택은 덤이다. 전국 50여개 제휴 골프장에서 커피 4잔을 연 3회 무료 제공한다. 이외에도 골프장 운전 동행 서비스인 '모시러' 애플리케이션(앱) 결제 시 10% 할인, JTBC 골프 유료멤버십 할인, 제주도 유명 골프장 그린피 할인, 미국 TPC 골프 특전을 받는 마스터카드 월드 등급 서비스도 추가로 제공한다. 골프존 아카데미에서 레슨을 받거나 온라인 쇼핑몰 '골핑'에서 골프용품을 살 때 10% 할인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연회비를 5만원 미만으로 설정해 고객 부담을 대폭 낮춘 카드사도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6월 연회비 4만9000원(해외겸용)의 골프 특화 카드 '홀인원 카드'를 출시했다. 주요 혜택은 골프 경기장, 스크린골프, 골프연습장, 골프용품 등 골프 관련 업종 이용금액의 5%를 포인트로 적립하는 것이다. 일부 국내 골프장에서 커피 4잔을 무료로 제공하며, 연 4회 골프연습장 무료 타석권도 제공한다. 골프장 외에 당구장, 볼링장, 헬스클럽,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쿠팡 등에서도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KB국민카드는 아예 연회비를 없앤 'KB국민 그린재킷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전달 이용실적이 30만원 이상이면 골프연습장, 스크린골프, 골프용품, 골프 관광 등의 가맹점에서 최대 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생명·손해보험 등 보험료 자동 납부에도 월 최대 5만원까지 5%가 할인된다.
삼성카드는 추가로 골프 특화 카드를 출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여러 상품에 골프 관련 혜택을 넣어 소비자 선택의 폭을 키우고 있다. 현재 삼성카드 '더원'은 골프장 이용금액의 1.5%를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있다. '아메리칸 엑스프레스 골드'의 경우 해비치컨트리클럽 제주의 1회 골프 이용권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아메리칸 엑스프레스 플래티늄'은 골프장·골프연습장 이용금액의 최대 5%를 포인트로 적립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카드 상품보다는 서비스 제공의 형태로 골프 마케팅을 적극 선보이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6월 말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골프 전문 스튜디오 '아이언 앤 우드(Iron & Wood)'를 오픈하고, 국내 정상급 프로 레슨과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레이저 가이드를 이용한 퍼팅 연습 기회도 주어진다. 서비스 대상은 현대카드 블랙·퍼플·레드·그린·핑크 등 프리미엄 회원이다.
국민 10명 중 1명 골프공 치는 시대…"고객 확보 경쟁 심화 전망"
이처럼 카드사들이 골프 수요층을 겨냥한 마케팅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골프 인구가 늘어서다. 특히 유입되는 골프 인구 중 2030세대 젊은 층이 빠르게 늘고 있다. 골프가 일부 계층에 특화된 스포츠가 아닌 대중적인 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이 드러난 만큼, 카드사 입장에서는 영업 활동을 넓혀야 하는 핵심 분야가 된 셈이다.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약 515만명으로 추산됐다. 2017년 386만명보다 약 33% 넘게 증가한 수치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0% 수준으로, 국민 10명 중 1명은 골프를 치고 있단 의미다. 지난해 한 번이라도 골프장을 찾은 골프 인구 중 20대는 전년 대비 92.1% 증가한 26만7000명, 30대는 30.7% 늘어난 66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골프 향유 주소비계층으로서 MZ세대의 성장세는 가파른 편이다. 비씨카드 인공지능(AI)빅데이터본부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20대와 30대 소비자의 골프 관련 매출은 각각 16억8000만원, 90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4월 기준 매출액이 각각 7억5000만원, 45억원에 불과했단 점을 감안하면 2년 새 100% 이상의 매출 증가세를 기록한 셈이다. 40~50대의 매출액보다 현저히 작은 규모나,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수요층이란 점에선 눈에 띄는 성장세다.
국내 카드사의 골프 특화 카드 출시 등 마케팅 추진 양상은 추후 더 확대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국내 골프장, 스크린 골프장 등 공간적인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MZ세대의 골프에 대한 관심이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면에서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2030세대 골프 인구가 올해 115만명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체 골프 인구 대비 23%에 해당하는 수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골프가 이전엔 사실 '귀족 스포츠'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장년층 사이에서만 인기였던 스포츠였는데, 최근 들어 젊은 층의 유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 연령층을 잡을 수 있는 영역으로 확대된 것이 사실"이라며 "코로나19 영향이 일부 있겠으나, 인식 전환이 이뤄지고 있고 타 스포츠 대비 평균 소비 금액이 높은 영역인 만큼 장기적으로 골프 특화 마케팅을 강화하자는 업계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