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이코노미] 넷플릭스 진화의 비밀은 소비자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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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경제 읽기
(21) 디지털 구독경제
기업이 제품 공급하며
소비자별 취향정보 파악
맞춤형 제품으로 시장 확대
데이터와 알고리즘 기술로
구독경제 ‘제2의 전성기’
(21) 디지털 구독경제
기업이 제품 공급하며
소비자별 취향정보 파악
맞춤형 제품으로 시장 확대
데이터와 알고리즘 기술로
구독경제 ‘제2의 전성기’
언어학자이자 사전 편찬자였던 존 민슈는 영어 사용자를 위한 스페인어 사전과 문법서 두 권을 출판하려 했지만 필요한 자금을 모을 수 없었다. 민슈는 출판 예정인 다국적 사전의 정기 구독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모았다. 총 417명의 구독자를 확보해 1618년 11가지 언어로 된 사전 《언어에 대한 안내서 Ductor in Linguas》를 발간할 수 있었다. 서적 외에 런던에서는 구독 극장, 구독 강의도 존재했다. 현대의 개념으로는 크라우드 펀딩에 가까웠지만, 정기적으로 대가를 지급하고 서비스를 받는다는 점에서 최초의 구독 서비스라고 할 수 있었다.
이는 구독 모델에서 고객이 가치를 소비하는 주체지만 생산하는 주체라는 점으로 표현된다.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기업이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지만, 상품 측면으로 초점을 돌리면 고객과 기업은 가치를 함께 만들어낸다. 넷플릭스의 개별 맞춤형 추천 모델이 대표적이다. 전통적인 영화관은 작품 하나를 통해 수익을 확보해야 하다 보니 가장 대중적인 콘텐츠를 제작해서 가급적 많은 사람에게 어필해야 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반대다. 어떤 콘텐츠가 한 번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세분화된 사용자를 공략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소비자를 넷플릭스 서비스에 끌어들일 수 있다. 소비자들은 영화를 선택하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취향을 넷플릭스에 알려준다. 넷플릭스의 인공지능(AI)은 해당 데이터를 토대로 개별 회원들의 선호에 맞는 영화를 추천해준다. AI 알고리즘은 이를 반복하면서 매칭률을 개선해 소비자의 선택을 계속해서 받게 된다. 이러한 데이터의 축적은 매칭을 넘어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는 콘텐츠 생산으로까지 이어진다. <하우스 오브 카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나르코스> 등 많은 인기 프로그램이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해 만들어졌다. 소비자가 가치 창조 활동에 참여하는 동시에 가치 창조 활동의 실질적인 주체가 되는 것이다. 구독경제를 C2B(소비자 대 기업 간 거래) 모델로 정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즉, C2B는 전통적인 B2C(기업 대 소비자 간 거래), C2C(소비자 대 소비자 간 거래)와는 달리 고객이 주도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소비자가 가치 창조의 핵심 위치에 놓이면서 전통산업 시대의 B2C 모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기업과 고객 관계의 재정립
17세기의 구독 서적과 극장, 강의는 오늘날 아마존 킨들과 넷플릭스, 그리고 온라인 공개수업인 MOOC로 진화했다. 오늘날 ‘구독’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일종의 비즈니스 행위 혹은 모델이다. 구독 모델이란 기업과 구독자 사이의 약속으로, 일정 기간 기업이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구독자가 정기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기로 약속한 것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일회성 구매 모델에서 기업과 고객은 일회성 매매 관계였다. 기업은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고, 고객은 기업에 비용을 지불한다. 즉, 한쪽은 돈을, 다른 한쪽은 물건을 건네는 관계로, 거래가 종료되는 동시에 기업과 고객의 관계 역시 기본적으로 종료된다. 반면 구독 모델에서 기업과 고객 관계의 본질은 거래가 아니라 서비스에 있다. 기업과 고객 사이에 이뤄지는 최초의 거래는 양측의 관계가 종료됐음이 아니라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기업과 고객 간의 관계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월간, 분기 혹은 연간 단위로 이어진다. 기존 일회성 모델과 달리 고객과 기업은 장기적인 파트너로 재해석되는 것이다. 기업이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고객은 기업을 장기적으로 신뢰하며 계속해서 비용을 지불한다. 구독제 기업이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성장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진정한 고객 중심주의의 구현
구독 모델에서 구독자와 기업이 장기적인 관계로 재정립되면서 이들 간의 관계는 순환적 관계로 탈바꿈하게 된다. 전통적인 모델에서는 가치의 창조와 전달, 그리고 가치의 획득이 선형적이었다. 기업은 상품을 개발하고 생산해 소비자에 판매했고, 소비자는 기업에 대가를 지급하는 일직선의 관계였다. 하지만 구독 모델에서는 그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융합되기 시작한다. 가치의 창조와 전달 과정이 통합되고, 기업은 가치를 창조하는 한편 가치를 전달하면서 동시에 가치를 획득한다.이는 구독 모델에서 고객이 가치를 소비하는 주체지만 생산하는 주체라는 점으로 표현된다.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기업이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지만, 상품 측면으로 초점을 돌리면 고객과 기업은 가치를 함께 만들어낸다. 넷플릭스의 개별 맞춤형 추천 모델이 대표적이다. 전통적인 영화관은 작품 하나를 통해 수익을 확보해야 하다 보니 가장 대중적인 콘텐츠를 제작해서 가급적 많은 사람에게 어필해야 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반대다. 어떤 콘텐츠가 한 번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세분화된 사용자를 공략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소비자를 넷플릭스 서비스에 끌어들일 수 있다. 소비자들은 영화를 선택하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취향을 넷플릭스에 알려준다. 넷플릭스의 인공지능(AI)은 해당 데이터를 토대로 개별 회원들의 선호에 맞는 영화를 추천해준다. AI 알고리즘은 이를 반복하면서 매칭률을 개선해 소비자의 선택을 계속해서 받게 된다. 이러한 데이터의 축적은 매칭을 넘어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는 콘텐츠 생산으로까지 이어진다. <하우스 오브 카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나르코스> 등 많은 인기 프로그램이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해 만들어졌다. 소비자가 가치 창조 활동에 참여하는 동시에 가치 창조 활동의 실질적인 주체가 되는 것이다. 구독경제를 C2B(소비자 대 기업 간 거래) 모델로 정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즉, C2B는 전통적인 B2C(기업 대 소비자 간 거래), C2C(소비자 대 소비자 간 거래)와는 달리 고객이 주도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소비자가 가치 창조의 핵심 위치에 놓이면서 전통산업 시대의 B2C 모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