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성시경/사진=정재훈 교수 페이스북, 한경DB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성시경/사진=정재훈 교수 페이스북, 한경DB
가수 성시경의 백신 의심 옹호 발언에 예방의학과 교수가 "백신은 어쩔 수 없는 대안"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성시경은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성시경'에서 "언제 백신을 맞냐"는 팬의 질문에 "9월 말로 예정돼 있다"면서도 "요즘 백신 얘기가 많다"면서 백신에 대한 소신 발언을 했다.

성시경은 "중요한 이슈라 함부로 이야기하면 안 되는데"라면서 "전 국민의 안전을 위해 많은 분들이 고생하고 있고, 그것을 위해 다 같이 한 가지 행동을 하자가 큰 주류 의견이다. 그런데 말 잘 듣는 국민이 되는 건 그렇게 바람직한 건 아닌 거 같다. 계속 궁금해하고, 질문하고, 왜냐, 밝혀내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체 선을 위해 희생을 강요하면 안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성시경은 또 "백신이 어떻게 만들어진 거며, 어떤 부작용과 효과가 있는지 그대로 믿지 않고 좀 더 의심하고 불안해하고 고민하는 게 절대 나쁜 건 아닌 거 같다"며 "요즘은 그것 또한 나쁜 거로 몰고 가려는 분위기도 있다. '닥치고 맞자', '말 좀 듣자'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가 맞지 말자고 이야기한 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그걸 궁금해하는 걸 두려워하면 안 된다는 거다. 궁금해하는 세력을 이해시켜서 확신을 주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에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시경의 말이) 틀리진 않았다"면서도 "백신은 어쩔 수 없는 대안"이라고 전했다.

정 교수는 예방의학과 전문가이자 정부의 코로나19 자문교수단으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 교수는 "성시경 님이 개인방송에서 한 발언이 기사화되어 그 내용을 찬찬히 곱씹어 봤다"며 "관련 업계인으로서 반드시 드려야 하는 말씀이 몇 가지 있다"면서 글을 작성한 배경을 설명했다.

정 교수는 "성시경 님의 말씀은 백신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있고, 그분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드리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라며 "백신의 효과와 안정성에 대해 일을 하는 제게 충분히 공감이 가고 반드시 마음에 새겨야 할 부분"이라고 공감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방역 성과는 일부의 희생을 기반으로 하고, 2021년 백신 수급과 안전성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부족한 측면도 있다"며 "당연히 할 수 있는 이야기가 가져올 수 있는 파장이 조금 걱정스럽기도 하다"고 우려했다.

또 "(백신 접종) 선택을 강요할 수 없다"면서도 "사회적 분위기와 전문가의 권고가 백신 접종을 권유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의견도 많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이어 "백신 접종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은 된다고 생각한다"며 "백신 접종은 100% 안전하지 않지만 이상 반응의 발생 가능성은 극히 낮고, 백신 접종은 100% 코로나 19를 막아주지 못하지만 대부분의 사망을 막아준다. 전 세계의 수많은 과학자들이 백신 접종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고 있고 그래도 어느 백신보다도 더 투명한 정보가 만들어지고 공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적어도 성인 인구에서 백신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코로나 19로 인한 피해보다 모든 연령대에서 크다"고 강조했다.

"조금만 더 도와달라"는 요청도 했다.

정 교수는 "성시경 님이 말씀하신 대로 접종이 불안하신 분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자세하고 투명하지만 알기 쉽게 전달하고, 예상하지 못한 이상 반응이 생기더라도 이를 치명적인 피해로 이어지지 않게 제도를 정비하고, 억울한 피해는 원인을 규명해드리는 것이 저희 감염병과 백신을 다루는 전문가의 역할"이라며 "하지만 현장에서 환자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의료진만큼 저희 책상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너무나 거대한 위기와 과학의 한계와 싸우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성시경에 발언에 대해 "당연하고 반드시 고려해야할 이야기가 어떤 분들에게는 근거가 되고 다른 이들에게는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면서도 "그래도 이런 말씀을 해주셔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