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 당시 고백하며 화제 모아
"피트와 갈등, 하비 와인스타인으로 다퉈"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배우 브래드 피트와 이혼한 배경을 직접 밝혔다.
안젤리나 졸리는 최근 가디언지와 자신의 저서 '네 권리를 알아라'(Know Your Rights) 인터뷰에서 브래드 피트와 이혼에 대해 "여전히 법적 분쟁 중"이라며 "피트와 사는 동안 우리 가족 전체가 두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혼은)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며 "아이들의 아빠와 떨어져야 한다고 느끼는 입장이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신중한 고민 끝에 이혼을 결심한 배경엔 브래드 피트가 성범죄자 하비 와인스타인와 일하기를 바랐던 점을 꼽았다. 안젤리나 졸리는 미투 운동이 펼쳐졌던 2017년 10월 "1988년 영화 '플라잉 바이 하트' 홍보 당시 하비 와인스타인이 호텔 방에서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을 시도하려 했다"면서 자신 역시 피해자임을 고백한 바 있다.
당시 안젤리나 졸리는 "하비 와인스타인과의 경험은 끔찍했다"며 "그 경험으로 인해 그와 다시는 함께 일하고 싶지 않았으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와 함께 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하비 와인스타인은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였지만 지난 30년 동안 100여 명의 여성들을 강제 추행, 성폭행 등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징역 23년 형을 선고받았다. 피해자 중엔 안젤리나 졸리 뿐 아니라 브래드 피트의 저 약혼자 기네스 펠트로 등 유명 배우들도 여럿 있었다.
안젤리나 졸리의 남편이었던 브래드 피트는 미투 운동이 불거진 후 자신이 이끄는 제작사 플랜B를 통해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를 처음 폭로한 뉴욕타임즈와 취재기자들로부터 영화화 판권을 구입해 화제가 됐다.
그렇지만 안젤리나 졸리는 브래드 피트가 하비 와인스타인의 실체를 알면서도 그와 일하고 싶어했다고 주장했다. 안젤리나 졸리에 따르면 브래드 피트는 하비 와인스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배급한 '킬링 미 소프틀리' 프로듀서로 합류하기 위해 그에게 접근했고, 이 일로 두 사람의 사이가 벌어졌다.
안젤리나 졸리는 "우리는 그것에 대해 싸웠다"며 "너무 마음이 아팠다. 브래드 피트는 하비 와인스타인의 실체를 알면서도 함께 일한다는 사실을 기뻐했다"고 말했다.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는 2005년 영화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를 통해 인연을 맺었고, 오랜 만남을 이어왔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입양한 후에도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던 두 사람은 2014년 법적으로 부부가 됐다.
하지만 2016년 9월 이혼하면서 결혼 2년 만에 파경을 맞이했다.
이혼 합의 후 각자의 삶을 살아갔지만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는 양육권을 둘러싼 지루한 법정 공방을 이어왔다. 안젤리나 졸리는 양육권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고, 브래드 피트는 공동 양육권을 주장해 왔다.
2018년 12월 두 사람이 아이들의 양육권 문제에 합의하고 2019년 4월 서류상 완벽하게 이혼이 결정됐지만, 양육권을 둘러싼 분쟁으로 5년째 이혼을 진행 중이다.
한편 안젤리나 졸리의 주장과 관련해 가디언지는 브래드 피트의 입장을 물었지만 답변을 거부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