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삼성이 돈들여 짓는다고…" 이재용 지적에 확 바뀌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는 박물관이 하나 있다. 2014년 개관한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SIM)이다. '모두에게 활짝 열린 기업 박물관'을 표방하는 이곳에는 전자산업과 삼성의 역사가 총 망라됐다. 이곳의 기획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도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5일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이 뮤지엄의 초기 콘셉트는 삼성의 혁신 사례를 알리는 홍보관이었다. 기획 초안을 받아본 이 부회장이 전면 수정을 지시하면서 콘셉트와 전시 방향이 달라졌다는 것.

당시 이 부회장은 "아무리 삼성이 돈들여 짓는다고 해도 삼성 자랑만 할 게 아니다"라며 "범위를 넓혀서 한국과 세계의 전자산업 역사를 전시해 국민들에 알리자"고 말했다. "누구나 방문해 전자산업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박물관을 짓자"는 이 부회장의 아이디어에 따라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이 꾸려졌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무리 삼성이 돈들여 짓는다고…" 이재용 지적에 확 바뀌었다
SIM은 국내·외 전자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를 기획했다. 최초의 무선 전신기부터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초기 냉장고 모델, IBM이 개발한 최초의 스마트폰 등 실물 사료 151점과 이미지·영상 721점을 전시 중이다. 국내 최초 독자개발 TV인 삼성 이코노, 국내 최초 8비트 컴퓨터인 삼성 컴퓨터 등 삼성의 혁신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품도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과학 체험 교육 등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2014년 이곳을 방문한 뒤 “전자산업의 역사와 혁신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현재는 오프라인 전시관은 운영하지 않고, 온라인 전시에 주력 중이다. 지난 7월부터는 ‘세상을 바꾼 전자산업사 이야기’라는 애니메이션 영상 콘텐츠를 시리즈로 올려왔다. △19~20세기 발명가들의 혁신 스토리 △과학기술 발전의 기반을 마련한 주요 발명품 △발명품이 우리 삶에 자리 잡게 된 과정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