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집값 10주 연속 하락…국회의사당 호재에도 매수세 주춤

다정·새롬동 아파트값 2∼3억 떨어져…"가격 급등 피로감·대규모 공급 등 영향"

지난해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세종지역 아파트값이 10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7일 기준) 세종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보다 0.02% 하락했다.

7월 셋째 주 하락세(-0.09%)로 돌아선 뒤 10주 연속 떨어진 것이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집값이 내려간 지역은 세종시가 유일하다.

신규 입주 물량 영향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보합 또는 하락세를 보이며 전주(-0.01%) 대비 하락 폭이 다소 확대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보면 다정동 가온마을 11단지 74㎡가 지난 4일 7억원에 거래됐다.

한달 전(8억2천500만원)보다 1억2천500만원 떨어진 것이다.

가온마을 1단지 84㎡도 지난 1월 최고 매매가(8억9천만원)보다 2억8천만원 내려간 가격에 거래됐다.

새롬동 새뜸마을 4단지 100㎡는 지난 14일 9억500만원에 팔려, 지난 4월 거래된 최고 매매가(12억원)보다 2억9천500만원 하락했다.

종촌동 가재마을 12단지 84㎡도 지난 17일 최고 매매가(8억5천만원)보다 1억원 가까이 떨어진 7억5천500만원에 팔리는 등 세종지역 집값이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전 원내대표의 행정수도 이전 발언 이후 아파트값이 44.93%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가 이뤄진 시점은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근거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기 전이어서 그에 따른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세종시 집값 상승률이 10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치적 호재에 따라 언제든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도 여전하다.

부동산 업계는 가격 급등에 대한 피로감과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 등으로 인해 생각보다 매수세가 주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호 공인중개사협회 세종시지부장은 "국회의사당 설치법이 운영 소위, 법사위를 통과해 9부 능선을 넘었다는 발표가 나온 뒤에도 잠잠했는데, 본회의 통과 후에도 생각보다 거래 문의가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종시 집값이 지난해 천도론 발표 이후 너무 오르기도 한 데다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규제, 추가 공급 계획 발표 등으로 분양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춘희 세종시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국회 세종의사당 건설과 관련된 상승 요인은 이미 지난해 부동산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본다"며 "신규 입주가 많이 이뤄지면서 최근 집값이 내림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집값을 안정시키는 방법은 궁극적으로는 주택 건설을 제때 하는 것밖에 없다"며 "2·4 대책 후속 조치로 신도시에 1만3천 가구 공급 대책이 마련돼 있고, 조치원읍·연기면 등 원도심 지역에도 1만3천 가구 추가 공급이 예정된 만큼 부동산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