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맨 때문에 사회악으로 전락"…오토바이 동호인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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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오토바이 사고율, 개인 오토바이의 15배 달해
"금지법 나와도 할 말이 없다"
"금지법 나와도 할 말이 없다"
배달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오토바이 등 이륜차의 교통법규 위반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이륜차가 사회악으로 전락했다"는 탄식이 공감을 얻고 있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이륜차 교통사고 건수는 2만1258건, 사망자 수 525명으로 파악됐다. 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 모두 전년(2019년) 대비 증가세였다. 교통법규 위반으로 단속되는 이륜차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이륜차가 교통법규 위반으로 범칙금을 받은 사건은 35만116건, 올해는 8월까지만 26만7055건에 달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이륜차의 46.5%가 교통법규를 준수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했다.
이륜차의 교통법규 위반과 난폭운전이 문제가 되면서 최근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 단지는 입주민 안전을 위해 배달 이륜차 지상출입을 금지해 주목 받기도 했다.
글 작성자는 "10년 전만 해도 오토바이가 이 정도로 사회악 취급을 받진 않았다"며 "폭주족 이미지가 있었지만 거대한 사회적 문제는 아니었고 사람들도 많은 관심이 없었다"고 썼다. 그는 "오토바이를 보면 나빠도 '못 배운 놈' 취급에 그쳤다. 프랜차이즈 피자집의 30분 배달이 가혹하다며 국민들이 배달원의 편을 들어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10년 사이 이륜차가 사회의 암적 존재로 손가락질 받는 처지가 됐다는 주장. 그는 "10년 전에는 가게들이 자체 직원을 써서 배달했고 배달비를 따로 받지도 않았다. 그런데 중간에 배달대행업체가 끼니 음식값은 오르고 배달비는 따로 내게 됐다"며 "개인사업자인 배달원들이 이윤 극대화를 위해 난폭운전을 일삼으니 오토바이는 손도 쓸 수 없는 사회악이 됐다"고 했다. 이어 "보험료도 무지막지하게 오르고 오토바이가 분명 말도 안되는 차별을 받고 있지만 그에 대해 언급도 못 할 정도로 인식이 나빠졌다. 이제 아무도 우리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오토바이 금지법' 같은 게 나와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탄식했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배달 이륜차 사고위험 실태 및 안전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배달용 이륜차는 한 대당 연 2회 이상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택시 등 영업용 자동차보다 사고율이 7배 높고, 개인 이륜차에 비하면 1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신호위반이나 중앙선침범 등 교통법규 위반 사고 빈도도 배달용 이륜차가 높았다. 배달용 이륜차 교통사고 분석 결과를 보면 교통법규 위반 사고의 65.6%는 신호위반 사고로 나타났다. 사고 5건 중 1건은 중앙선을 침범해 발생했고 무면허 주행에 따른 사고도 9.8%에 달했다.
사고 유형별로는 10건 중 4건꼴(38.1%)로 과속 또는 안전운전불이행에 따른 앞차량과의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갑작스런 진로 변경에 따른 주변 차량과의 충돌사고가 25.4%, 교차로에서 서행하지 않고 진입하다가 발생한 교차로내 사고도 24.2%를 차지했다.
배달용 이륜차의 교통법규 위반이 급증하자 정부도 집중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은 3개월간 관계기관 합동으로 번호판 미부착 등 불법 이륜차와 이륜차 교통법규 위반을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지난달 2일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논의된 '이륜자동차 관리제도 개선방안'의 후속조치다.
이륜차 전면에 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법안도 나왔다. 도로에 신호나 속도위반을 잡아내는 무인 단속카메라가 있지만, 앞 번호판을 달지 않는 이륜차에게는 무용지물이기 때문.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서영교 의원과 국민의힘 박완수 의원 등이 관련 법안을 각각 발의한 상태다. 관련 협회 등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사고가 늘면서 찬성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륜차를 대부분 레저용으로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쓰지 않지만, 실생활에 많이 쓰는 국가들에서는 전면 번호판이 이미 정착된 제도"라며 "이륜차들이 도심 내 주행 속도를 준수하고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이륜차 교통사고 건수는 2만1258건, 사망자 수 525명으로 파악됐다. 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 모두 전년(2019년) 대비 증가세였다. 교통법규 위반으로 단속되는 이륜차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이륜차가 교통법규 위반으로 범칙금을 받은 사건은 35만116건, 올해는 8월까지만 26만7055건에 달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이륜차의 46.5%가 교통법규를 준수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했다.
이륜차의 교통법규 위반과 난폭운전이 문제가 되면서 최근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 단지는 입주민 안전을 위해 배달 이륜차 지상출입을 금지해 주목 받기도 했다.
"국민이 편 들어주던 배달원, 이젠 사회악 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대행 업체들이 모든 걸 망쳤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지난 7월 디시인사이드 바이크 갤러리에서 처음 작성됐던 것으로, 두 달 이상 지났음에도 많은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으며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글 작성자는 "10년 전만 해도 오토바이가 이 정도로 사회악 취급을 받진 않았다"며 "폭주족 이미지가 있었지만 거대한 사회적 문제는 아니었고 사람들도 많은 관심이 없었다"고 썼다. 그는 "오토바이를 보면 나빠도 '못 배운 놈' 취급에 그쳤다. 프랜차이즈 피자집의 30분 배달이 가혹하다며 국민들이 배달원의 편을 들어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10년 사이 이륜차가 사회의 암적 존재로 손가락질 받는 처지가 됐다는 주장. 그는 "10년 전에는 가게들이 자체 직원을 써서 배달했고 배달비를 따로 받지도 않았다. 그런데 중간에 배달대행업체가 끼니 음식값은 오르고 배달비는 따로 내게 됐다"며 "개인사업자인 배달원들이 이윤 극대화를 위해 난폭운전을 일삼으니 오토바이는 손도 쓸 수 없는 사회악이 됐다"고 했다. 이어 "보험료도 무지막지하게 오르고 오토바이가 분명 말도 안되는 차별을 받고 있지만 그에 대해 언급도 못 할 정도로 인식이 나빠졌다. 이제 아무도 우리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오토바이 금지법' 같은 게 나와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탄식했다.
배달용 이륜차 사고율, 개인용 이륜차의 15배
실제로 이륜차 보험료는 급속도로 오르고 있다. 보험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용 이륜차 평균 보험료는 184만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55% 이상 올랐다. 배달용 이륜차가 교통법규를 자주 위반하고 사고도 많이 내면서다.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배달 이륜차 사고위험 실태 및 안전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배달용 이륜차는 한 대당 연 2회 이상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택시 등 영업용 자동차보다 사고율이 7배 높고, 개인 이륜차에 비하면 1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신호위반이나 중앙선침범 등 교통법규 위반 사고 빈도도 배달용 이륜차가 높았다. 배달용 이륜차 교통사고 분석 결과를 보면 교통법규 위반 사고의 65.6%는 신호위반 사고로 나타났다. 사고 5건 중 1건은 중앙선을 침범해 발생했고 무면허 주행에 따른 사고도 9.8%에 달했다.
사고 유형별로는 10건 중 4건꼴(38.1%)로 과속 또는 안전운전불이행에 따른 앞차량과의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갑작스런 진로 변경에 따른 주변 차량과의 충돌사고가 25.4%, 교차로에서 서행하지 않고 진입하다가 발생한 교차로내 사고도 24.2%를 차지했다.
배달용 이륜차의 교통법규 위반이 급증하자 정부도 집중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은 3개월간 관계기관 합동으로 번호판 미부착 등 불법 이륜차와 이륜차 교통법규 위반을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지난달 2일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논의된 '이륜자동차 관리제도 개선방안'의 후속조치다.
이륜차 전면에 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법안도 나왔다. 도로에 신호나 속도위반을 잡아내는 무인 단속카메라가 있지만, 앞 번호판을 달지 않는 이륜차에게는 무용지물이기 때문.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서영교 의원과 국민의힘 박완수 의원 등이 관련 법안을 각각 발의한 상태다. 관련 협회 등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사고가 늘면서 찬성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륜차를 대부분 레저용으로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쓰지 않지만, 실생활에 많이 쓰는 국가들에서는 전면 번호판이 이미 정착된 제도"라며 "이륜차들이 도심 내 주행 속도를 준수하고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