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도 아닌데 루이비통 백이 2만원대?…정체 알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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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쇼핑백에 PVC 덧씌우는 리폼 활발
준비물 갖춰진 '리폼 DIY 키트'도 판매
준비물 갖춰진 '리폼 DIY 키트'도 판매
"명품은 로고도 다 디자인이잖아요. 로고가 담긴 쇼핑백을 리폼해서 가방처럼 들고 다니는 것도 나름 멋있지 않나요? 쇼핑백을 바로 버리는 게 아니라 오래 사용한다는 의미에선 친환경 기조와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샤넬·루이비통·디올 등 명품 로고가 들어간 가방이 2만~5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가품(짝퉁)이 아닌 명품 매장에서 구매하면 제품을 담아주는 종이 쇼핑백 얘기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시간을 보낼 겸 저도 쇼핑백 리폼 DIY(Do it yourself)에 참여해봤습니다. 쇼핑백과 폴리염화비닐(PVC)에 구멍을 뚫어 손잡이를 다는 작업이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만들고 나니 뿌듯하네요."
2일 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명품 브랜드의 쇼핑백을 리폼해 가방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네이버쇼핑·쿠팡 등 오픈마켓에서는 실제로 완제품을 판매 중이다.
리폼된 제품은 종이 쇼핑백을 PVC 비닐로 감싸 내구성을 높이고 비에 젖지 않도록 했다. 일부 제품은 스카프와 진주 모양의 액세서리를 달아 디자인 요소를 추가한 경우도 있었다.
명품 쇼핑백 리폼은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실제 국내 오픈마켓에 올라온 상품들도 중국에서 해외 직구(직접구매)로 들어오는 상품이 대다수다. 국내에선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이 리폼한 가방을 들고 나오면서 화제가 됐다. 지난 5월 한 예능 프로에서 방송인 이지혜의 남편 문제완 씨가 집에 놀러 온 배우 채정안에게 샤넬의 검은색 쇼핑백 리폼백을 선물했다. 문씨가 직접 만든 것으로 소개됐다.
이처럼 가방을 만드는 방법은 유튜브 등 온라인에 공유되고 있다. 우선 PVC 커버 안에 종이 쇼핑백을 넣고 쇼핑백에 달린 손잡이를 자른다. 이후 쇼핑백 안도 PVC 커버를 씌운 뒤 가방 하부에 가죽 받침대를 넣으면 가방의 틀이 잡힌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손잡이 달 위치를 정해 구멍을 뚫은 뒤 나사와 드라이브를 이용해 가방끈을 달면 가방이 완성된다. 원하는 디자인에 맞춰 어깨끈 고리, 각종 액세서리를 추가로 달 수도 있다. 일일이 재료를 구하기 귀찮아하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준비물을 구할 수 있다. PVC DIY 키트도 별도 판매 중이다. 키트에는 PVC 비닐, 종이 쇼핑백 바닥에 깔 가죽, 가방 손잡이로 사용할 끈과 드라이버, 끈을 연결할 나사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한 명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이러한 유행이 생긴 것 같다. 명품은 로고만 들어가도 디자인적 요소가 완성되기 때문에 나름대로 유용한 패션 아이템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별다른 디자인 없이 PVC 재질에 로고만 들어간 상품이 일부 브랜드에서 출시돼 호응을 얻은 적도 있다. 2018년 프랑스 명품 브랜드 셀린느는 PVC 비닐에 '셀린느(CELINE)' 로고만 새긴 가방을 출시했는데 봄에 예약해 여름에나 제품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품귀 현상을 빚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