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 사진=연합뉴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 사진=연합뉴스
사업가 겸 요리연구가 백종원(55)이 운영하는 더본코리아와 돈가스 맛집 연돈이 손잡고 낸 프랜차이즈 '연돈볼카츠'가 강남에 2호점을 오픈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백종원을 향한 자영업자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 연돈볼카츠는 지난 9월 27일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스타플렉스 2층에 2호점을 열었다. 1호점은 지난 9월 15일 제주국제공항 인근 사수동에 오픈했다.

연돈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굴지의 돈가스 맛집으로 자리매김한 식당이다. 식사를 하기 위해 가게 앞에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기다리는 손님들도 있을 정도다. 올해 1월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온라인 예약만 받고 있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많게는 3만 원가량의 웃돈을 얹어 예약권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연돈볼카츠가 서울에 상륙함에 따라 연돈을 가까운 곳에서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갑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일각에서는 백종원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특히 백종원은 방송에서 연돈을 프랜차이즈화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어 일부 시민들 사이에선 반발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돈볼카츠 강남 2호점. / 사진=연돈 인스타그램 캡처
연돈볼카츠 강남 2호점. / 사진=연돈 인스타그램 캡처
자영업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자영업자들은 '시장 경제에서 문제 될 게 없다'는 반응과 '백종원이 방송으로 구축한 이미지를 사업에 이용하는 것은 문제'라는 취지의 반응으로 엇갈려 치열한 담론을 펼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백종원의 연돈 프랜차이즈에 반대하시는 사장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작성한 A 씨는 "소비자들은 질 좋고 싸고 맛있는 음식점으로 가기 마련"이라면서 더본코리아의 프랜차이즈로 인해 가게가 망한다는 논리는 일부 재래시장 상인들이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망한다는 논리와 똑같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재래시장 상인들이 대형마트가 생기는 것을 반대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질 좋고 싼 게 좋다'면서 '바뀌는 게 싫다면 자유시장에서 도태된다'고 했다"며 "똑같은 논리로 더본코리아 사업장이 사장님들 주변 가게로 들어온다면 무슨 논리로 반대할 거냐"고 반문했다.

이어 "방송에서 백종원이 골목식당을 찍는다고, 본인의 본업인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 사업을 안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그는 분명 사업가고, 다른 기업처럼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두둔했다.

그러면서 "공산주의도 아니고 돈 잘 버는 사람이 있으면 돈 못 버는 사람도 있는 것 아니겠냐"며 "제발 님비주의, 일부 재래시장 사장님들처럼 이기적으로 생각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일부 회원들은 '백종원이 방송을 통해 쌓은 이미지를 사업에 이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취지의 목소리를 냈다.

한 회원은 "프랜차이즈 수십 개를 하든 수백 개를 하든 이유야 어찌 됐든, 방송을 통해 쌓은 이미지와 함께 방송에서 소개된 맛집 위주로 프랜차이즈화해 골목상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자영업자들과 영세상인들의 분노를 유발시키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고 했다.

또 다른 회원도 "(백종원이) 방송에 얼굴을 비추는 건 일종의 광고다. 방송인이면 신뢰가 가고 음식에 박학다식한 이미지까지 고정화 돼 있으니 형평성에 크게 어긋난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