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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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디텍터(RD)는 차량 대시보드에 부착해 사용하는 소형 전자기기다. 교통경찰이 과속 단속을 위해 사용하는 속도측정기(스피드건)의 레이더를 감지하면 경보를 울린다. 한국에서는 생소한 제품이지만 미국에서는 연간 100만 개씩 팔리는 차량용 필수품이다. 개당 가격은 150~700달러 수준이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백금티앤에이는 레이더디텍터·산업용 무전기 전문 제조회사다. 1996년 12월 설립된 이후 24년 넘게 미국 전자기기 회사 코브라 등에 레이더디텍터를 30만 개 이상 납품하고 있다. 임학규 백금티앤에이 대표는 “블랙박스와 결합한 신제품 등을 조만간 출시해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임학규 백금티앤에이 대표가 경기 군포 사무실에서 회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김진원 기자
임학규 백금티앤에이 대표가 경기 군포 사무실에서 회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김진원 기자

“트럭이 밟아도 멀쩡한 제품”

레이더디텍터 시장은 최근 다시 커지고 있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했다는 관측과 달리 교통사고 발생률을 유의미하게 줄인다는 연구 등이 추가로 나왔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작년 코로나19로 움츠러들었던 수요가 폭발한 것에 더해 레이더디텍터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뀐 영향으로 시장이 턴어라운드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시장 수요가 작년 대비 1.8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백금티앤에이는 레이더디텍터를 작고 가벼우면서도 튼튼하게 만들어 해외 시장을 뚫을 수 있었다. 처음 미국에 납품을 시작한 1990년대 후반 회사에서 생산한 레이더디텍터 시제품을 ‘덤프트럭이 밟고 지나가도 괜찮은 제품’으로 소개하며 바이어의 관심을 끌었다.

최근에는 필리핀 공장을 정비해 조립 공정을 자동화·모듈화했다. 1개의 레이더디텍터에는 230여 개 부품이 들어간다. 직원이 직접 손으로 조립해야 하는 공정은 70개에 달했다. 백금티앤에이는 여기에 자동화를 도입했다. 수작업 공정을 10개 이하로 줄였다. 일부 부품은 묶어서 모듈화해 제조 효율성을 높였다. 백금티앤에이는 필리핀 칼람바 공장에서 연간 레이더디텍터 90만 개 이상씩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3년 내 매출 5000억원 달성

대기업 종합무역상사 출신인 임 대표는 1990년대 중반 레이더디텍터 시장의 성장세를 확인하고 창업했다. 당시 살고 있던 집을 팔아 창업 자금 2억원을 마련했다. 한 대에 6000만원씩 하는 설비를 갖추고 시제품 제작에 나섰다. 수출을 시작한 1997년 맞이한 외환위기는 백금티앤에이에 기회로 돌아왔다. 환율이 상승하면서 제품 경쟁력은 높아졌다. 한화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늘어났다.

산업용 무전기도 연간 40만 개씩 생산해 미국 모토로라 등에 납품하고 있는 백금티앤에이는 제품을 다각화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자회사 엠티오메가가 개발한 ‘0.7초 부팅 블랙박스’가 대표적이다. 엠티오메가는 주차 중 상시 소모되는 전력을 최소화한 블랙박스를 개발해 일본, 러시아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작년 매출 848억원 중 836억원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이다. 임 대표는 “엠티오메가를 2023년께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키고 계열사 전체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군포=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