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한 방울" 골드만삭스, 전략 비축유 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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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주도한 전략 비축유 방출에 대해 골드만삭스가 '넓은 바다에 한 방울을 떨어뜨린 격'이라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23일(현지시간) 전략 비축유 방출과 관련, '바다에 한 방울'(A Drop in the Ocean)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백악관은 지난 23일 아침 전략 비축유 5000만 배럴의 방출을 발표했다. 중국 일본 영국 한국 등 대형 원유소비국들도 함께 비축유를 풀기로 했다. 하지만 이 소식이 나온 뒤 국제 유가는 2~3%씩 급등했습니다. 유가는 24일(미 동부시간 아침 10시) 0.2~0.3% 하락하고 있지만, 브렌트유는 여전히 배럴당 82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에서 5000만 배럴, 한국과 일본 중국 인도 및 영국에서 약 3000만 배럴 등 총량 7900만 배럴 정도의 전략 비축유가 방출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면서 이런 방출량은 시장이 예상하고 유가에 반영한 1억 배럴 이상보다 작았다고 평가했다. 또 대부분의 비축유 방출은 스와프(교환) 방식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유가 안정 효과가 작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비축유를 받아간 정유사는 2022~2024년 중 다시 원유 형태로 반납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5000만 배럴 가운데 3200만 배럴을 스와프 방식으로 내보낸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전략 비축유 방출이 애초 예상했던 배럴당 3달러가 아닌 2달러 미만을 떨어뜨리는 효과 정도만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난 10월 말 이후 국제 유가가 배럴당 8달러가량 떨어진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전날 브렌트유는 배럴당 3.4% 오른 82.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82달러로 내린 건 전략 비축유 방출 뿐 아니라 코로나바이러스 재창궐로 향후 3개월 동안 하루 150만 배럴가량의 글로벌 석유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유럽에서 최근 봉쇄가 강화되고 있는데, 지난해 겨울 사례를 보면 이로 인해 하루 약 100만 배럴 수요가 줄었었고, 중국도 지난 여름 봉쇄 강화로 하루 50만 배럴 수요가 감소했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3개월 동안의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며, 이는 펀더멘털을 넘어서는 과매도를 부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이란 핵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 점이 전략 비축유 방출로 인한 하락 효과(배럴당 2달러)를 상쇄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란은 하루 200만~300만 배럴씩 수출을 해오던 세계 3위 수출국이었는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제재로 인해 지금 원유 수출이 거의 끊어졌다. 이란 핵 협상은 오는 29일 재개되는데, 미국은 참여하지 않고 유럽이 주도한다. 이란은 제재를 받는 동안 핵 개발을 많이 진전시켜 놓았고 이를 인정하라는 입장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 이란 핵 협상이 진행되어 내년 4월에는 제재가 해제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이런 예상이 너무 낙관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브렌트유 기준 연말 유가를 배럴당 90달러로 유지했다.
결론적으로 골드만삭스는 전략 비축유 방출 같은 정부 개입이 고유가를 풀어낼 해결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금의 고유가는 지난 7년 동안 ESG 흐름 등으로 인해 필요 이하의 투자가 이뤄진 데다, 코로나바이러스와 중국 수요 및 친환경 에너지 전환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란 얘기다.
미국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유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미국의 원유 수출을 금지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수출 금지도 역효과만을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원유 시장을 대대적 혼란으로 빠뜨릴 것이란 얘기다.
미국은 현재 하루 3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이는 막으면 미국 내에서 모두 정제해야 하는데, 미국 정유업계가 이런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초과 원유는 금세 미국 내 원유 저장용 탱크를 꽉 채울 것이고, 석유 회사들은 원유 생산을 중단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또 세계 시장에서는 하루 300만 배럴이 사라지면서 브렌트유 등 원유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 미국은 유럽에서 휘발유를 수입하는데, 이 가격이 급등해 미국 경기에 찬물을 부을 수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골드만삭스는 23일(현지시간) 전략 비축유 방출과 관련, '바다에 한 방울'(A Drop in the Ocean)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백악관은 지난 23일 아침 전략 비축유 5000만 배럴의 방출을 발표했다. 중국 일본 영국 한국 등 대형 원유소비국들도 함께 비축유를 풀기로 했다. 하지만 이 소식이 나온 뒤 국제 유가는 2~3%씩 급등했습니다. 유가는 24일(미 동부시간 아침 10시) 0.2~0.3% 하락하고 있지만, 브렌트유는 여전히 배럴당 82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에서 5000만 배럴, 한국과 일본 중국 인도 및 영국에서 약 3000만 배럴 등 총량 7900만 배럴 정도의 전략 비축유가 방출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면서 이런 방출량은 시장이 예상하고 유가에 반영한 1억 배럴 이상보다 작았다고 평가했다. 또 대부분의 비축유 방출은 스와프(교환) 방식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유가 안정 효과가 작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비축유를 받아간 정유사는 2022~2024년 중 다시 원유 형태로 반납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5000만 배럴 가운데 3200만 배럴을 스와프 방식으로 내보낸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전략 비축유 방출이 애초 예상했던 배럴당 3달러가 아닌 2달러 미만을 떨어뜨리는 효과 정도만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난 10월 말 이후 국제 유가가 배럴당 8달러가량 떨어진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전날 브렌트유는 배럴당 3.4% 오른 82.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82달러로 내린 건 전략 비축유 방출 뿐 아니라 코로나바이러스 재창궐로 향후 3개월 동안 하루 150만 배럴가량의 글로벌 석유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유럽에서 최근 봉쇄가 강화되고 있는데, 지난해 겨울 사례를 보면 이로 인해 하루 약 100만 배럴 수요가 줄었었고, 중국도 지난 여름 봉쇄 강화로 하루 50만 배럴 수요가 감소했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3개월 동안의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며, 이는 펀더멘털을 넘어서는 과매도를 부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이란 핵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 점이 전략 비축유 방출로 인한 하락 효과(배럴당 2달러)를 상쇄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란은 하루 200만~300만 배럴씩 수출을 해오던 세계 3위 수출국이었는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제재로 인해 지금 원유 수출이 거의 끊어졌다. 이란 핵 협상은 오는 29일 재개되는데, 미국은 참여하지 않고 유럽이 주도한다. 이란은 제재를 받는 동안 핵 개발을 많이 진전시켜 놓았고 이를 인정하라는 입장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 이란 핵 협상이 진행되어 내년 4월에는 제재가 해제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이런 예상이 너무 낙관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브렌트유 기준 연말 유가를 배럴당 90달러로 유지했다.
결론적으로 골드만삭스는 전략 비축유 방출 같은 정부 개입이 고유가를 풀어낼 해결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금의 고유가는 지난 7년 동안 ESG 흐름 등으로 인해 필요 이하의 투자가 이뤄진 데다, 코로나바이러스와 중국 수요 및 친환경 에너지 전환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란 얘기다.
미국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유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미국의 원유 수출을 금지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수출 금지도 역효과만을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원유 시장을 대대적 혼란으로 빠뜨릴 것이란 얘기다.
미국은 현재 하루 3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이는 막으면 미국 내에서 모두 정제해야 하는데, 미국 정유업계가 이런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초과 원유는 금세 미국 내 원유 저장용 탱크를 꽉 채울 것이고, 석유 회사들은 원유 생산을 중단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또 세계 시장에서는 하루 300만 배럴이 사라지면서 브렌트유 등 원유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 미국은 유럽에서 휘발유를 수입하는데, 이 가격이 급등해 미국 경기에 찬물을 부을 수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