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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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기혼 여성 A 씨는 배우자가 시도 때도 없이 방귀를 뀐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얼굴에 방귀 뀌는 배우자'라는 글을 올린 A 씨는 "밥 먹을 때, 길 가다가, 매장에서 가리지 않고 방귀를 내뿜는다"라며 "방금은 제 얼굴에 살포하기도 했다. 본인은 웃기는지 엄청 웃는데 저는 기분도 나쁘고 한편으로 건강상 문제가 있는지 걱정이 된다"고 털어놨다.

방귀는 음식물과 함께 입을 통해 들어간 공기가 장 내용물의 발효에 의해 생겨난 가스와 혼합된 것으로 항문으로 방출되는 것을 뜻한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장내에서 하루 500~4000cc의 가스가 만들어진다. 이 가운데 250~300cc가 방귀로 배출되고 나머지는 장벽을 통해 혈관에 흡수돼 트림이나 숨 쉴 때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일부는 간에 흡수돼 소변으로 배출되기도 한다. 건강한 젊은 남자의 경우 하루 평균 횟수는 14회 정도이며 최고 25회 까지는 방귀를 뀐다.

방귀의 양은 입을 통해 위로 들어간 공기의 양에 의해 좌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식을 빨리 먹는 경우, 식후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경우, 소화가 잘되지 않는 음식을 먹은 경우, 장 속 유해균이 많아지는 경우 방귀의 양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하루 방귀 횟수가 26회 이상이라 하더라도 일시적이고 다른 배변 습관의 변화가 관찰되지 않는다면 정상이다. 방귀 냄새가 심하다고 질병을 의심해야 할까. 방귀의 고약한 냄새의 원인은 '황' 성분으로 계란, 고기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에 많이 들어있는데, 이런 음식을 섭취하면 일시적으로 냄새가 심해질 수 있다.

"윽! 냄새"…일상 속 방귀를 줄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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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강관리협회는 "방귀를 참으면 장 내 가스가 쌓이며 대장이 부풀어 오르고, 장기간 반복되면 변비가 되거나 대장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잦은방귀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다면 장 내 가스를 유발하는 습관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국인의 85%는 우유 등 유제품을 소화시키는 '유당 분해효소'가 적어 유제품을 먹으면 가스가 많이 생긴다. 우유를 마실 때 약국에서 유당 분해효소를 사서 넣어 마시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가스를 유발하는 식품 즉 고구마, 현미, 보리, 자두, 사과, 브로콜리 등을 과다 섭취하지 않는 것이 방귀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서양식단은 지방이 높고 섬유소가 적어 대장 질환을 유발하는 주원인이 되므로 비정제 곡류,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유산균을 먹어 장 속 유익균을 늘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일각에는 방귀를 많이 뀌는 것이 위암 초기 증상일 가능성이 있다는 설도 있다. 지병훈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의학채널 비온뒤에 "공식적으로 방귀가 위암 조기증상으로 해당하지 않는다"며 "위암은 증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내시경 검진으로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방귀가 잦아진 지 오래되었거나 설사, 변비 등 눈에 띄는 배변 습관의 변화,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복통 등이 동반된다면 대장 질환의 증상이 아닌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