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시사한자] 野(들 야) 鄙(더러울 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유광종 <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
다듬어지지 않은 상태, 조악한 성정(性情), 심지어 추악한 품성을 두루 일컬을 때 쓰는 말이 야비(野鄙)다. 여기서 野(야)는 학습 등으로 외양을 제대로 꾸미지 않아 바탕이 그냥 드러나는 상태를 가리킨다.
한자 자전의 우선 새김으로 보면 野(야)는 ‘들판’이다. 그러나 초기의 쓰임에서는 일정한 지역을 가리켰다. 주(周)나라 때의 구역 지칭이다. 왕도(王都)를 중심으로 100리(里) 바깥을 郊(교)라고 했고, 그로부터 200리 더 나가는 곳이 바로 野(야)다.
우리가 “사람 참 야비하다”고 끌탕 칠 때의 ‘야비’는 사실 이런 구역 이름이다. 野(야)와 鄙(비)는 거의 같은 곳 또는 鄙(비)가 野(야)에 비해 왕도로부터 더 떨어져 있는 곳을 가리켰다고 본다. 왕도를 문명이 깃든 곳으로 간주하고 그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을 비(非)문명의 지역으로 보려는 차별적 시선이 읽힌다.
그래서 문명과 동떨어진 곳 또는 그 지역의 사람을 야만(野蠻)이라 했다. 정치가 벌어지는 중심을 朝(조)라고 표현하면서 그로부터 떨어져 있는 곳 또는 사람을 野(야)라고 지칭한다. 둘을 묶어 쓰면 조야(朝野)다. 정치에 간여하지 않거나, 핵심 업무로부터 비켜 서 있는 사람을 야인(野人)으로 적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鄙(비)라는 글자의 쓰임도 제법 많다. 우선 순우리말 새김은 ‘다랍다’다. 인색함, 더러움, 상스러운 말씨 등을 일컫는 말이다. 우선 비루(鄙陋)라고 적어 사람의 천박하며 더러운 성격을 가리킨다. 북비(北鄙)라고 적어 수도로부터 북쪽으로 아주 멀리 떨어진 곳, 우리의 경우는 가장 먼 변방인 함경북도를 지칭했다.
사정이 그러니 野(야)와 鄙(비)가 만나 야비(野鄙)를 이루면 결코 좋은 조합이 아니다. 현대 중국에서는 그런 경우를 卑鄙(비비)라고 적은 뒤 ‘베이비’라고 발음한다. 그러니 우리식 표기 ‘베이비’는 영어로 baby, 중국어로는 ‘천박한 사람’의 두 가지 뜻이다.
논쟁이 많았던 예산안 표결과 제 선거구 이해관계를 바꿔치기한 국회의원들에게 붙여 볼 이름이다. “베이비~. ” 철부지 아이, 아니면 적어도 비루해서 천박한 존재다.
유광종 <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
한자 자전의 우선 새김으로 보면 野(야)는 ‘들판’이다. 그러나 초기의 쓰임에서는 일정한 지역을 가리켰다. 주(周)나라 때의 구역 지칭이다. 왕도(王都)를 중심으로 100리(里) 바깥을 郊(교)라고 했고, 그로부터 200리 더 나가는 곳이 바로 野(야)다.
우리가 “사람 참 야비하다”고 끌탕 칠 때의 ‘야비’는 사실 이런 구역 이름이다. 野(야)와 鄙(비)는 거의 같은 곳 또는 鄙(비)가 野(야)에 비해 왕도로부터 더 떨어져 있는 곳을 가리켰다고 본다. 왕도를 문명이 깃든 곳으로 간주하고 그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을 비(非)문명의 지역으로 보려는 차별적 시선이 읽힌다.
그래서 문명과 동떨어진 곳 또는 그 지역의 사람을 야만(野蠻)이라 했다. 정치가 벌어지는 중심을 朝(조)라고 표현하면서 그로부터 떨어져 있는 곳 또는 사람을 野(야)라고 지칭한다. 둘을 묶어 쓰면 조야(朝野)다. 정치에 간여하지 않거나, 핵심 업무로부터 비켜 서 있는 사람을 야인(野人)으로 적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鄙(비)라는 글자의 쓰임도 제법 많다. 우선 순우리말 새김은 ‘다랍다’다. 인색함, 더러움, 상스러운 말씨 등을 일컫는 말이다. 우선 비루(鄙陋)라고 적어 사람의 천박하며 더러운 성격을 가리킨다. 북비(北鄙)라고 적어 수도로부터 북쪽으로 아주 멀리 떨어진 곳, 우리의 경우는 가장 먼 변방인 함경북도를 지칭했다.
사정이 그러니 野(야)와 鄙(비)가 만나 야비(野鄙)를 이루면 결코 좋은 조합이 아니다. 현대 중국에서는 그런 경우를 卑鄙(비비)라고 적은 뒤 ‘베이비’라고 발음한다. 그러니 우리식 표기 ‘베이비’는 영어로 baby, 중국어로는 ‘천박한 사람’의 두 가지 뜻이다.
논쟁이 많았던 예산안 표결과 제 선거구 이해관계를 바꿔치기한 국회의원들에게 붙여 볼 이름이다. “베이비~. ” 철부지 아이, 아니면 적어도 비루해서 천박한 존재다.
유광종 <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