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포럼] 성공방정식 찾아가는 한국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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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과 협업, 골연령 측정모델 만든 뷰노
토익 고득점 학습 서비스하는 뤼이드 등
작은 성공 확장시키는 韓 AI 미래 밝아
이경전 < 경희대 교수·경영학 >
토익 고득점 학습 서비스하는 뤼이드 등
작은 성공 확장시키는 韓 AI 미래 밝아
이경전 < 경희대 교수·경영학 >
한국의 인공지능(AI)은 어느 수준에 와 있을까. 최근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한국 관련 AI 기업 사례를 통해 한국의 AI 기술 수준을 가늠해보자.
미국의 한인 창업가가 세운 회사 센드버드는 지난 5월 1억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센드버드는 고객사가 자신의 모바일 앱에 채팅과 메시징 기능을 손쉽게 추가할 수 있도록 해준다. 김동신 대표는 2017년 1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챗봇에 투자사들이 많은 투자를 했는데, 챗봇의 AI가 약속한 기능을 해주지 못한 게 많았다. 기술 시연은 되지만 사업화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이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고객상담 내용이 산업이나 소비자에 따라 너무 달라 처리하기 힘들다. 데이터도 어렵고, 이를 적절히 처리하는 알고리즘을 짜기도 어려운데, 이런 어려움을 함께 견딜 고객사를 찾기도 쉽지 않다.”
챗봇과 관련된 AI 기술 현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기술과 산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용기 없이는 힘들다. 센드버드는 AI 챗봇을 개발해주겠다는 허황된 약속보다 기업에 메시징과 채팅 기능을 손쉽게 만들어주는 플랫폼을 개발·보급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AI 기법을 이용해 빠른 시간에 토익 점수를 올려주는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뤼이드는 지난달 1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가 사용하는 AI 기법은 아마존과 넷플릭스가 사용해온 협동적 필터링 기법이다. 영화에 대해 나와 비슷하게 호불호를 표시한 사람을 찾고, 내가 안 본 영화 중에서 그 사람이 호감을 표시한 영화가 있다면, 그 영화는 나도 좋아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간단한 산수로 구현한 것이 협동적 필터링 기법이다.
뤼이드는 이 기법을 영화나 음악 추천에 적용하는 대신 시험 문제 추천에 사용했다. 나와 비슷하게 시험 문제를 맞히고 틀리기도 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찾아 그가 틀린 문제를 풀면 빠르게 학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정 수준의 학습에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강화 학습을 결합한 것이 뤼이드의 방법이다.
뤼이드는 이런 성공 방정식을 다른 분야에도 확장 적용하고 있다. 여러 분야의 시험 문제 콘텐츠를 가진 사람들이 뤼이드와 함께 적응적 학습 콘텐츠 서비스를 개발해 수익을 공유할 수 있게 하면서 AI 기반의 적응적 학습 서비스 플랫폼 회사로 성장해나가는 것이다. 적응적 학습산업은 중국이 앞서 있는데, 뤼이드의 등장으로 한국도 중국 못지않은 AI 기반 교육 기업을 보유하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뷰노가 성공방정식을 찾아내고 있다. 뷰노는 서울아산병원과 협력해 청소년의 손가락 엑스레이 사진 데이터를 콘볼루션 신경망으로 학습시켜 골연령을 측정할 수 있는 AI 기법을 개발했다. 지난 3월 미국 특허를 받았고 이 특허에 기반한 시스템을 완성시켜 전 세계 병원에 공급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다.
뤼이드가 AI 기반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찾았다면, 뷰노는 개별 프로젝트로 시작해 AI 기반 제품 모델을 찾아냈다는 것을 차이점으로 꼽을 수 있다. 미국의 왓슨이나 한국 L사의 의료 AI처럼 처음부터 모호하게 플랫폼을 주장하지 않고, 하나의 성공에 기반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았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센드버드 역시 지금 가능한 기술로, 지금 필요한 일을 손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플랫폼 모델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하다. 뷰노 또한 콘볼루션 신경망 기술을 통해 영상 인식만으로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고, 현업 의료인들과 협동하는 AI 비즈니스 모델 개발 과정을 보여줬다.
뷰노와 센드버드는 B2B AI 사업 모델로 기존 산업을 지원하는 AI 기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뤼이드는 학습문제지와 학원교사를 없애 산업에 ‘파괴적 혁신’을 가져오겠다는 B2C AI 사업 모델을 아마도 세계 최초로 보여주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의 AI, 어려운 가운데서도 젊은 사람들이 잘 해내고 있다.
미국의 한인 창업가가 세운 회사 센드버드는 지난 5월 1억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센드버드는 고객사가 자신의 모바일 앱에 채팅과 메시징 기능을 손쉽게 추가할 수 있도록 해준다. 김동신 대표는 2017년 1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챗봇에 투자사들이 많은 투자를 했는데, 챗봇의 AI가 약속한 기능을 해주지 못한 게 많았다. 기술 시연은 되지만 사업화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이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고객상담 내용이 산업이나 소비자에 따라 너무 달라 처리하기 힘들다. 데이터도 어렵고, 이를 적절히 처리하는 알고리즘을 짜기도 어려운데, 이런 어려움을 함께 견딜 고객사를 찾기도 쉽지 않다.”
챗봇과 관련된 AI 기술 현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기술과 산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용기 없이는 힘들다. 센드버드는 AI 챗봇을 개발해주겠다는 허황된 약속보다 기업에 메시징과 채팅 기능을 손쉽게 만들어주는 플랫폼을 개발·보급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AI 기법을 이용해 빠른 시간에 토익 점수를 올려주는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뤼이드는 지난달 1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가 사용하는 AI 기법은 아마존과 넷플릭스가 사용해온 협동적 필터링 기법이다. 영화에 대해 나와 비슷하게 호불호를 표시한 사람을 찾고, 내가 안 본 영화 중에서 그 사람이 호감을 표시한 영화가 있다면, 그 영화는 나도 좋아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간단한 산수로 구현한 것이 협동적 필터링 기법이다.
뤼이드는 이 기법을 영화나 음악 추천에 적용하는 대신 시험 문제 추천에 사용했다. 나와 비슷하게 시험 문제를 맞히고 틀리기도 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찾아 그가 틀린 문제를 풀면 빠르게 학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정 수준의 학습에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강화 학습을 결합한 것이 뤼이드의 방법이다.
뤼이드는 이런 성공 방정식을 다른 분야에도 확장 적용하고 있다. 여러 분야의 시험 문제 콘텐츠를 가진 사람들이 뤼이드와 함께 적응적 학습 콘텐츠 서비스를 개발해 수익을 공유할 수 있게 하면서 AI 기반의 적응적 학습 서비스 플랫폼 회사로 성장해나가는 것이다. 적응적 학습산업은 중국이 앞서 있는데, 뤼이드의 등장으로 한국도 중국 못지않은 AI 기반 교육 기업을 보유하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뷰노가 성공방정식을 찾아내고 있다. 뷰노는 서울아산병원과 협력해 청소년의 손가락 엑스레이 사진 데이터를 콘볼루션 신경망으로 학습시켜 골연령을 측정할 수 있는 AI 기법을 개발했다. 지난 3월 미국 특허를 받았고 이 특허에 기반한 시스템을 완성시켜 전 세계 병원에 공급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다.
뤼이드가 AI 기반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찾았다면, 뷰노는 개별 프로젝트로 시작해 AI 기반 제품 모델을 찾아냈다는 것을 차이점으로 꼽을 수 있다. 미국의 왓슨이나 한국 L사의 의료 AI처럼 처음부터 모호하게 플랫폼을 주장하지 않고, 하나의 성공에 기반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았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센드버드 역시 지금 가능한 기술로, 지금 필요한 일을 손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플랫폼 모델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하다. 뷰노 또한 콘볼루션 신경망 기술을 통해 영상 인식만으로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고, 현업 의료인들과 협동하는 AI 비즈니스 모델 개발 과정을 보여줬다.
뷰노와 센드버드는 B2B AI 사업 모델로 기존 산업을 지원하는 AI 기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뤼이드는 학습문제지와 학원교사를 없애 산업에 ‘파괴적 혁신’을 가져오겠다는 B2C AI 사업 모델을 아마도 세계 최초로 보여주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의 AI, 어려운 가운데서도 젊은 사람들이 잘 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