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내놓은 ‘2020~2050년 재정 추계’를 보면 청년세대가 떠안아야 할 과도한 부담에 걱정부터 앞선다. 저출산·고령화로 세금 낼 인구가 줄어들지만 정부의 복지 지출은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올해 고교 3학년 학생이 50세가 되는 2050년에는 1인당 짊어져야 할 나랏빚(국가 채무)이 부모 세대의 약 여섯 배인 1억1296만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가 국가채무를 ‘적정 수준(국내총생산 대비 40%)’으로 유지하기 위해 증세를 하면 2050년 1인당 평균 세금 부담은 4817만원으로 올해(1034만원)보다 네 배 이상 커진다. 나랏빚으로 메우든, 세금으로 때우든 지금 같은 재정지출 구조로는 한 세대 이상 버텨내기 어렵다는 얘기다. “30년 뒤 ‘재정 파탄’을 맞을지, ‘세금 폭탄’을 떠안을지 양자택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재정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이런 재정 추계조차 연평균 2% 경제 성장 등 1~2년 전의 낙관적인 전망을 토대로 한 것이다. 고교 무상교육 등 새로운 복지제도 도입,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예상보다 빠른 공적연금 충당금 보전 등 전망치에 잡히지 않았던 경직성 지출 증가도 재정 악화를 가중시킬 게 뻔하다. 지금 세대를 위하겠다고 극심한 취업난 탓에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3포(三抛)세대’인 2030세대에 ‘나랏빚·세금 폭탄’을 떠넘기는 것은 ‘세대 간 착취’와 다를 바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화와 맞물린 청년세대의 결혼과 출산 기피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암울하게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으로 합계출산율이 0.98명으로 세계에서 유일한 ‘출산율 0명대 국가’로 전락했다. 현 세대가 누린 ‘복지청구서’에 등골이 휠 것이 분명한 청년세대가 어떻게 아이를 낳고 기를 생각을 가질 수 있겠는가. 더 늦기 전에 청년세대와 국가의 미래를 거덜 낼 퍼주기 복지정책을 멈춰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