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미영의 데이터로 본 세상] 소셜미디어, 새해 다짐의 성공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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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세계의 이목이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쏠렸다. 세계 최대 전자쇼인 CES가 열렸기 때문이다. CES에선 가까운 시일에 실현 가능한 기술들이 소개된다. 로봇 바텐더, 하늘 길을 가는 에어 택시, 수중 드론 등 기술을 통해 참가자들은 손에 잡히는 미래 사회를 엿볼 수 있었다.
‘2020 CES’에서 관심을 유독 많이 받은 주제는 건강이었다. 우리가 이미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가까운 미래에 어떻게 발전해나갈지를 짐작해볼 수 있었다. 가령, 프랑스의 위딩스는 부정맥과 수면 무호흡을 탐지할 수 있는 스마트 워치를 내놨고, 핀란드의 순토는 70개 신호를 수집하는 기능을 갖춘 스마트 워치를 전시했다.
이뿐만 아니라 우울한 감정과 불면증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기술, 만성질환을 겪는 노인의 일상을 모니터링하며 외부 도움이 필요한 순간을 선제적으로 예측하는 서비스도 시연됐다. 심지어 금연을 혁신적으로 돕는 앱까지 등장했다. 인류의 건강과 장수를 돕는 기술이 2020년 우리의 삶을 금세 혁신적으로 바꿀 것만 같았다.
새해 결심을 습관화하는 비법
이 혁신적인 기술들에는 큰 맹점이 있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란 말처럼 아무리 좋은 신기술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이를 꾸준히 활용하며 습관으로 만드는 것은 다른 일이다. 금연을 돕는 앱을 구입하는 것만으로 실제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하지만 포기는 이르다. 데이터 과학자들은 신기술을 활용해 더 효과적으로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는 ‘습관 성형 비법’을 소개했다. 그 비법을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얼리어답터인 친구를 둬라. 지인이 직접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볼 때 신기술을 더 빠르게 도입하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내 도시 간 신기술이 도입되는 순서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비록 대도시는 아니지만, 얼리어답터가 상대적으로 많은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은 가장 많은 사람이 앞서 신기술을 도입해 쓴다. 주변의 노출이 많기 때문이다. 관심이 가는 신기술을 사용하는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얼리어답터를 친구로 추가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둘째, 나와 비슷한 친구를 염탐하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한 100만 명의 네트워크와 그들의 운동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개인이 운동하게 될 확률은 간헐적으로 운동을 하던 친구가 운동량을 늘릴 때였다. 반면, 운동광인 친구는 나와 너무 다른 사람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자신의 습관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즉, 자신과 유사한 지인의 건강 습관이 자신에게 가장 쉽게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셋째, SNS에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떠벌려라. 혼자 묵묵히 앱을 내려받아 사용하는 것보다는 주변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음을 선포하면 다짐이 오래갈 확률이 높아진다. 이는 설득의 심리학에서도 알려진 중요한 전략이기도 하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이용해 단순히 걸음 수를 늘려가는 것보다 운동 경험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거나, 디바이스를 SNS와 연계해 친구와 가족이 공유할 때 더 오랜 기간 지속해서 운동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스스로 건강해진 습관을 받아들이고, 주변과 이를 공유할 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경자년(庚子年)의 첫 한 달이 지나가는 시점이다. 새해에 세운 결심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되돌아볼 때다. CES에서 소개된 기술처럼 더욱 스마트하게 우리의 건강과 장수를 챙겨줄 기술들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소비자의 몫이다.
소셜 네트워크로 '공유'하라
만일 위 세 가지 조건에 아무 해당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괜찮다. 운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온라인에서 찾아보고 내가 건강을 전파하는 소셜 링크의 중심으로 들어서면 된다. 이 글을 읽는 지금 바로 짧은 산책을 하러 나가며 가족과 공유하기만 해도 된다. 산책을 시작하게 된 당신은 주변에 건강한 습관을 전파하는 훌륭한 네트워크의 일원이 될 것이다.
차미영 < 기초과학연구원 수리·계산과학 연구단 CI(Chief Investigator) >성원해주신 ‘다시 읽는 명저’ 연재를 마치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자 네 분의 과학칼럼을 매주 목요일자에 싣습니다. ‘차미영의 데이터로 본 세상’에 이어 △최형순(KAIST 물리학과 교수)의 과학의 창 △김재완(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교수)의 21세기 양자혁명 △전영범(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의 별헤는 밤 순으로 게재합니다. 각각 데이터 사이언스, 과학적 사고, 양자혁명의 이해, 천문학 이야기로 꾸밉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20 CES’에서 관심을 유독 많이 받은 주제는 건강이었다. 우리가 이미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가까운 미래에 어떻게 발전해나갈지를 짐작해볼 수 있었다. 가령, 프랑스의 위딩스는 부정맥과 수면 무호흡을 탐지할 수 있는 스마트 워치를 내놨고, 핀란드의 순토는 70개 신호를 수집하는 기능을 갖춘 스마트 워치를 전시했다.
이뿐만 아니라 우울한 감정과 불면증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기술, 만성질환을 겪는 노인의 일상을 모니터링하며 외부 도움이 필요한 순간을 선제적으로 예측하는 서비스도 시연됐다. 심지어 금연을 혁신적으로 돕는 앱까지 등장했다. 인류의 건강과 장수를 돕는 기술이 2020년 우리의 삶을 금세 혁신적으로 바꿀 것만 같았다.
새해 결심을 습관화하는 비법
이 혁신적인 기술들에는 큰 맹점이 있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란 말처럼 아무리 좋은 신기술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이를 꾸준히 활용하며 습관으로 만드는 것은 다른 일이다. 금연을 돕는 앱을 구입하는 것만으로 실제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하지만 포기는 이르다. 데이터 과학자들은 신기술을 활용해 더 효과적으로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는 ‘습관 성형 비법’을 소개했다. 그 비법을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얼리어답터인 친구를 둬라. 지인이 직접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볼 때 신기술을 더 빠르게 도입하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내 도시 간 신기술이 도입되는 순서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비록 대도시는 아니지만, 얼리어답터가 상대적으로 많은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은 가장 많은 사람이 앞서 신기술을 도입해 쓴다. 주변의 노출이 많기 때문이다. 관심이 가는 신기술을 사용하는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얼리어답터를 친구로 추가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둘째, 나와 비슷한 친구를 염탐하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한 100만 명의 네트워크와 그들의 운동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개인이 운동하게 될 확률은 간헐적으로 운동을 하던 친구가 운동량을 늘릴 때였다. 반면, 운동광인 친구는 나와 너무 다른 사람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자신의 습관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즉, 자신과 유사한 지인의 건강 습관이 자신에게 가장 쉽게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셋째, SNS에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떠벌려라. 혼자 묵묵히 앱을 내려받아 사용하는 것보다는 주변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음을 선포하면 다짐이 오래갈 확률이 높아진다. 이는 설득의 심리학에서도 알려진 중요한 전략이기도 하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이용해 단순히 걸음 수를 늘려가는 것보다 운동 경험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거나, 디바이스를 SNS와 연계해 친구와 가족이 공유할 때 더 오랜 기간 지속해서 운동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스스로 건강해진 습관을 받아들이고, 주변과 이를 공유할 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경자년(庚子年)의 첫 한 달이 지나가는 시점이다. 새해에 세운 결심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되돌아볼 때다. CES에서 소개된 기술처럼 더욱 스마트하게 우리의 건강과 장수를 챙겨줄 기술들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소비자의 몫이다.
소셜 네트워크로 '공유'하라
만일 위 세 가지 조건에 아무 해당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괜찮다. 운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온라인에서 찾아보고 내가 건강을 전파하는 소셜 링크의 중심으로 들어서면 된다. 이 글을 읽는 지금 바로 짧은 산책을 하러 나가며 가족과 공유하기만 해도 된다. 산책을 시작하게 된 당신은 주변에 건강한 습관을 전파하는 훌륭한 네트워크의 일원이 될 것이다.
차미영 < 기초과학연구원 수리·계산과학 연구단 CI(Chief Investigator) >성원해주신 ‘다시 읽는 명저’ 연재를 마치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자 네 분의 과학칼럼을 매주 목요일자에 싣습니다. ‘차미영의 데이터로 본 세상’에 이어 △최형순(KAIST 물리학과 교수)의 과학의 창 △김재완(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교수)의 21세기 양자혁명 △전영범(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의 별헤는 밤 순으로 게재합니다. 각각 데이터 사이언스, 과학적 사고, 양자혁명의 이해, 천문학 이야기로 꾸밉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