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두 달간 하루 50명 미만이던 지역감염자(해외 유입 제외)는 이달 13일 85명으로 늘더니 14일 155명, 15일 267명, 16일 188명 등 사흘 연속 세 자릿수로 증가했다. 지역감염자의 80% 이상이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모여 사는 수도권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지난 2~3월 대구의 1차 대유행보다 위험성이 심각하다.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집단 감염이 교회, 커피전문점, 학교, 유흥시설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수도권이 코로나 2차 대유행 위기를 맞은 원인과 관련해 무엇보다 정부의 안이한 방역태세 탓은 아니었는지 냉정히 되돌아봐야 한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안정적인 신규 확진자 증가세를 ‘K방역’의 성과로 자랑하며 성급하게 내수진작에 나선 것이 패착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 사태 와중에도 대체공휴일(17일)을 지정해 사흘 연휴를 만들고, 외식·공연 할인쿠폰을 뿌리며 외출과 소비를 독려한 것이 그렇다. 정부가 부랴부랴 16일부터 서울과 경기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존 1단계에서 2단계로 높였지만 국민에게 이미 ‘잘못된 신호’를 보낸 뒤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데도 이번 코로나 확산의 책임을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탓으로 돌리려는 듯한 정부·여당의 움직임은 유감이다. 물론 확진자가 수백 명 발생한 특정 교회의 일부 신자가 광화문 집회 등에 참석한 것은 신중하지 못한 처사였다. 그렇다고 정부·여당이 “국가방역에 대한 도전으로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며 특정 교회와 광화문 집회 등에 십자포화를 퍼붓는 것은 자칫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을 수 있다. 더구나 수도권 확진자 증가세가 시작된 것은 광화문 집회 이전일 뿐 아니라 집단 감염의 책임이 특정 교회에 있다는 명백한 증거도 없는 상태다.

지금은 ‘네 탓 공방’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정부 말처럼 수도권에 2차 대유행 위기가 터질 수 있는 일촉즉발 상황인 만큼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때다. 국민적 협조도 절실하다. ‘나 하나쯤’ 하는 부주의와 안일함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개인 위생과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그러려면 정부부터 편중된 책임론 공세를 자제하고 방역대책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