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기업 팔 비틀기’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익공유제 관철을 위해 태스크포스(TF)까지 출범시키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국내외 모범사례를 분석해 코로나로 이득을 본 업종이 피해자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한 방안을 찾겠다는 게 TF의 목적이라고 한다. 여권에서 부유세, 사회적 연대세 부과 주장까지 나오는 터여서 이익공유제로 촉발된 논의가 어디까지 튈지 알 수 없다.

논란이 커지자 이익공유제를 제안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목표 설정이나 이익공유 방식 등을 강제하기보다 민간의 자율적 선택으로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러나 여당 내 논의는 그렇게 흘러가지 않고 있다. TF가 모범사례를 제시하겠다는 것부터가 기업에 가이드라인을 정해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홍익표 정책위원회 의장이 “노동계를 포함한 경제·사회주체들과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것도 기업에 큰 압박요인이 될 것이다. 여당에선 벌써부터 참여 기업으로 삼성, SK, LG, 배달의민족, 네이버, 카카오 등이 거명된다. ‘자발적’이라고 포장된 사실상 기부 강요로 볼 수밖에 없다.

여당은 일부 기업들이 코로나 사태로 이익을 봤다고 주장한다. 물론 그런 측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로 늘어난 기업들의 이익이 얼마인지 어떻게 환산할 것인가.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많은 투자를 해왔고, 코로나 사태 전부터 빠르게 성장해왔다.

코로나로 인해 심화되는 양극화를 최소화하고 피해계층을 돕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정부가 재정으로 감당해야 할 몫이고, 기업 역할은 따로 있다. 일자리를 만들고 투자와 혁신을 통해 초격차와 위기 극복에 앞장서는 것이다. 미래를 위해 재투자해야 할 몫인 기업 이익을 정치권이 나서 강제 배분하는 것은 자칫 기업 활력을 떨어뜨리고, 혁신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

여당이 피해계층 지원을 명분으로 내세워 기부를 압박하면서 선거를 앞두고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풀겠다는 것은 모순이다. 그러니 여당 의원조차 “국가가 로빈후드냐”고 비판하는 게 아니겠나. 위기 속 상생과 협력은 기업들의 공감과 순수한 자발적 참여로 이뤄져야 한다. 선의여야 할 기부를 정치적으로 강제한다면 이는 명칭만 바꾼 관제기부이거나 준조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