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0조원'이 이렇게 쉽게 뗐다 붙였다 할 예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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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자영업 50조원 지원’ 공약을 “당장 추진하자”고 돌연 제안했다. 윤 후보가 공약을 발표한 3주 전만 해도 국민 우롱 아니냐’고 비난한 점을 감안하면 꽤나 당혹스런 표변이다.
이 후보는 얼마 전에도 내년 1월부터 13조원을 전 국민 재난지원금으로 푸는 선심성 공약을 밀어붙이다 여론 반대에 부딪혀 포기한 바 있다. 거대 여당 대선후보의 좌충우돌은 국민에게 적잖은 혼란을 안겼다. 그런데 반성은커녕 자신이 ‘포퓰리즘’으로 격하게 비난했던 경쟁자의 공약을 내년 예산에 반영해 서둘러 풀자니 이건 또 무슨 꿍꿍이냐는 반응이 나온다.
앞서 윤 후보는 ‘취임 후 100일 동안 50조원을 투입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피해를 보상하겠다’는 파격 공약을 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이 후보는 50조원을 내년 본예산에 편성해 당장 지원하자고 역제안한 것이다. “미리 집행하면 윤 후보도 손해는 없지 않으냐”고도 했다. 엄정해야 할 국정을 흥정 대상으로 보는 듯한 뒤틀린 인식이 민망할 정도다. 과반의석을 가진 여당 후보의 정책이 이리 조변석개해도 되는 것인지 걱정스럽다.
재난지원금은 다섯 차례 지급됐고, 마지막 5차 지원금은 사용기간이 연말까지로 아직 끝나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예산은 국민의 땀과 눈물이 밴 혈세다. 누군가가 야합으로 여기서 떼내 저기에 붙이고, 대선주자들이 필요에 따라 맘대로 주무를 수 있는 쌈짓돈이 아니다. 더구나 내년 예산안 법정 통과기한(12월 2일)이 불과 하루 남은 시점이다. 밤샘 심의를 해도 모자랄 판에 이제 와서 대폭 증액하자니 발상부터 부적절하다.
더 중요한 것은 윤 후보의 50조원 지원 제안도 포퓰리즘 성격이 짙다는 점이다. 오랫동안 고통받고 생존 위기에 직면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두텁게 지원하자는 취지는 옳다. 하지만 50조원은 단순계산으로도 내년 예산(604조원)의 8%가 넘고, 경직성 지출을 제외하면 그 비중은 훨씬 높아진다. 이런 막대한 돈을 군사작전하듯 단기간에 쏟아붓는 것은 효율과 균형이라는 재정 집행의 원칙과 동떨어진 것이다.
여야가 합의한다고 해서 포퓰리즘이 아름다운 정책으로 둔갑하지 않는다. 대선 전 지급을 서두르는 것은 나라살림을 선거판 종속변수로 전락시키는 위험천만한 시도다. ‘양보’와 ‘민생’을 앞세우며 아무리 포장해도 눈 밝은 국민은 무책임한 쇼라는 것을 이제 다 안다.
이 후보는 얼마 전에도 내년 1월부터 13조원을 전 국민 재난지원금으로 푸는 선심성 공약을 밀어붙이다 여론 반대에 부딪혀 포기한 바 있다. 거대 여당 대선후보의 좌충우돌은 국민에게 적잖은 혼란을 안겼다. 그런데 반성은커녕 자신이 ‘포퓰리즘’으로 격하게 비난했던 경쟁자의 공약을 내년 예산에 반영해 서둘러 풀자니 이건 또 무슨 꿍꿍이냐는 반응이 나온다.
앞서 윤 후보는 ‘취임 후 100일 동안 50조원을 투입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피해를 보상하겠다’는 파격 공약을 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이 후보는 50조원을 내년 본예산에 편성해 당장 지원하자고 역제안한 것이다. “미리 집행하면 윤 후보도 손해는 없지 않으냐”고도 했다. 엄정해야 할 국정을 흥정 대상으로 보는 듯한 뒤틀린 인식이 민망할 정도다. 과반의석을 가진 여당 후보의 정책이 이리 조변석개해도 되는 것인지 걱정스럽다.
재난지원금은 다섯 차례 지급됐고, 마지막 5차 지원금은 사용기간이 연말까지로 아직 끝나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예산은 국민의 땀과 눈물이 밴 혈세다. 누군가가 야합으로 여기서 떼내 저기에 붙이고, 대선주자들이 필요에 따라 맘대로 주무를 수 있는 쌈짓돈이 아니다. 더구나 내년 예산안 법정 통과기한(12월 2일)이 불과 하루 남은 시점이다. 밤샘 심의를 해도 모자랄 판에 이제 와서 대폭 증액하자니 발상부터 부적절하다.
더 중요한 것은 윤 후보의 50조원 지원 제안도 포퓰리즘 성격이 짙다는 점이다. 오랫동안 고통받고 생존 위기에 직면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두텁게 지원하자는 취지는 옳다. 하지만 50조원은 단순계산으로도 내년 예산(604조원)의 8%가 넘고, 경직성 지출을 제외하면 그 비중은 훨씬 높아진다. 이런 막대한 돈을 군사작전하듯 단기간에 쏟아붓는 것은 효율과 균형이라는 재정 집행의 원칙과 동떨어진 것이다.
여야가 합의한다고 해서 포퓰리즘이 아름다운 정책으로 둔갑하지 않는다. 대선 전 지급을 서두르는 것은 나라살림을 선거판 종속변수로 전락시키는 위험천만한 시도다. ‘양보’와 ‘민생’을 앞세우며 아무리 포장해도 눈 밝은 국민은 무책임한 쇼라는 것을 이제 다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