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북한 핵·미사일 ‘선제타격론’을 더불어민주당이 맹공격하고 있다. 윤 후보는 그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핵이 탑재된 마하 5 이상의 북한 미사일이 발사되면 수도권에 도달해 대량살상하는 데 1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도발 조짐 시 ‘킬체인(Kill-Chain)’이라는 선제타격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국민이 많이 불안해할 것 같다”고 했고, 원내대표와 당 대변인, 의원들까지 나서 ‘충격적’ ‘호전적 지도자’ ‘전쟁광’ 등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윤 후보가 거론한 ‘킬체인’은 이미 2013년 수립돼 우리 군의 작전 매뉴얼로 운용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 무기를 추적해 도발 징후 탐지 후 선제타격하는 체계다. 문재인 정부는 ‘킬체인’이 북한을 자극한다며 ‘전략표적 타격’이라고 바꿨지만, 기본원리는 같다. 국방백서에도 선제타격 개념을 명시하고 있다. 물론 북한의 공격 징후가 확실하다는 판단이 전제돼야 하지만, 윤 후보 발언은 정부의 대응전략과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런데도 여당이 공세에 나선 것은 자가당착이다. 알고도 그랬다면 야당 후보 흠집내기로밖에 볼 수 없다.

북한의 도발 징후에 대한 선제대응이 문제라면 어떤 대책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받고 많은 국민이 희생되고 나서야 대응할 건가. 북한의 미사일 우선 공격 대상인 우리 군과 주한미군의 레이더, 미사일 기지, 군 비행장 등이 파괴된 뒤에 무슨 수로 대처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킬체인’을 만든 것도 이를 우려해서다. 더욱이 북한은 김정은과 김여정이 참관한 가운데 쏜 마하 10의 극초음속미사일을 ‘최종 시험발사’라고 했다. 회피 기동능력까지 갖춰 우리의 기존 요격체계로는 막기 힘든 미사일의 실전배치가 임박한 것이다.

이런 미사일에 핵무기를 얹으면 ‘게임 체인저’가 되는데도 문 대통령은 대북 경고 한마디 없이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연속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우려된다”고만 언급했다. 북한 도발에 따른 국민 생명·안전보다 여당에 미칠 선거 악영향이 더 걱정된다는 것인가. 북한이 갈수록 위협 수위를 높이는데도 여당은 이런 북한엔 입을 다문 채 ‘선제타격’만 문제 삼고, 정부는 “역설적으로 종전선언이 더 필요하다”며 여전히 굴종적 자세다. 국민을 불안케 하는 것은 오히려 정부와 여당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