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Y브랜드 전용 인터넷 홈페이지(www.yspotlight.co.kr)를 운영하고 있다.  KT 제공
KT는 Y브랜드 전용 인터넷 홈페이지(www.yspotlight.co.kr)를 운영하고 있다. KT 제공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 성공을 거둔 배경은 무엇일까. 콘텐츠 소비자들의 ‘참여’가 중요한 요인이다. 수많은 사람의 자발적 참여로 유튜브를 통한 ‘수평 전파’가 이뤄지면서 세계적 성공이 가능했다.

[장경영의 마케팅 이야기] "댓글로 드립쳐주세요"
한경 CMO 인사이트의 마케팅 케이스 스터디(사례 분석)는 양방향 소통을 원하는 Z세대를 위해 ‘참여’의 기회를 마련한 KT의 Y브랜드 사례를 소개했다.

통신사에 Z세대는 마케팅이 참 까다로운 소비층이다. Z세대는 한 브랜드만 오래 찾는 경우가 많지 않다. 10여 년 ‘충성고객’이 종종 보이는 중장년층과 달리 통신 회선 바꿔 타기에 익숙하다. 새롭고 독특한 것을 선호하는 Z세대에겐 기업의 기성 브랜드 이미지가 특별한 소비 유인으로 작용하지도 않는다. 수십 년간 신뢰와 안정성을 일관적으로 강조해온 KT가 새 브랜드 전략을 찾아 나선 이유다.

KT 'Y브랜드' 생태계 조성의 묘수

KT는 Z세대를 위해 20대 전용 브랜드 ‘Y’를 내놨다. Z세대의 브랜드 몰입도를 더 강하게 올리기 위해 각종 참여형 콘텐츠를 내놨다. 브랜드 Y를 알리기 위해 제작한 광고 ‘Y드립 시네마’는 아예 영상을 80%만 만들어 유튜브에서 선보였다.

영화 신세계, 백두산의 주요 장면을 차용하고, 결정적인 장면의 대사를 말 대신 ‘삐’ 효과음으로 처리했다. 그리고 공지를 함께 올렸다.

“마지막 대사를 댓글로 드립쳐주세요. 저희가 그대로 찍어드리겠습니다.” 드립은 재치 있는 말장난을 뜻하는 인터넷 용어다.

‘노는 판’을 깔아주자 Z세대가 열광했다. 약 보름 만에 댓글이 1만 개가량 달렸다. KT의 유튜브 채널 외에도 각종 커뮤니티에 아이디어가 올라왔다. 같은 달 말 댓글을 반영해 새로 찍어 올린 광고 완성본 영상 댓글에선 ‘저 댓글, 보자마자 딱 선정될 줄 알았다’ ‘이 댓글이 나올 줄 기대했는데 아니네’라며 이용자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이 광고 시리즈는 KT 공식채널에서만 조회 수 674만 회를 기록했다. 광고 제작사인 돌고래유괴단 채널 등을 합치면 누적 조회 수가 710만 회에 이른다.

일반 브랜드 광고가 유튜브 업로드 후 한두 달간 조회 수 수천 회를 넘기기도 힘든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광고에 배우로 참여한 주호민 웹툰작가는 이를 소재로 별도의 라이브 방송을 하기도 했다.

Y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브랜드 송’도 참여를 유도했다. 가수 비비(BIBI)가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하는 동안 Z세대 이용자들이 남긴 글을 기반으로 가사를 썼다.

참여형 콘텐츠로 Z세대 니즈 충족

참여를 강조한 Y드립 시네마 광고에선 브랜드 슬로건을 읊는 흔한 내레이션도 나오지 않는다. 영상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 패러디와 Z세대들의 말장난이 전부다. 시청자들이 Y드립 시네마를 본 뒤 즐거운 기억이 남았다면 그 자체가 브랜드를 알리는 일인 것으로 봤다는 설명이다.

KT는 Z세대에게 긍정적인 브랜드 경험을 주기 위해 Y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디지털 콘텐츠를 공개하기도 한다. 글씨체 ‘Y이드스트릿체’ 등이 대표적이다.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KT의 Y브랜드는 소비자 ‘참여’의 힘이 만들어내는 결과를 보여준 사례”라며 “마케터는 어떤 자극이 소비자로 하여금 ‘참여’를 하게 만드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성용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Z세대를 타깃으로 삼는 트렌드도 점차 사라질 것이므로 고객 연령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심리적 변수 등 다양한 관점에서 시장 세분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