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 표의 힘은 탄환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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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감 선거'여도 투표는 유권자 의무
물가·공급망 붕괴…안팎 급박한 상황
분별력·현명한 판단 어느 때보다 절실
한표 한표 모여 '5년 나라미래' 바꿀 것
물가·공급망 붕괴…안팎 급박한 상황
분별력·현명한 판단 어느 때보다 절실
한표 한표 모여 '5년 나라미래' 바꿀 것
20대 대통령 선거일이 밝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은 지난 몇 달간 저마다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할 이유를 내세우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어제까지 그들의 시간이었다면 오늘 하루만큼은 오롯이 유권자들의 ‘심판의 날’이다. 앞으로 5년 대한민국이 어떤 모습이 될지, 유권자의 소중한 한 표에 달린 만큼 신중히 결정해야 함은 물론이다.
유권자 중에는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한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역대 대선 중 부동층이 가장 많은 것만 봐도 그렇다.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란 오명을 들을 정도이니 그럴 만도 하다. 선거가 ‘희망의 장’이 되기는커녕 내 편이 아니면 모두 악(惡)으로 몰아세우며 진영대결을 부추긴 것은 그 어느 선거와도 비교할 바가 못 된다. 후보와 부인들의 온갖 의혹이 쏟아져 연신 사과 회견을 하는 모습을 지켜본 유권자들의 심경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었을 것이다. 외신마저 “추문과 말싸움으로 얼룩진 최악의 선거, 가장 역겨운 선거”라고 조롱했을 정도니 세계 10위 경제대국이라는 말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후보들은 그동안 다섯 차례 토론을 벌였지만, 미래를 위한 생산적 비전 경쟁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애초부터 무리였다.
나랏돈을 화수분처럼 여기며 판돈 올리듯 퍼주기 경쟁을 마구 편 것은 ‘현대판 고무신 선거’와 다름없었다. 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남의 공약 베끼기도 서슴지 않고, 설익고 거친 정책에다 뒤집기마저 다반사였으니 국민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나. 설상가상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상 중립 의무를 망각한 채 공정한 심판자 역할을 내팽개쳤고, 선거 부실관리로 민주주의 기본마저 훼손했다.
정치가 아무리 거꾸로 간다고 해서 유권자들마저 손 놓을 순 없다. 지금 나라 안팎 사정을 보면 더욱 그렇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연일 치솟는 유가 등 원자재값과 환율, 글로벌 공급망 붕괴는 우리 경제에 심대한 충격을 주고 있다. 기업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는 판인데도 후보들은 오불관언인 듯하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가시화한 신냉전,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핵시설 재가동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 코로나 위기, 눈덩이 나랏빚, 인구절벽, 고갈되는 국민연금 등 숱한 난제를 헤쳐나가야 할 지도자를 뽑는 이번 대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그런 만큼 유권자의 분별력과 현명한 판단이 절실하다. 투표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이고, 유권자는 표로 말해야 한다. 차선이 안 된다면 차악의 후보라도 선택해야 하는 게 선거다. 욕만 한다고 후진적 정치가 달라지지 않는다. 내 한 표가 무슨 힘이 될까 하는 자포자기도 버려야 한다. 일찍이 링컨은 ‘한 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투표의 힘은 탄환보다 강하다”고 했다. 거대한 강줄기도 심심산골의 작은 잎에 맺힌 물방울에서 시작한다. 한 표 한 표가 모인 민심의 물줄기는 큰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온갖 난맥 속에서도 이런 한 표들이 모여 대한민국을 발전시킨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 4류 정치가 높아진 국민의식과 문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에 걸맞은 수준으로 따라오게 하기 위해서라도 한 표는 중요하다.
그러나 총을 목표 없이 아무 데나 쏘아댄다면 소용없다. 어느 후보가 경제와 외교·안보, 사회, 교육 등 총체적 난국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국정 비전과 실천 방안을 제대로 제시했는지 공약집을 한 번이라도 꼼꼼히 살펴보고 소신과 양심에 따라 냉정하게 투표하는 것은 유권자의 기본 책무다. 그런 의무를 망각한 채 이미지에 함몰되고, 선심 공세와 지연, 혈연 등에 휘둘린다면 내 한 표는 휴지조각에 불과할 것이다. 한 번 뽑힌 대통령은 5년간 교환·환불도 안 된다.
유권자 중에는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한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역대 대선 중 부동층이 가장 많은 것만 봐도 그렇다.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란 오명을 들을 정도이니 그럴 만도 하다. 선거가 ‘희망의 장’이 되기는커녕 내 편이 아니면 모두 악(惡)으로 몰아세우며 진영대결을 부추긴 것은 그 어느 선거와도 비교할 바가 못 된다. 후보와 부인들의 온갖 의혹이 쏟아져 연신 사과 회견을 하는 모습을 지켜본 유권자들의 심경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었을 것이다. 외신마저 “추문과 말싸움으로 얼룩진 최악의 선거, 가장 역겨운 선거”라고 조롱했을 정도니 세계 10위 경제대국이라는 말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후보들은 그동안 다섯 차례 토론을 벌였지만, 미래를 위한 생산적 비전 경쟁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애초부터 무리였다.
나랏돈을 화수분처럼 여기며 판돈 올리듯 퍼주기 경쟁을 마구 편 것은 ‘현대판 고무신 선거’와 다름없었다. 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남의 공약 베끼기도 서슴지 않고, 설익고 거친 정책에다 뒤집기마저 다반사였으니 국민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나. 설상가상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상 중립 의무를 망각한 채 공정한 심판자 역할을 내팽개쳤고, 선거 부실관리로 민주주의 기본마저 훼손했다.
정치가 아무리 거꾸로 간다고 해서 유권자들마저 손 놓을 순 없다. 지금 나라 안팎 사정을 보면 더욱 그렇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연일 치솟는 유가 등 원자재값과 환율, 글로벌 공급망 붕괴는 우리 경제에 심대한 충격을 주고 있다. 기업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는 판인데도 후보들은 오불관언인 듯하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가시화한 신냉전,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핵시설 재가동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 코로나 위기, 눈덩이 나랏빚, 인구절벽, 고갈되는 국민연금 등 숱한 난제를 헤쳐나가야 할 지도자를 뽑는 이번 대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그런 만큼 유권자의 분별력과 현명한 판단이 절실하다. 투표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이고, 유권자는 표로 말해야 한다. 차선이 안 된다면 차악의 후보라도 선택해야 하는 게 선거다. 욕만 한다고 후진적 정치가 달라지지 않는다. 내 한 표가 무슨 힘이 될까 하는 자포자기도 버려야 한다. 일찍이 링컨은 ‘한 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투표의 힘은 탄환보다 강하다”고 했다. 거대한 강줄기도 심심산골의 작은 잎에 맺힌 물방울에서 시작한다. 한 표 한 표가 모인 민심의 물줄기는 큰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온갖 난맥 속에서도 이런 한 표들이 모여 대한민국을 발전시킨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 4류 정치가 높아진 국민의식과 문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에 걸맞은 수준으로 따라오게 하기 위해서라도 한 표는 중요하다.
그러나 총을 목표 없이 아무 데나 쏘아댄다면 소용없다. 어느 후보가 경제와 외교·안보, 사회, 교육 등 총체적 난국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국정 비전과 실천 방안을 제대로 제시했는지 공약집을 한 번이라도 꼼꼼히 살펴보고 소신과 양심에 따라 냉정하게 투표하는 것은 유권자의 기본 책무다. 그런 의무를 망각한 채 이미지에 함몰되고, 선심 공세와 지연, 혈연 등에 휘둘린다면 내 한 표는 휴지조각에 불과할 것이다. 한 번 뽑힌 대통령은 5년간 교환·환불도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