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디지털 시대의 인재 관리
2020년 초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이 3년째 이어지면서 개인의 삶의 방식은 물론 기업 경영 활동과 의사결정에서도 많은 부분이 바뀌고 있다. 재택근무를 위한 비대면 협업 기술 도입은 기업의 필수 항목이 됐고 메타버스는 사람들이 모여서 각자의 개성을 표출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부상했다. 많은 기업은 대체불가능토큰(NFT),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기술 분야에서 신사업이나 신제품 기회를 발굴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중요한 미래 인재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기업의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스마트 워크(smart work) 환경 구축은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다양한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직원들이 가장 편안해하고 만족할 수 있는 업무 환경도 수시로 제시할 수 있다. 자동화, 로보틱스, AI와 같은 혁신적인 기술을 업무에 접목하고 근본적인 워라밸 확보를 위해 기업들은 근무 환경을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원하는 실질적인 복지 혜택이 무엇일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AI 기반 자동화 노력은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을까? 지난 몇 년간 기업들은 디지털 혁신에 강박적일 만큼 많이 투자했으나 최근 들어 디지털 혁신이 실제 업무와 연결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함을 깨닫고 있다. 국내 모 기업은 자동화 프로세스 완성을 위해서 기존 톱다운(top-down) 방식 대신 부서의 실무자를 직접 교육해 자동화 업무 발굴부터 세부 분석 및 설계까지 다 맡기는 미들업(middle-up) 방식을 시도해 큰 성과를 거뒀다. 직접 현장에서 일하는 실무자에게 맡기니 기존에 더 이상 자동화 과제 발굴이 어려워 보였던 부서에서도 다양한 추가 과제를 발굴해 자동화율을 극대화할 수 있었고 인력 관리 차원에서는 사내 디지털 인재를 확보하는 결과를 얻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회사인 PwC가 조사한 ‘워크포스 오브 더 퓨처 2030(Workforce of the future: 2030)’에 따르면 응답자의 37%는 자동화로 2030년까지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 전환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술이 사람을 대체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야기한다. 기업 경영자들은 직원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디지털화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디지털 전환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또한 디지털 전환을 위한 중장기적인 투자가 직원들이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적의 업무 환경을 구축하는 과정임을 지속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과거처럼 수치적 성과 달성에만 목표를 두고 업무를 추진해서는 안 된다. 직원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고 직원들이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유지하면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진정한 워라밸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미래 경영자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