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가 어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한 후보자를 일찌감치 ‘낙마’ 대상으로 점찍었던 만큼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한 후보자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에는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윤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소통령’이라는 프레임을 씌운 것부터가 그렇다. 조국 가족에 대해 과잉수사를 벌이고 기본권을 도륙했다는 주장도 억지다. 대학에 진학하지도 않은 딸과 관련한 의혹을 “조 전 장관보다 심하면 심했지 절대 적지 않다”(김용민 의원)는 것도 지나친 비약이다.

그럼에도 한 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한 후보자의 딸과 관련한 의혹 및 이에 대한 해명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의 딸이 국제학술지에 실었다는 논문들의 내용과 형식은 과연 고교생이 쓴 게 맞나 하는 의문이 들게 한다. 고교 1학년 때인 지난해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가 주최한 학술대회에 단독저자로 페이퍼를 제출했고, 올해 초에는 외국의 석사과정 학생과 함께 리뷰 논문을 썼다고 한다. 논문들의 주제도 기계학습, 코소보의 교육 및 의료개혁, 국가부채 분석, 코로나19 수급 분석 등 다양하다.

어제 청문회에서 한 후보자는 “학위 논문이 아니라 온라인 첨삭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조악하고 낮은 수준의 연습용 리포트”라고 했지만 상당수 전문가는 전반적인 연구 트렌드에 대해 기술하는 리뷰 논문은 고교생이 혼자 쓸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 입시에 사용한 사실은 없더라도 위조, 표절 의혹까지 제기된 만큼 정의와 공정, 상식의 눈높이에 맞게 보다 진솔한 태도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