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정부 첫 '위기대책' 방향 맞지만 연금·노동개혁 미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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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어제 법인세 인하와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육성 방안, 규제 혁파, 부동산 세금 감면 등을 담은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새 정부의 첫 ‘위기 대책’인 셈이다. 세금은 대폭 줄이고 규제는 많이 풀어 기업 활력을 높이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위기 속에 기업 투자를 가로막고 기업인의 사기를 꺾는 걸림돌을 제거하려는 새 정부 경제정책은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고 본다. 특히 경제 운용의 중심축을 정부에서 민간과 기업, 시장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겠다는 내용이 먼저 주목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첫해인 2017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올린 것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그간 미국 등 세계 각국이 법인세 인하 경쟁을 벌이며 기업에 힘을 실어주는 와중에 한국만 역주행했다. 미국 인텔의 반도체 부문 매출과 비슷한 삼성전자의 법인세 부담률이 3배나 높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휴대폰 매출이 삼성전자 모바일사업 부문의 4배에 달하는 애플의 세 부담률은 삼성의 절반 수준이다. 독일 폭스바겐 매출은 현대자동차보다 3배 가까이 많지만, 법인세 부담률은 현대차가 5.2%포인트 높다. 한국 기업만 모래주머니를 달고 뛰었던 기간이다.
반도체·배터리·바이오(백신)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에 나서는 대기업에 중견기업과 동일한 세제 혜택을 주기로 한 대목에서는 첨단산업 육성 의지가 읽힌다. 대기업의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은 현재 최고 10%(6∼10%)에서 12%(8∼12%)로 높아진다. 2000개가 넘는 기업인 처벌 조항이 행정제재 정도로 바뀌거나 형량 기준이 재조정되면 그것도 기업인 사기를 올릴 것이다. ‘이현령 비현령’식 배임죄와 중대재해처벌법, 공정거래법상 각종 형벌 규정 탓에 최고경영자(CEO)들이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심정’이라고 얼마나 호소해왔나. 규제 하나를 신설·강화할 경우 그 규제 비용의 2배에 해당하는 기존 규제를 폐지·완화토록 하는 ‘원 인, 투 아웃 룰’ 도입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확정된 1주택자의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 경감안도 ‘비정상의 정상화’ 가운데 하나다.
그럼에도 이번 종합대책에 부족하고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 국민연금 개혁 시기가 미뤄진 게 대표적이다. 저출산·고령화로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의 개혁이 시급한 마당에 내년 3월까지 국민연금 재정을 다시 계산한 뒤 하반기에나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안이하게 비칠 수 있다. 정권 초에 추진해도 쉽지 않을 난제를 총선 임박 시기에 하겠다니 걱정이 앞선다. 노동개혁은 알맹이가 쑥 빠졌다. 주 52시간제 보완 정도만 언급됐을 뿐,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등 노사 간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내용이 없다. 기초연금 월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인상,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등 포퓰리즘 정책을 강행하려는 점도 재고하기 바란다.
세금 감면과 복지 지원금 확대도 좋지만,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재정건전성 확보 의지도 부족해 보인다. 재정준칙 법제화,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이라는 ‘좋은 말’로 감당해낼지 의문이다. 더 큰 걱정은 법 개정이 필요한 정책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냐다. 국민적 공감대를 확대하고 거야(巨野)를 설득하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무엇보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겠다는 내용이 먼저 주목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첫해인 2017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올린 것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그간 미국 등 세계 각국이 법인세 인하 경쟁을 벌이며 기업에 힘을 실어주는 와중에 한국만 역주행했다. 미국 인텔의 반도체 부문 매출과 비슷한 삼성전자의 법인세 부담률이 3배나 높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휴대폰 매출이 삼성전자 모바일사업 부문의 4배에 달하는 애플의 세 부담률은 삼성의 절반 수준이다. 독일 폭스바겐 매출은 현대자동차보다 3배 가까이 많지만, 법인세 부담률은 현대차가 5.2%포인트 높다. 한국 기업만 모래주머니를 달고 뛰었던 기간이다.
반도체·배터리·바이오(백신)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에 나서는 대기업에 중견기업과 동일한 세제 혜택을 주기로 한 대목에서는 첨단산업 육성 의지가 읽힌다. 대기업의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은 현재 최고 10%(6∼10%)에서 12%(8∼12%)로 높아진다. 2000개가 넘는 기업인 처벌 조항이 행정제재 정도로 바뀌거나 형량 기준이 재조정되면 그것도 기업인 사기를 올릴 것이다. ‘이현령 비현령’식 배임죄와 중대재해처벌법, 공정거래법상 각종 형벌 규정 탓에 최고경영자(CEO)들이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심정’이라고 얼마나 호소해왔나. 규제 하나를 신설·강화할 경우 그 규제 비용의 2배에 해당하는 기존 규제를 폐지·완화토록 하는 ‘원 인, 투 아웃 룰’ 도입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확정된 1주택자의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 경감안도 ‘비정상의 정상화’ 가운데 하나다.
그럼에도 이번 종합대책에 부족하고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 국민연금 개혁 시기가 미뤄진 게 대표적이다. 저출산·고령화로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의 개혁이 시급한 마당에 내년 3월까지 국민연금 재정을 다시 계산한 뒤 하반기에나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안이하게 비칠 수 있다. 정권 초에 추진해도 쉽지 않을 난제를 총선 임박 시기에 하겠다니 걱정이 앞선다. 노동개혁은 알맹이가 쑥 빠졌다. 주 52시간제 보완 정도만 언급됐을 뿐,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등 노사 간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내용이 없다. 기초연금 월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인상,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등 포퓰리즘 정책을 강행하려는 점도 재고하기 바란다.
세금 감면과 복지 지원금 확대도 좋지만,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재정건전성 확보 의지도 부족해 보인다. 재정준칙 법제화,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이라는 ‘좋은 말’로 감당해낼지 의문이다. 더 큰 걱정은 법 개정이 필요한 정책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냐다. 국민적 공감대를 확대하고 거야(巨野)를 설득하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