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여당이 原罪를 우회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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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前대통령 탄핵 앞장선 비극
새누리당이 저지른 원죄
젊고 패기 있는 한동훈 장관
강인함 지닌 김문수 위원장
당에 활력 주는 지도자 뽑아야
복거일 사회평론가·소설가
새누리당이 저지른 원죄
젊고 패기 있는 한동훈 장관
강인함 지닌 김문수 위원장
당에 활력 주는 지도자 뽑아야
복거일 사회평론가·소설가
![[다산칼럼] 여당이 原罪를 우회하는 길](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07.14213001.1.jpg)
이런 행태의 뿌리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에 앞장섰던 비극에 있다. 당시 여당의 일부가 야당과 야합해서, 별다른 잘못이 없는 대통령을 소추해서 자기 정권을 무너뜨린 것이다. 그 일이 원죄가 돼 지금의 모습이 나온다.
이런 사정은 현 정권을 근본적 수준에서 불안하게 만든다. 정권은 지지층, 정당, 대통령의 세 지층으로 이뤄진다. 현 정권의 지지층과 윤석열 대통령은 견해와 이해에서 대체로 합치한다. 그러나 탄핵파가 주류인 여당은 아래위의 지층과 크게 어긋난다. 이런 부정합(不整合)이 윤 대통령의 지지도를 낮추고 정권을 불안하게 만드는 데 한몫 단단히 해왔다.
따라서 여당은 이 원죄를 우회해야 한다. 원죄에서 자유롭고 지지층에 희망을 주는 지도자들을 뽑아서 아래위 지층과의 부정합을 줄여야 한다. 그런 지도자들을 찾기는 물론 어렵다. 다행히 근자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자유주의 시민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그리고 이들은 원죄에서 자유롭다.
김 위원장은 진 줄 알았던 ‘별’이 문득 중천으로 다시 솟구친 경우다. 그는 인품과 행적과 업적에서 두루 높은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금 같은 난세에서 지도자가 꼭 지녀야 할 강인함을 갖췄다.
“아직도 생각이 바뀌지 않았습니까” 하고 국회에서 그를 윽박지른 의원은 그의 전설적 강인함을 몰랐던 모양이다. 그는 차분히 설명했다. (1)문재인 대통령은 신영복 교수를 사상가로 존경한다고 공언했다. (2)신 교수는 확인된 김일성주의자다. (3)고로 문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다. 이 담백한 삼단 논법 덕분에 많은 시민이 걱정하면서도 입 밖에 내지 못했던 문 대통령의 사상 문제가 공론의 마당으로 나왔다.
김 위원장은 그 법안에 단호히 반대했다. 통속적 문법에 따르면,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은 “우리 위원회는 모든 일을 다룰 수 있다”고 얘기해야 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신념을 밝혔고, 이 덕분에 그 법안의 위험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높아졌다. 지금 여당은 그처럼 강인한 소신을 필요로 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두 사람이 여러모로 보완적이라는 사정이다. 자연히 두 사람은 멋진 파트너십을 이룰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한 장관이 정치 경력을 쌓아 지도자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정치 경험이 다양하고 좌파 운동권의 속성에 대해 잘 아는 김 위원장이 그를 풍파로부터 지켜줄 수 있다.
탄핵의 원죄에서 자유롭고 열정적으로 지지를 받는 지도자들을 뽑는 것은 여당이 활력을 갖추도록 할 것이다. 그런 활력은 여당이 아래쪽 지지층과 위쪽 대통령과 이룬 부정합을 줄여서 정권을 튼튼히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