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한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하는 무력도발에 또 나섰다. 지난 1월 1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쏜 이후 48일, 작년 11월 18일 ICBM급 ‘화성-17형’ 발사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북한의 도발은 한·미 양국의 대규모 연합훈련 계획과 북을 적으로 규정한 국방백서에 대한 반발로 분석된다. 한·미 훈련에 대해 “전례 없는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지 하루 만에 감행한 도발이다. 한·미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과 야외 기동·상륙 훈련이 포함된 ‘자유의 방패’ 연습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미 훈련 강화는 지난해 ICBM 8차례와 탄도미사일 38차례, 순항미사일 3차례 발사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9·19 군사합의’를 밥 먹듯 어긴 북한이 자초한 일이다. 이를 핑계로 한 도발은 적반하장이다. 더구나 우리가 국방백서에 6년 만에 북한 정권과 군을 적으로 규정했지만, 김정은은 작년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조선 괴뢰들이 우리의 명백한 적”이라고 밝혔고, 새해 벽두부터 미사일을 쐈다.

북한의 도발엔 의도적으로 한반도 긴장을 높여 7차 핵실험 명분으로 삼으려는 속셈도 엿보인다. 한·미가 어제 B-1B 전략폭격기 등을 동원한 불시 연합훈련으로 경고에 나섰지만, 이 정도론 핵 선제공격을 명문화한 북한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미국과 협의해 전술핵 재배치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식 핵 공유 등 실효적이고 압도적 대응력을 갖춰 함부로 무모한 핵 모험에 나서다가는 괴멸할 것이라는 공포감을 심어줘야 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정상화 등 일본과의 공조 복원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