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企 기피증' 직업계고 붕괴…노동·교육개혁 미룬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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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기득권 타파해야 좋은 일자리 양산
기업·학교, 산업 인재 제대로 길러야
기업·학교, 산업 인재 제대로 길러야
직업계 고등학교 취업률이 3년째 30%를 밑돌고 졸업생 90%가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한다는 한경의 심층 보도(2월 21일자 A1, 5면)는 대한민국 고용시장·노동 현장과 교육 실상의 한 단면을 제대로 보여준다. 현상만 보면 특성화고·마이스터고 같은 직업계고가 제자리를 못 잡고, 중소기업 구인난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얽히고설킨 교육·산업의 제반 모순과 근본 요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노동개혁과 교육개혁도 헛구호가 된다.
교육부가 국회에 낸 자료를 보면 직업계고의 지난해 취업자 비율은 29.5%에 불과하다. 5년 전 50.3%에서 뚝 떨어졌다. 졸업생 200명 중 20여 명만 중소기업에 취업한 사례도 특정 학교만의 현상이 아니다. 입학 경쟁률이 해마다 떨어지는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그나마도 ‘특성화고 전형’을 노린 대학 입학의 우회로로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기 쪽 부족 인력이 56만 명(2022년 하반기 기준)에 달한다는 고용노동부 집계를 보면 일자리 미스매치도 예삿일이 아니다.
“중소기업에 가느니 차라리 알바나 하겠다”는 풍토에서 교과 실습이 부실하다고 학교를 나무랄 수도 없을 것이다. 가뜩이나 산업 고도화의 흐름 속에 중기가 주축인 ‘뿌리산업’이 흔들리고, 숙련 기능 노동자도 매년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심해질까 우려스럽다. AI 같은 첨단산업 육성도 필요하지만, 전통적 제조 기반의 산업 생태계는 여전히 중요하다.
고용·노동시장 측면에서 볼 때 ‘중기 기피증’의 가장 큰 요인은 만연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다. 대기업·공기관 사업장 중심으로 누적된 양대 노총의 기득권 탓도 크다. 한국의 노동시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강고한 노조가 장악한 대기업과 그렇지 못한 열악한 소규모 사업장의 근로자로 극명하게 갈려 있다. 급여와 퇴직 이후의 보상은 물론 평소 근로조건부터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경로까지 모든 게 극대극이다. 같은 근로자라기엔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다. 거대 노조로 편향된 고용·노동 관련 법제는 이런 이중구조를 부채질하면서 양대 노총의 ‘지대추구’ 행태를 감싸줬다. 직업계고 졸업 청년들도 눈이 있고 귀가 있는데, 이런 뻔한 현실을 보면서 누가 제 발로 노동시장의 변방으로 가겠나.
수천억원의 혈세를 쓰고도 회계장부 제출조차 거부하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산하 강성 노조의 행태는 뒤틀린 노동 현실의 한 단면일 뿐이다. 타워크레인 기사가 월급 외에 ‘월례비’로 최대 2억원 이상을 받아왔고, 지난 연말 일제조사에서 적발된 ‘귀족 근로자’만 438명이라는 어제 국토교통부 발표는 무엇을 말하나.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 앞서 정부는 무엇을 했나. 몰랐다면 이런 무능이 없고, 알고도 외면했다면 ‘공권력의 사망’에 다름 아니다. 문재인 정권은 오히려 ‘노정(勞政)연대’로 이런 양상을 부추겼다.
교육당국도 깊이 반성해야 한다. 직업계고 육성계획은 이명박 정부 때 반짝 빛난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리 흔들리고 저리 밀렸다. 전임 정권 일이면 기초 직업교육까지 뒷전으로 밀리는 게 교육행정 현실이다. 교육 쟁점은 기껏 수시·정시 비율이나 따지는 대학입시 전형에 그치면서 급변하는 산업계 수요에 부응하는 인재 양성은 뒷전으로 밀렸다. 좌표 잃은 교육정책이 중기 기피증과 인력 미스매치를 유발했다는 비판에 교육부는 뭐라고 할 텐가.
확 바뀌어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교육 개혁은 거창한 슬로건보다 이런 각론에 해법을 내야 한다. 저임금과 열악한 현장이 싫다며 실습생을 끌고 나가는 직업계고 학생 엄마의 눈물과 인력 확보에 안간힘을 다하는 중소기업인의 좌절은 정부·국회·양대 노총의 합작품이다. 대통령이 아니라면 총리가 관계 부처를 모아 태스크포스라도 구성하고, 경사노위도 MZ노조의 신선한 목소리를 수렴하며 정부와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툭하면 온갖 위원회 다 만드는 국회가 특별위원회라도 만들어야 할 것 아닌가.
교육부가 국회에 낸 자료를 보면 직업계고의 지난해 취업자 비율은 29.5%에 불과하다. 5년 전 50.3%에서 뚝 떨어졌다. 졸업생 200명 중 20여 명만 중소기업에 취업한 사례도 특정 학교만의 현상이 아니다. 입학 경쟁률이 해마다 떨어지는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그나마도 ‘특성화고 전형’을 노린 대학 입학의 우회로로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기 쪽 부족 인력이 56만 명(2022년 하반기 기준)에 달한다는 고용노동부 집계를 보면 일자리 미스매치도 예삿일이 아니다.
“중소기업에 가느니 차라리 알바나 하겠다”는 풍토에서 교과 실습이 부실하다고 학교를 나무랄 수도 없을 것이다. 가뜩이나 산업 고도화의 흐름 속에 중기가 주축인 ‘뿌리산업’이 흔들리고, 숙련 기능 노동자도 매년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심해질까 우려스럽다. AI 같은 첨단산업 육성도 필요하지만, 전통적 제조 기반의 산업 생태계는 여전히 중요하다.
고용·노동시장 측면에서 볼 때 ‘중기 기피증’의 가장 큰 요인은 만연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다. 대기업·공기관 사업장 중심으로 누적된 양대 노총의 기득권 탓도 크다. 한국의 노동시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강고한 노조가 장악한 대기업과 그렇지 못한 열악한 소규모 사업장의 근로자로 극명하게 갈려 있다. 급여와 퇴직 이후의 보상은 물론 평소 근로조건부터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경로까지 모든 게 극대극이다. 같은 근로자라기엔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다. 거대 노조로 편향된 고용·노동 관련 법제는 이런 이중구조를 부채질하면서 양대 노총의 ‘지대추구’ 행태를 감싸줬다. 직업계고 졸업 청년들도 눈이 있고 귀가 있는데, 이런 뻔한 현실을 보면서 누가 제 발로 노동시장의 변방으로 가겠나.
수천억원의 혈세를 쓰고도 회계장부 제출조차 거부하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산하 강성 노조의 행태는 뒤틀린 노동 현실의 한 단면일 뿐이다. 타워크레인 기사가 월급 외에 ‘월례비’로 최대 2억원 이상을 받아왔고, 지난 연말 일제조사에서 적발된 ‘귀족 근로자’만 438명이라는 어제 국토교통부 발표는 무엇을 말하나.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 앞서 정부는 무엇을 했나. 몰랐다면 이런 무능이 없고, 알고도 외면했다면 ‘공권력의 사망’에 다름 아니다. 문재인 정권은 오히려 ‘노정(勞政)연대’로 이런 양상을 부추겼다.
교육당국도 깊이 반성해야 한다. 직업계고 육성계획은 이명박 정부 때 반짝 빛난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리 흔들리고 저리 밀렸다. 전임 정권 일이면 기초 직업교육까지 뒷전으로 밀리는 게 교육행정 현실이다. 교육 쟁점은 기껏 수시·정시 비율이나 따지는 대학입시 전형에 그치면서 급변하는 산업계 수요에 부응하는 인재 양성은 뒷전으로 밀렸다. 좌표 잃은 교육정책이 중기 기피증과 인력 미스매치를 유발했다는 비판에 교육부는 뭐라고 할 텐가.
확 바뀌어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교육 개혁은 거창한 슬로건보다 이런 각론에 해법을 내야 한다. 저임금과 열악한 현장이 싫다며 실습생을 끌고 나가는 직업계고 학생 엄마의 눈물과 인력 확보에 안간힘을 다하는 중소기업인의 좌절은 정부·국회·양대 노총의 합작품이다. 대통령이 아니라면 총리가 관계 부처를 모아 태스크포스라도 구성하고, 경사노위도 MZ노조의 신선한 목소리를 수렴하며 정부와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툭하면 온갖 위원회 다 만드는 국회가 특별위원회라도 만들어야 할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