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강한 HMM 특유의 '열린 기업문화' 계승되길 [유창근의 육필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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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운강국의 길
유창근 전 HMM 대표 육필 회고 (12·끝)
유창근 전 HMM 대표 육필 회고 (12·끝)
현대상선이 오늘날 HMM으로 생존해 나아갈 수 있는 근저에는 현대상선 특유의 열린 기업문화가 있다. 현대상선이 위기에 강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한국 본사에선 출신 지역·학교나 전 직장 등에 대한 편견 없는 열린 기업문화와 인사제도, 현지에서도 초창기 합류한 충성도 높은 현지 직원들과 만들어낸 현대상선만의 해외 조직문화가 어우러졌다. 끈끈한 유대관계로 그동안 수많은 위기를 같이 넘어왔고 이러한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저력이 쌓인 것이다.
육·해상 교육제도와 해외 주재원 기회를 통해 글로벌 해운에 대한 이해가 풍부한 인재를 양성했고, 해외 생활을 통해 전 세계를 무대로 경쟁하는 가운데 사물을 보는 관점이 개인보다 회사와 국가를 생각하는 전통이 자리 잡은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단기적 회사의 이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화주 입장에서 보며 되도록 화주와 윈-윈(win-win)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열린 태도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신뢰를 주지 않았나 싶다. 이러한 현대상선 직원의 헌신적 태도로 인해 재정적으로 어려웠던 순간에도 화주들이 현대상선에 귀중한 화물을 지속적으로 맡긴 것으로 보인다.
1989년 인사부장 시절 ‘FA2000’ 운동(‘2000년을 향한 전속항진’을 뜻하는 현대상선의 경영혁신 운동)을 기획했을 때 2000년 현대상선의 목표를 세계 톱5 진입으로 설정하고 연도별 선대확충 계획을 수립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대주주가 바뀌고 사명도 HMM으로 바뀌었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도약해 글로벌 톱8 선사로서 오늘도 5대양 6대주에서 세계적 선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해운의 특성상 선박에 대한 투자는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나무를 심은 후 열매를 거둘 때까지 시간이 걸려 나무를 심은 자와 열매를 거두는 자가 다른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 번 심은 나무에서 열매만 따 먹고 살 수 없는 법. 서두르지 않고 끊임없이 적기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 그것도 비옥한 땅에 심어야 하며 비료도 주고 해충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이제 후배들이 현대상선 시절부터 이어오는 특유의 기업문화 전통을 계승·발전시켜 강인한 정신력으로 톱5를 넘어 HMM을 세계 최강의 선사로 성장시켜 나아가줄 것으로 믿는다.
이 글은 2016~2019년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혼돈 속에서 헤쳐나와 초대형선 발주에 이르기까지 경험했던 일 중심으로 미래에 유사한 일이 일어났을 경우 참고하도록 기술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은 진리다. 머지않아 탄소중립 문제로 글로벌 해운사 간 진검승부의 시대가 올 것이다. 이 기록이 많은 참고가 됐으면 한다.
초대형선 추진 과정에서 기적적으로 컨테이너 산업을 이해하는 분들을 만난 인연으로 일이 성사됐지만, 의외로 많은 이들이 컨테이너 산업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컨테이너 산업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리기 위해 그간 노력했으나 부족함을 느낀 바 있다. 이 글이 컨테이너 산업을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1976년 설립 당시부터 현대상선에 몸담은 원로부터 20년 이상 현대상선에서 근무했던 경력의 후배 해운인들이 함께 초대형선에 올라 근무하던 당시 상황을 추억하며 즐겁고 가슴 뿌듯한 시간을 가졌다. 특히 HMM 로테르담호의 강은기 선장이 훌륭한 선박과 시스템을 물려준 선배들에 감사를 표할 때 모두의 가슴에 훈장을 달아 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방선에 참가한 사람들의 추억은 조금씩 다르지만 HMM으로 부활한 현대상선이 앞으로 더욱 승승장구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은 하나였을 것이다. HMM 민영화가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는 요즘, 한마음으로 HMM이 해운업을 잘 이해하고 진정 사랑하며 현대상선 기업문화를 계승·발전시킬 새 주인 품으로 갔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민영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대주주의 영구채에 대한 주식전환권 문제도 당시 영구채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 주식전환 행사 대신 부채 상환으로 걸림돌을 제거해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됐으면 한다. 단지 방선 참석자들의 희망사항만은 아닐 것이다.
HMM이 오래오래 순항하기를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친다.
※ [대한민국 해운강국의 길 - 유창근 전 HMM 대표 육필 회고] 연재를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육·해상 교육제도와 해외 주재원 기회를 통해 글로벌 해운에 대한 이해가 풍부한 인재를 양성했고, 해외 생활을 통해 전 세계를 무대로 경쟁하는 가운데 사물을 보는 관점이 개인보다 회사와 국가를 생각하는 전통이 자리 잡은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단기적 회사의 이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화주 입장에서 보며 되도록 화주와 윈-윈(win-win)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열린 태도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신뢰를 주지 않았나 싶다. 이러한 현대상선 직원의 헌신적 태도로 인해 재정적으로 어려웠던 순간에도 화주들이 현대상선에 귀중한 화물을 지속적으로 맡긴 것으로 보인다.
1989년 인사부장 시절 ‘FA2000’ 운동(‘2000년을 향한 전속항진’을 뜻하는 현대상선의 경영혁신 운동)을 기획했을 때 2000년 현대상선의 목표를 세계 톱5 진입으로 설정하고 연도별 선대확충 계획을 수립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대주주가 바뀌고 사명도 HMM으로 바뀌었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도약해 글로벌 톱8 선사로서 오늘도 5대양 6대주에서 세계적 선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해운의 특성상 선박에 대한 투자는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나무를 심은 후 열매를 거둘 때까지 시간이 걸려 나무를 심은 자와 열매를 거두는 자가 다른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 번 심은 나무에서 열매만 따 먹고 살 수 없는 법. 서두르지 않고 끊임없이 적기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 그것도 비옥한 땅에 심어야 하며 비료도 주고 해충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이제 후배들이 현대상선 시절부터 이어오는 특유의 기업문화 전통을 계승·발전시켜 강인한 정신력으로 톱5를 넘어 HMM을 세계 최강의 선사로 성장시켜 나아가줄 것으로 믿는다.
이 글은 2016~2019년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혼돈 속에서 헤쳐나와 초대형선 발주에 이르기까지 경험했던 일 중심으로 미래에 유사한 일이 일어났을 경우 참고하도록 기술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은 진리다. 머지않아 탄소중립 문제로 글로벌 해운사 간 진검승부의 시대가 올 것이다. 이 기록이 많은 참고가 됐으면 한다.
초대형선 추진 과정에서 기적적으로 컨테이너 산업을 이해하는 분들을 만난 인연으로 일이 성사됐지만, 의외로 많은 이들이 컨테이너 산업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컨테이너 산업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리기 위해 그간 노력했으나 부족함을 느낀 바 있다. 이 글이 컨테이너 산업을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재를 마치며
지난 4월27일 나는 약 30명의 현대상선 선·후배들과 함께 2만4000TEU 초대형선 HMM 로테르담호를 방선(訪船)했다. HMM 초대형선이 부산의 ㈜한진 터미널에 접안해 작업하는 현장을 보면서 협업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1976년 설립 당시부터 현대상선에 몸담은 원로부터 20년 이상 현대상선에서 근무했던 경력의 후배 해운인들이 함께 초대형선에 올라 근무하던 당시 상황을 추억하며 즐겁고 가슴 뿌듯한 시간을 가졌다. 특히 HMM 로테르담호의 강은기 선장이 훌륭한 선박과 시스템을 물려준 선배들에 감사를 표할 때 모두의 가슴에 훈장을 달아 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방선에 참가한 사람들의 추억은 조금씩 다르지만 HMM으로 부활한 현대상선이 앞으로 더욱 승승장구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은 하나였을 것이다. HMM 민영화가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는 요즘, 한마음으로 HMM이 해운업을 잘 이해하고 진정 사랑하며 현대상선 기업문화를 계승·발전시킬 새 주인 품으로 갔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민영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대주주의 영구채에 대한 주식전환권 문제도 당시 영구채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 주식전환 행사 대신 부채 상환으로 걸림돌을 제거해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됐으면 한다. 단지 방선 참석자들의 희망사항만은 아닐 것이다.
HMM이 오래오래 순항하기를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친다.
※ [대한민국 해운강국의 길 - 유창근 전 HMM 대표 육필 회고] 연재를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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