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제박람회기구(BIF) 제172차 파리 총회 연설은 부산엑스포 개최 의지를 BIF 179개 회원국에 알리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윤 대통령은 ‘미래·약속·보답·연대’를 주제로 한국 프레젠테이션(PT) 마지막 연설자로 나서 “부산엑스포는 인류가 당면한 복합위기에 대응하는 솔루션 플랫폼이 될 것이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만남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이니셔티브’를 강조한 대목이 특히 돋보였다. 윤 대통령은 “70여 년 전 전쟁으로 황폐해진 대한민국은 국제사회 도움에 힘입어 경제 강국으로 변모했다”며 “부산 이니셔티브를 통해 개발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함께 PT에 나선 가수 싸이, 건축가 진양교 홍익대 교수, 어린이 디지털 교육 전문가 이수인 에누마 대표 등의 연설도 울림이 있었다. 4대 그룹 총수들의 현지 활동 역시 민간의 유치 노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개최지 확정까지는 이제 5개월여 남았다. 11월 말 BIF 총회 투표에서 한국은 단박에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 2위 후보 도시가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현재 판세는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를 부산이 맹추격 중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돌아보면 메가이벤트 유치전에서 우리가 쉽게 승리한 적은 없었다. 1981년 독일 바덴바덴에서 서울이 올림픽 개최도시로 결정될 때도,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평창 유치에 성공했을 때도 그랬다.

5년마다 열리는 ‘등록 엑스포’는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로 꼽힌다. 부산이 유치에 성공하면 한국은 여름·겨울 올림픽(1988년, 2018년)과 월드컵(2002년), 등록 엑스포를 모두 유치한 세계 일곱 번째 나라가 된다.

유치 성공으로 기대되는 효과도 막대하다. 엑스포 행사장 건설과 관련 인프라 투자, 50만 개의 일자리 창출, 약 3500만 명의 예상 관람객, 총 61조원의 직간접 경제 효과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은 엑스포를 계기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비즈니스·관광 도시로 도약을 꾀할 수 있다. 길지는 않지만 시간이 남아 있다. 민관 원팀으로 국가의 총력을 모아 후회 없이 뛰어야 한다. ‘Busan is ready!’ 준비된 부산의 대역전극을 적극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