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25일부터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제16대 대통령에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당선됐다. 노 후보는 19일 오후 6시30분께부터 전국 244개 개표구별로 진행된 개표결과 전국적으로 99.8%의 개표가 이뤄진 20일 0시40분 현재 1천199만9천여표를 얻어 48.9%의 득표율을 기록, 1천142만4천여표로 46.6%를 얻은 이회창 후보를 약 57만여표, 2.3% 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노 후보는 전국 16개 시.도 중 서울(51.3%) 인천(49.8%) 광주(95.2%) 대전(55.1%) 경기(50.7%) 충북(50.4%) 충남(52.1%) 전북(91.6%) 전남(93.4%) 제주(56.1%) 등10개 시도에서, 이 후보는 부산(66.7%) 대구(77.7%) 울산(53.1%) 강원(52.4%) 경북(73.5%) 경남(67.5%) 등 6개 시도에서 각각 1위를 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95만6천여표, 3.9%의 득표율로 3위를 차지했고, 이어하나로 국민연합 이한동 0.3%, 호국당 김길수 0.2, 사회당 김영규 후보는 0.1%의 득표에 각각 그쳤다. 노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첫 기자회견을 갖고 "대화와타협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저를 지지한 분들만의 대통령이아닌 저를 반대하신 분들까지 포함한 모든 분들의 대통령으로, 심부름꾼으로 최선을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97년 15대 대선에 이어 또다시 낙선한 이회창 후보는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인다"며 패배를 받아들이고 노 당선자에 대해 "모쪼록 나라를 생각하고 국민을 생각하는 좋은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 후보가 제16대 대통령 당선자로 확정됨으로써 지난 30여년간 우리 정치를 지배해온 3김시대를 끝내고 국민통합을 통한 지역주의 극복과 새 정치질서가 태동하는21세기의 대한민국 호(號)를 이끌어갈 50대의 뉴리더십 탄생이라는 역사적 의미를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투표를 몇시간 앞두고 단일화 파트너인 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전격적인 지지철회에도 불구, 노 후보가 승리한 것은 변화를 갈망하는 우리사회의 대세를 반영한 것으로도 풀이돼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전반에 걸쳐 변화와 개혁의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이날 개표는 초반부터 이, 노 후보가 45%∼50%의 득표율을 유지하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대접전 양상으로 전개돼 각당 관계자들과 전국민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개표초반엔 이 후보가 최대 5% 포인트까지 노 후보를 리드했으나 수도권의 개표가 본격화되면서 격차가 줄어들기 시작해 전국적으로 35.1%의 개표가 이뤄진 오후 8시42분께부터 노 후보가 1위로 올라서는 등 선두 다툼이 치열했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19일 오후 6시 제16대 대통령선거 투표를 마감한 결과 전국총 유권자 3천499만1천529명 중 2천455만7천737명이 투표에 참여, 70.2%의 투표율을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16개 시.도별로는 광주가 77.7%로 가장 높고 이어 전남 75.7%, 전북 74.1%, 경남 71.6%, 부산 대구 71.1%, 서울 경북 71%, 울산 70%, 제주 69%, 강원 68.2%, 경기68%, 충북 67.9%, 대전 67.4%, 인천 66.1% 순이며, 충남이 65.9%로 최저 투표율을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