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3일 자신에 대한 좌·우파 양측의 극단적 평가와 관련,"새롭게 정의한다면 (나는) 좌파 신자유주의자"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에서 "종종 신자유주의자냐는 황당한 질문과 좌파 정부 아니냐는 질문을 동시에 받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경기 문제와 관련, "경기 회복 전망은 확실하며 앞으로 상당 기간 잘 갈 것"이라고 낙관한 뒤 "몇 년간 위기가 오지 않을 것이니 한숨 돌리고 돈을 좀 쓰시라"고 호소했다.

노 대통령이 미래를 위한 저축 대신 소비를 강력히 호소한 것은 경제적 양극화로 내수 시장이 위축되고 경기 회복세도 지연되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단계적으로 최대한 줄이는 쪽으로 (정책)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비정규직 숫자를 줄이는 것은 법으로 강제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고용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다른 정책으로 받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 숫자는 단기간에 줄지도 않을 것이고 갑자기 줄이기도 어렵다"면서 "안 되는 것을 될 것처럼 얘기해서 헷갈리게 할 얘기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스크린쿼터 축소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개방 정책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 대통령은 "문화의 다양성과 전통성은 다(多)문화가 교류하는 가운데 지켜진다.

다 열어놓고 자신 있게 가자"고 말했다.

다만 한·미 FTA 체결에 대해서는 "(미국의) 압력은 전혀 없었고 우리가 손해 볼 장사는 하지 않겠으며 (협상을 하다가도) 손해를 보게 되면 안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노대통령은 새 총리 인선 문제에 대해 "그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어떤 방향인지에 대해 결정을 못했고,때문에 말할 준비가 안돼 있다"며 "소신으로 할 문제는 아니고 여러 가지 모든 상황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