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10시 국회 국방위원회의 장관후보자 청문회 현장.말끔하게 다린 군복을 입은 4성 장군이 국방장관 후보자 자리에 앉아 있었다. 양쪽 깃에 새겨진 별 8개,명찰 위에 수놓인 많은 기장,굳게 닫힌 입술.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앉은 사람은 바로 김태영 현 합참의장(60 · 사진)이었다. 양복을 입은 민간인의 청문회에 익숙한 사람들의 눈에 비친 김 장군의 장관청문회는 이색적이었다.

청문회가 이색적이었던 것은 그의 군복 때문만은 아니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할 만큼 흔하던 개인비리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이 한 건도 없었다는 점이다. 의원들이 개인비리를 지적하면 후보자는 사과하며 얼굴을 붉히는 공격과 방어는 한번도 없었다.

질책보다 찬사가 이어졌다.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은 "장관 후보자의 개인 문제점을 찾고 꼬투리를 잡으려고 했으나 못 찾았다.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하셨다"고 경의를 표했다. 민주당 서종표 의원은 "능력과 인품이 훌륭하다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간접적인 찬사를 전달했다.

김 후보자의 청렴성은 군에서는 유명하다. 육군대장 출신이면서도 아들을 육군 병장으로 제대시켰고 작년 딸 결혼식 땐 비용을 투명하게 집행하려고 신용카드를 썼다.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은 이날 '신용카드 사용'을 언급하며 경의를 표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30년이 넘는 군생활 동안 모은 재산도 7억2023만원에 불과하다. 은퇴 후 돌아갈 집이 재산의 거의 전부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