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社 1병영] 민병덕 국민은행장 "1기갑여단서 행장 덕목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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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 국방부 공동 캠페인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제가 국내 최고 은행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지난 18일 경기도 포천군 영북면 육군 제1기갑여단 대강당. 장병 300여명의 시선은 강단에 선 민병덕 국민은행장(58)에게 집중됐다. “바로 지금 여러분들이 계신 1기갑여단에서 행장으로서의 덕목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강당이 떠나갈 정도의 우렁찬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민 행장의 특별 강연은 한국경제신문과 국방부가 추진하는 ‘1사 1병영’ 운동이 계기가 됐다. 그는 캠페인과 관련, 한경과의 인터뷰에서 은행장에 오른 비결로 그가 1기갑여단에서 1976년부터 30개월간 복무했던 시절 체득한 ‘후퇴는 없고 오직 전진뿐인 탱크정신’을 꼽았다. 이 기사를 읽은 김정천 1기갑여단장이 민 행장을 초청했다. 모처럼 부대를 찾게 된 민 행장은 동반자로 군 복무 당시 모셨던 대대장을 떠올렸다. 민 행장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특별히 부탁해 알아낸 전화번호로 김진수 예비역 대령(78)을 이날 행사에 초대할 수 있었다.
‘꼭 뵙고 싶었습니다 선배님’ ‘김진수 대대장님 왕의 귀환’ 등 피켓을 든 장병들의 환호를 받은 민 행장은 성공의 비결로 ‘리더십’과 ‘대인관계’를 들었다.
김 대대장과 관련된 일화부터 소개했다. 주번 사관의 인솔 없이 줄도 맞추지 않은 채 아침 구보를 하는 병사들을 김 대대장이 봤다. 그는 전날 과음으로 아침점호 행사에 불참한 주번 사관을 앞으로 불러세운 뒤 병사들은 뒤돌아서게 했다. 지휘자가 혼나는 모습을 후임들이 보지 못하게 하기 위한 배려였다. 민 행장은 “리더십은 바로 이런 것”이라며 “군기를 잡으면서도 상급자의 자존심과 체면을 세워주는 모습에 깨달은 바가 컸다”고 회상했다.
이어 민 행장은 “사람을 사귈 때 상대방을 철저히 연구해 마음을 먼저 얻어야 한다”며 자신만의 비법을 공개했다. 비즈니스에 관한 얘기는 삼간 채 상대방이 가려운 부분을 긁어준다는 것. 이 과정에서 사전 준비에 철저한 1기갑여단의 경험이 발휘됐다. 그는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 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관상까지도 보고 갈 정도”라고 설명했다.
민 행장은 장병들에게 “전역한 뒤 KB국민은행에 도전하십시오. 줄도 빽도 없는 농부의 아들이 은행장이 된 곳입니다.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는 격려의 말로 끝을 맺었다.
포천=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