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1일 조직을 개편하면서 외교·국방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급박한 외교·안보 위기 상황에 적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대통령 비서실장 산하에 있던 외교안보수석실의 외교·국방·통일 정책 보좌 기능이 국가안보실로 흡수됐다. 국가안보실은 기존 5비서관(정책조정·안보전략·정보융합·사이버안보·위기관리센터) 체제에서 외교안보수석실 산하 통일·외교·국방비서관까지 더해져 8비서관 체제로 커졌다. 외교안보수석이 국가안보실 2차장을 겸임한 것도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이전 정부에서 직제상 외교안보수석은 비서실 소속이지만, 안보실 2차장을 겸하다 보니 비서실장과 국가안보실장 두 명 모두를 직속상관으로 모셔야 했다. 한 당국자는 “외교안보수석의 보고라인이 국가안보실장과 비서실장으로 이원화돼 있어 복잡한 현안이 발생하면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앞으로 국가안보실장이 남북관계와 외교 현안, 국방전략 등 포괄적 안보 이슈를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안보실장 직속으로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설치해 긴박한 국가위기 상황에 적극 대응하도록 했다. 인원도 기존 22명에서 43명으로 확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 군과 경찰 등 특수직을 안보실에서 채용해 사실상 60여명이 근무했다”며 “특수직을 줄이고 민간 전문가를 일부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임 국가안보실장엔 정의용 전 주제네바 대표부 대사,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대미정책에 깊숙이 관여해 온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위성락 전 러시아 대사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육군 대장 출신인 백군기 전 의원과 2011년 아덴만 작전을 이끈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등도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