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26일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미국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 등 8대의 전투기가 북한 동쪽 공해상을 비행한 것에 대해 “북한에서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정원을 대상으로 한 국회 긴급 현안질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전했다. 이 의원은 “B-1B 랜서가 (북한 영공에) 진입했을 때 북한에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며 “북한 측이 잘 몰랐던 것 같아 B-1B의 비행궤적을 미군이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도 비무장지대(DMZ) 등 접경지역에서의 우발적 충돌 상황을 우려해 선보고 후조치 하도록 (군에) 지시하는 등 상당히 조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는 지난 23일경 “B-1B 랜서가 ‘F-15C 이글’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북한 동쪽 공해상을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북방한계선(NLL)에 인접해 최북단까지 진입하는 등 최고 수위의 무력 시위를 벌인 것이다. 유엔총회 참석 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전략폭격기가 북방한계선을 넘지 않더라도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대응하면서 미국과 북한 간 군사적 충돌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