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와 전해철 의원(민주당 경선에서 이 후보와 경쟁) 지지자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전 의원 일부 지지자 사이에선 “이 전 시장에게 투표하느니 차라리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를 뽑겠다”는 등 거센 반발이 나올 정도다.

이 후보를 비롯해 전 의원, 양기대 전 광명시장 등 경선에서 경합을 펼쳤던 세 사람은 25일 경기 수원시의 한 음식집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자”며 ‘도화결의’를 외쳤다. ‘복숭아꽃이 피는 계절에 하는 간담회’라는 뜻에서 이 후보가 붙인 말이다.

전 의원은 인사말에서 “문재인 정부 성공과 이 후보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는 생각과 원칙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지지자 중에는 서운한 분도 있겠지만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이에 이 후보도 “지나친 경쟁 때문에 동지를 잃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 바뀌어야 한다”며 “두 분이 선거대책본부 중심이 돼서 이끌어 주면 저는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도 불구하고 양측 지지자 간 갈등은 더 커지는 양상이다. 이 후보 측 지지자들은 전 의원 지지자를 두고 ‘극문’이라 부르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 내 지지자가 분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 의원 지지자들은 이 후보가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 가입한 것을 두고 ‘이재명 리스크’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지지자는 “(이 후보가) 일베에 가입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이 후보의 논란에 대해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선 경기도 탈환이 공염불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은 “단순히 일베에 가입한 것만 갖고 비판하는 것은 정치공세”라고 반발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