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트럼프, 北 완전한 비핵화 놓고 모든 것 논의하는 자리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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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1일 한·미 정상회담 개최
5개월 만에…실무 정상회담 열어
백악관 "韓·美 동맹은 한반도
평화·안전 린치핀으로 남아있다"
5개월 만에…실무 정상회담 열어
백악관 "韓·美 동맹은 한반도
평화·안전 린치핀으로 남아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한 달 넘게 침묵으로 일관했다. 한반도 비핵화의 이정표로 삼고자 했던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자 청와대는 다음 행보를 선택하는 데 신중을 거듭했다. 그 결과 7차 한·미 정상회담을 택했다는 건 의미가 깊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굳건한 한·미동맹이 북핵 해법의 전제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다.
북핵 교착 타개 나선 한·미 정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외견상 미국의 초청이란 형식을 갖췄다. 청와대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찬을 겸해 비핵화 협상의 조기 성과를 위한 북한 견인 방법을 논의하자며 문 대통령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뮬러 특검’의 굴레에서 벗어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다시 관심을 가지면서 문 대통령과의 회동을 제안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 22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전격 철수 결정을 내리자 곧바로 “추가 대북 제재는 없다”며 유화책을 취했다. 애써 만들어 놓은 ‘톱 다운’ 협상의 틀을 깨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입’으로 나서고 있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도 15일 평양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무성의한 협상 태도를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삼가는 등 재협상 의지를 내비쳤다.
청와대로서도 백악관과의 대화가 필요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우리 정부는 북핵 제거와 관련해 미국과 ‘다른 페이지’에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렸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을 비롯한 ‘매파’들은 물론이고, 미 의회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어정쩡한 태도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백악관이 이날 한·미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발표하면서 “한·미동맹은 한반도와 그 지역의 평화 및 안전의 린치핀(linchpin·핵심축)으로 남아있다”며 “이번 방문은 이 동맹과 양국 간 우정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한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다.
‘완전한 비핵화’ 이견 해소할까
이번 회담의 목적이 외견상 한·미동맹의 대외적 과시라면 핵심 의제는 북핵 해법에 대한 양국 간 이견 해소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회담의 형식이 ‘공식 실무방문’이라는 점도 한·미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모든 것을 꺼내놓고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다음주 미국을 방문해 의제를 세부 조율할 예정이다.
한·미 정상은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뒤 아직 대면 회담 자리를 갖지 못했다. 그해 11월에 한·미 워킹그룹이 구성되면서 실무 단위에선 의견 교환이 있었지만 정작 정상 간에는 ‘대화’가 단절돼 있었다는 얘기다. 한 외교 소식통은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유럽을 순방하면서 조건부 대북제재 완화를 언급했다”며 “하노이 회담 결렬 직전까지 미국이 제재 일부 완화를 수용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는 것은 한·미 정상 간에 견해 차이가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북핵 해법은 ‘포괄적 합의·단계적 접근’이다.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에 미·북이 합의한 뒤 실제 이행은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가는 방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최근 언급한 ‘몇 가지 조기 수확’ 혹은 ‘굿 이너프 딜’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 같은 단계적 접근법에 단호하게 선을 긋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북한이 핵을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무기(WMD)를 동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재가 해제되면 미국이 북한의 WMD 생산에 수십억달러의 돈을 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영변 핵시설을 포함해 모든 WMD 시설의 신고 및 동결이 선결돼야 제재 완화를 논의할 수 있다는 이른바 ‘빅딜’론을 고수하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북핵 교착 타개 나선 한·미 정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외견상 미국의 초청이란 형식을 갖췄다. 청와대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찬을 겸해 비핵화 협상의 조기 성과를 위한 북한 견인 방법을 논의하자며 문 대통령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뮬러 특검’의 굴레에서 벗어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다시 관심을 가지면서 문 대통령과의 회동을 제안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 22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전격 철수 결정을 내리자 곧바로 “추가 대북 제재는 없다”며 유화책을 취했다. 애써 만들어 놓은 ‘톱 다운’ 협상의 틀을 깨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입’으로 나서고 있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도 15일 평양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무성의한 협상 태도를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삼가는 등 재협상 의지를 내비쳤다.
청와대로서도 백악관과의 대화가 필요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우리 정부는 북핵 제거와 관련해 미국과 ‘다른 페이지’에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렸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을 비롯한 ‘매파’들은 물론이고, 미 의회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어정쩡한 태도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백악관이 이날 한·미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발표하면서 “한·미동맹은 한반도와 그 지역의 평화 및 안전의 린치핀(linchpin·핵심축)으로 남아있다”며 “이번 방문은 이 동맹과 양국 간 우정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한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다.
‘완전한 비핵화’ 이견 해소할까
이번 회담의 목적이 외견상 한·미동맹의 대외적 과시라면 핵심 의제는 북핵 해법에 대한 양국 간 이견 해소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회담의 형식이 ‘공식 실무방문’이라는 점도 한·미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모든 것을 꺼내놓고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다음주 미국을 방문해 의제를 세부 조율할 예정이다.
한·미 정상은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뒤 아직 대면 회담 자리를 갖지 못했다. 그해 11월에 한·미 워킹그룹이 구성되면서 실무 단위에선 의견 교환이 있었지만 정작 정상 간에는 ‘대화’가 단절돼 있었다는 얘기다. 한 외교 소식통은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유럽을 순방하면서 조건부 대북제재 완화를 언급했다”며 “하노이 회담 결렬 직전까지 미국이 제재 일부 완화를 수용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는 것은 한·미 정상 간에 견해 차이가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북핵 해법은 ‘포괄적 합의·단계적 접근’이다.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에 미·북이 합의한 뒤 실제 이행은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가는 방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최근 언급한 ‘몇 가지 조기 수확’ 혹은 ‘굿 이너프 딜’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 같은 단계적 접근법에 단호하게 선을 긋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북한이 핵을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무기(WMD)를 동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재가 해제되면 미국이 북한의 WMD 생산에 수십억달러의 돈을 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영변 핵시설을 포함해 모든 WMD 시설의 신고 및 동결이 선결돼야 제재 완화를 논의할 수 있다는 이른바 ‘빅딜’론을 고수하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