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사진=한경DB
방탄소년단/사진=한경DB
방탄소년단 등 해외에서 한류열풍을 이끄는 아이돌 스타들을 대상으로 한 병역 특례가 무산된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21일 정부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94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병역 대체복무제도 개선방안'을 심의했다. 이를 통해 아이돌 스타들을 군면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이공계 박사 특례는 유지하는 것은 골자로 한 '병역 대체복무제도 개선방안'이 발표됐다.

대체복무는 군 복무 대신 전문연구요원·산업기능요원·승선근무예비역·공중보건의사 등 공익 목적을 위해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로, 정부는 1973년부터 대체복무제도를 운영해왔다.

정부는 인구절벽에 따른 병력자원 감소 문제가 현실화됨에 따라 대책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12월에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TF를 구성하고, 11개월간의 긴밀한 논의를 통해 이번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잉여 병역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석사와 박사 등 전문요원, 산업기능요원 등을 뽑아 군대가 아닌 산업현장에서 일하게 하는 산업지원분야 대체복무를 시행하고 있으나 오는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대체복무자 수를 20% 감축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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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따라 산업지원분야 대체복무자는 현재 7500명에서 오는 2026년까지 6200명으로 1300명 감축된다.

그동안 폐지 감축 검토했던 박사과정 전문연구요원은 현 지원규모 1000명을 유지한다. 최근 소재·부품·장비 분야 지원책을 마련하는 과정 등에서 고급 이공계 연구인력 양성이 국가적 과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걸 반영한 것.

다만 박사학위 취득과정을 3년에서 2년으로 줄이고, 줄어든 1년의 기간은 학위 취득 후 기업·연구소 등 연구현장에서 복무토록 하는 등 복무 조건을 강화했다. 현재 박사과정을 수료하면서 전문연구요원 편입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영향이 없도록 2023년 박사과정 전문연구요원 편입인원부터 적용된다.

석사 전문연구요원, 산업기능요원, 승선근무예비역은 배정인원의 20%인 1300명을 2022년부터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감축된다. 석사 전문연구요원은 현행 1500명에서 1200명으로 300명 감축해 전체 배정인원은 줄어들지만, 시급성이 요구되는 소재·부품·장비 관련 분야 중소‧중견기업에 배정되는 인원은 오히려 확대됐다. 석사 전문연구요원 중소·중견기업 배정인원은 올해 1062명에서 내년 1200명이 된다.
구혁채 미래인재정책국장이 지난 20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실에서 병역이행의 공정성·공익성 강화를 위한 대체복무제도 개선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혁채 미래인재정책국장이 지난 20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실에서 병역이행의 공정성·공익성 강화를 위한 대체복무제도 개선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예술·체육분야 대체복무를 대중문화 분야로 확대해야한다는 요구에 대해선 병역의무 이행 공정성 형평성 고려해 검토가 제외됐다. 일각에서 제기되던 방탄소년단 등 아이돌 스타 병역특례도 무산됐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예술인은 정부 지정 국제 콩쿠르 등에서 1~2등에 입상하거나 국악 등 국내대회 1위를 해야 병역을 면제받는다. 하지만, 예술 분야 대상자를 '순수 예술인'으로 한정한 것은 시대 상황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와 관련 방탄소년단과 같은 한류 연예인에게도 병역을 면제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졌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방탄소년단의 군입대 문제가 언급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 맏형인 진(본명 김석진)은 오는 12월로 만 27세가 돼 의무 군 복무 나이 제한에 다다른다. 현행법대로라면 30세까지 군 복무를 연장할 수 있지만, 해외 여행 금지를 포함한 각종 처벌 탓에 활동에 제약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

다만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앞서 "방탄소년단과 같은 예술인의 해외 공연 기간을 늘리겠다"며 "현재 27세 이하는 1회 6개월 해외 여행이 가능한데, 해외 공연 사유가 인정되면 3개월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25세 이상 군 미필자는 1년인 여권 유효 기간도 문체부 장관 추천을 받아 25∼27세는 3년으로 연장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병역 면제 대신 해외 활동 허용 기간을 늘리는 것으로 방향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총리/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총리/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낙연 총리는 "2022년부터 병역자원 부족으로 대체복무 감축은 불가피하다"며 "꼭 필요한 분야에는 배치하면서 공정성·기여도 측면도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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