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사진=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성남어린이집 성폭력 사건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아 2차 가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능후 장관은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사건과 관련한 대책을 묻는 신상진 자유한국당 의원의 말에 "사실 확인을 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면서 박능후 장관은 "발달과정에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도 있는데, 과도하게 표출됐을 때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을 것 같다"며 "아이들이 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시각의 차이가 있다. 어른들의 관점에서 '성폭행'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박능후 장관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했지만, 이미 피해자 부모에게 가해자 부모가 보낸 문자를 통해 일부 성추행 행위를 인정한 상황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피해 아동 부모는 가해 아동이 먼저 뺨을 때리는 폭력을 행사했다는 점, 주변 친구들을 불러 모아 시선을 차단하고 피해 아동의 바지를 벗기고 주요 부위에 손을 넣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아동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피해 아동은 성폭력으로 정신적인 트라우마와 중요부위 염증 등의 산부인과 소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부모 역시 일부 성추행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하지만 "피해 부모들의 주장엔 과장이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가해자 부모의 사진 등 신상 정보까지 노출되며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성남어린이집 성폭력 사건으로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같은 반 친구 등 또래에게 당하는 성폭력 피해사례들이 재조명 받고 있는 상황에서 박능후 장관의 발언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처사"라는 지적이다.

또한 "성폭행이 언제부터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 중 하나가 됐냐"면서 강도 높은 비판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성남어린이집 성폭력 피해 아동 아버지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성남어린이집 성폭력 피해 아동 아버지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한편 성남어린이집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아버지가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아동간 성폭력사고 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는 하루 만에 13만 명이 넘는 참여 인원을 모으며 관심을 받고 있다.

청원자는 "제 딸은 분명히 성범죄 피해자이고, 가해 아동은 법에서 정의하는 성범죄자인데 14세가 되지 않은 형사미성년자라 처벌이 불가하다"며 "고소접수도 안되는 현실은 저희와 비슷한 사례를 겪는 가정에게 너무나 큰 절망감만 안겨준다"면서 법 개정을 제안했다.

또한 피해자 부모는 변호사를 선임하고 해당 사건에 대해 법적 대응을 진행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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