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서울·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속도내야"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눈에 띄는 성과가 있어야 실수요자들이 안심할 것”이라며 “특히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규제 일변도 정책을 펴온 문 대통령이 ‘공급 확대’를 위해 속도를 내야한다고 주문을 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수도권 30만호 공급 계획을 최대한 앞당기고, 서울 도심 내 주택 공급 계획도 연내에 입주자 모집이 시작될 수 있도록 해 주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 대한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실수요자는 보호하되 투기는 철저히 차단한다는 대원칙에 어떤 타협이나 정치적 고려도 있을 수 없다”며 “선거를 앞두고 있다고 해서 머뭇거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디든 투기 조짐이 보이면 투기를 잡는 확실한 조치를 취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국회의 역할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국회의 협조를 얻는 데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며 “1주택 실수요자의 세 부담을 줄이고, 고가주택과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이 안정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를 위한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며 12·16 부동산 대책의 후속 입법인 종부세법과 소득세법 등의 조속한 개정에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이날 업무보고를 예정대로 진행한 배경에 대해 “비상 상황에서도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뚜벅뚜벅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핵심은 경제 활력”이라며 “코로나19는 이미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경제 활력으로 이어지는 지역경제 회복에 전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하면서 “특히 중요한 과제는 건설 부문 공공투자의 속도를 내는 것”이라며 광역철도망, 대도시권과 지역도로망 구축, 지역SOC 투자 등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지난해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특별히 추진한 24조원 규모의 예타면제 사업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절차를 단축하고, 집행기간을 앞당겨 달라”며 “3년간 30조원을 투자하게 되는 생활SOC 사업도 신속한 추진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